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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기)

[서울남부지법 2007. 10. 26. 선고 2006가합19857 판결 : 항소]

【판시사항】

주가지수선물시세정보를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회사의 잘못된 선물시세정보 제공으로 인하여 증권회사에게 발생한 손해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증권회사에게 주가지수선물시세정보를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회사의 시스템 장애로 오류 있는 선물시세정보가 제공되고 이로 인해 증권회사의 주식워런트증권(ELW) 유동성공급호가가 비정상적으로 계산되어 ELW 매매계약이 체결됨으로써 손해가 발생한 사안에서, 위 시세정보제공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그 손해액은 ‘잘못된 시세정보 제공으로 인하여 체결된 각 지수 ELW 체결가격에 체결수량을 곱한 금액’과 ‘잘못된 시세정보 제공이 없었을 경우 각 지수 ELW 적정가격에 체결수량을 곱한 금액’과의 차액이고, 이때 ‘잘못된 시세정보제공이 없었을 경우 각 지수 ELW 적정가격’은 ‘사고 직전 정상 유동성공급호가의 평균가’와 ‘사고 후 제출된 정상 유동성공급호가의 평균가’의 평균으로 본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390조,
제393조


【전문】

【원 고】

우리투자증권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송영곤외 1인)

【피 고】

주식회사 코스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공승배외 1인)

【변론종결】

2007. 8. 24.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632,078,697원과 이에 대하여 2006. 12. 7.부터 2007. 10. 26.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528,314,79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 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는 유가증권의 매매, 위탁매매 및 중개 등을 주된 영업으로 하는 증권회사이고 피고(종전 상호는 한국증권전산 주식회사이고 2005. 5. 2. 상호를 변경하였다)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서 제공하는 시세정보를 은행, 보험사, 증권회사 등 증권시장 참가자들에게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회사이다.
(2)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1995. 11. 6. 주가지수선물시세정보 제공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로부터 주가지수 선물시세를 제공받고 있고, 위 계약 제6조 제2항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가 1995. 3. 23. 체결한 주식시세 정보제공계약 제8조 제3항에서 정한 바에 따라 피고는 정보제공자로서 주식선물시세정보가 신속하고 정확히 원고에게 제공되도록 할 의무를 진다.
 
나.  원고의 주식워런트증권 발행 및 유동성공급호가의 결정
(1) 원고는 주식워런트증권(Equity Linked Warrant, 이하 ‘ELW’라 한다) 발행업무 및 유동성공급(LP) 업무를 함께 수행하고 있는데 ELW란 특정 대상물(기초자산)을 사전에 정한 미래의 시기(만기일)에 미리 정한 가격(권리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 또는 팔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증권으로서 ELW 중 기초자산을 권리행사가격으로 발행자로부터 인수하거나 그 차액(만기결제가격 - 권리행사가격)을 수령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워런트를 ‘콜 워런트(Call Warrant)’라 하고, 기초자산을 권리행사가격으로 발행자에게 인도하거나 그 차액(권리행사가격 - 만기결제가격)을 수령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워런트를 ‘풋 워런트(Put Warrant)’라 한다.
(2) 대한민국에서는 2005. 10. 기준으로 일정한 조건을 갖춘 원고를 포함한 9개의 증권회사만이 ELW를 발행할 수 있고 ELW는 기초자산의 종류에 따라 ‘개별주식 ELW’와 ‘지수 ELW’로 구분되며 ‘지수 ELW’의 기초자산은 KOSPI200이다.
(3) 유동성공급자는 해당 ELW의 유동성이 없는 경우에는 유동성공급호가를 제출할 의무가 있고 유동성공급호가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해당 ELW의 적정 이론가격을 산출해야 하는데 이러한 이론가격은 통상적으로 ‘블랙숄즈 모델’에 의하여 계산된다.
(4) 블랙숄즈 모델은 옵션의 가격이 기초자산의 가격, 옵션의 행사가격, 옵션의 만기일, 기초자산의 변동성, 무위험수익률 등 다섯 가지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는 이론으로서 원고는 위 요소 중 기초자산의 가격으로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주가지수 선물가격을 사용하고 있다.
(5) 원고는 다음과 같은 전산시스템을 운영하여 투자자들에게 ELW의 유동성공급호가를 제시하고 있다.
① 피고의 지수선물시세 분배시스템에서 인터넷을 통해 원고의 전산시스템에 주가지수 선물시세 송부
② 원고의 전산시스템에 송부된 주가지수 선물시세는 트레이더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이론가격 계산프로그램에 전달
③ 이론가격 계산프로그램에서 유동성공급호가 산출한 후 ELW 체결시스템에 통신망을 통해 전달
④ ELW 체결시스템에서는 각 투자자들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유동성공급호가 송부
⑤ 각 투자자들은 홈트레이딩시스템 화면에 뜬 유동성공급호가를 보고 투자주문
 
