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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결정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 위헌소원

[전원재판부 92헌바48, 1993. 7. 29.]

【판시사항】

가. 헌법재판소법(憲法裁判所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