다.  피고의 잘못된 선물시세 정보의 제공
(1) 2006. 10. 9. 북한의 핵실험 발표로 거래량이 증가하여 피고의 지수선물시세 분배시스템에 메모리 부족으로 인한 장애가 발생하여 12:21부터 12:31까지 약 10분간 다음과 같이 오류가 있는 선물시세정보가 제공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제공시간장애상황 ① 12:23:11 ~ 12:26:23 (이하 ‘구간 ①’이라 한다) 선물시세의 매도/매수 호가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데이터가 0으로 전송됨 ② 12:26:25 ~ 12:29:24 (이하 ‘구간 ②’라 한다) 실시간 선물시세가 아닌 같은 날 9:00부터 9:16:47사이의 선물시세가 전송됨 ③ 12:31:18 시스템 정상복구
(2) 원고는 구간 ① 시간대에 선물호가가 0으로 제공됨에 따라 이를 기초로 한 지수 ELW 이론가 계산에 오류가 발생하였고 특히 지수 풋 ELW의 경우 높은 가격으로 매도, 매수 주문이 실행되어 원고는 높은 매수호가로 고객의 지수 ELW를 환매하게 되었고, 구간 ② 시간대에는 지수 ELW 이론가가 정상 이론가보다 상당히 높거나(지수 콜 ELW의 경우) 상당히 낮은(지수 풋 ELW의 경우) 가격으로 유동성공급호가가 실행되어 위 시간대에 고객이 매수한 지수 ELW는 피고가 시스템 장애를 복구하여 정상적인 선물시세를 제공하였을 때 전환매 등이 되었으며 구체적인 거래종목, 체결수량, 체결가격, 체결금액은 별지 거래 및 손실내역 기재와 같다.
(3) 원고의 ELW 거래담당 책임자는 2006. 10. 9. 12:23경 원고의 트레이딩 HTS 화면에 데이터가 나타나지 않는 상태를 발견하고 전산실 책임자에게 전화를 하였으나 3분 정도가 지나 데이터가 화면에 나타나고 그 후 구간 ② 시간대에는 정상적으로 보이는 시세정보가 전송되는 것으로 판단하여 별도의 거래중단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4) 구간 ② 시간대에서 선물시세와 KOSPI200의 차이인 베이시스(basis)가 약 7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였고 원고의 트레이더들도 위 상황을 알고 있었으며 이 사건 사고 전 베이시스는 통상 1.5포인트를 전후로 형성되었고 옵션만기일 등 특별한 경우에도 2.4포인트를 초과하지 아니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3 내지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잘못된 선물시세정보 제공으로 인하여 원고의 ELW 유동성공급호가가 비정상적으로 계산되어 ELW 매매계약이 체결됨으로써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위반에 따라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피고의 시스템 장애로 잘못된 선물시세가 제공된 이유는 북한의 핵실험 사실이 2006. 10. 9. 10:30경부터 증권시장에 알려지면서 선물 및 주가지수옵션 거래량이 갑자기 폭증하였기 때문인데 피고로서는 위와 같은 거래량의 폭증을 예견하기 어려웠고 거래량의 폭증을 견뎌낼 만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기술적·경제적 관점에서 사회적 상당성을 결여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위반에 대하여 위법성이나 귀책사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위와 같은 거래량 증가를 예상하기 어려웠다거나 거래량 증가에 대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기술적·경제적으로 불가능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갑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당일 주가지수 선물 일일거래량은 평소 거래량에 비하여 1.5배 증가하였을 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피고는 블랙숄즈 모델에 따를 때 이 사건 ELW의 가격결정요소인 기초자산의 가격에 해당하는 것은 KOSPI200으로서 선물시세는 ELW의 가격결정요소가 아니고 원고가 입은 손해는 원고가 비정상적인 유동성공급호가를 제시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의 이 사건 계약 위반과 원고가 입은 손해 간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8호증, 갑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블랙숄즈 모델를 구성하는 요소 중 옵션의 행사가격을 제외한 나머지 요소들은 이를 확정할 명백한 기준이 없는 사실, 지수 ELW는 일정한 미래시점(만기일)의 주가지수를 예측하여 거래가 이루어지는 상품이므로 만기일의 주가지수 예측이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미래시점의 주가지수를 예측하는 데는 KOSPI200보다 선물시세를 사용하는 것이 정확할 경우가 있는 사실, KOSPI200 시세는 2초마다 제공되고 있어 실시간으로 거래되는 주가지수 선물시세에 비해 즉시성이 떨어지는 사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지수 ELW의 기초가격을 산정함에 있어서 KOSPI200과 주가지수 선물시세를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는 사실 등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원고의 전산시스템상 주가지수 선물시세를 송부받으면 자동으로 이론가격 계산프로그램에 전달되어 유동성공급호가가 산출되고 ELW 체결시스템을 통하여 투자자들에게 유동성공급호가가 송부되어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선물시세도 지수 ELW의 가격결정요소 중 하나로 사용할 수 있고 원고가 유동성공급호가를 비정상적으로 계산하게 된 것은 가격결정요소인 선물시세가 피고의 과실로 잘못 송부되었기 때문이므로 피고의 이 사건 계약 위반과 원고의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3) 피고는 선물시세를 ELW의 가격결정요소로 사용함으로써 원고가 입은 손해는 특별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불과한데 원고는 ELW 사업설명서에서 ELW의 이론가격은 기초자산에 KOSPI200을 적용하여 산정한다고 밝혔으므로 피고는 위 사정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이 사건 계약 위반과 원고의 손해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는 이상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피고는 원고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이 사건 사고 당시 제공된 선물시세가 실제 시세가 아닌 것을 금방 알 수 있었고 그렇다면 이 사건 문제된 매도·매수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인바, 이 사건 손해는 원고의 이러한 잘못에 전적으로 기인하므로 피고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전문적인 금융기관으로서 피고가 제공한 선물시세정보가 3분간 나타나지 아니하고 베이시스가 약 7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비정상적인 ELW 유동성공급호가에 기초하여 매도매수 주문을 낸 잘못이 있고 이러한 잘못이 이 사건 손해 발생과 그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음이 틀림없다. 다만, 이러한 원고의 잘못이 피고의 책임을 면하게 할 정도는 아니므로 피고의 책임을 제한하기로 하되 그 비율은 전체의 25%로 정함이 상당하다.
 
3.  손해배상의 범위
피고의 잘못된 시세정보 제공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액은 ‘피고의 잘못된 시세정보 제공으로 인하여 체결된 각 지수 ELW 체결가격에 체결수량을 곱한 금액’과 ‘피고의 잘못된 시세정보 제공이 없었을 경우 각 지수 ELW 적정가격에 체결수량을 곱한 금액’과의 차액이라 할 것이고 ‘피고의 잘못된 시세정보제공이 없었을 경우 각 지수 ELW 적정가격’은 ‘이 사건 사고 직전 정상 유동성공급호가의 평균가’와 ‘이 사건 사고 후 제출된 정상 유동성공급호가의 평균가’의 평균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계산내역은 별지 거래 및 손해내역 기재와 같은바, 이에 의하면 원고가 입은 손해액은 구간 ① 시간대의 손해액 2,416,487,960원, 구간 ② 시간대의 손해액 111,826,830원 합계 2,528,314,790원이 되고, 원고의 잘못을 고려하면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은 632,078,697원(= 2,528,314,790원 × 0.25)이 된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632,078,697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06. 12. 7.부터 판결 선고일인 2007. 9. 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법정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한다.
[[별 지] 표 : 생략]

판사 박형명(재판장) 권성우 정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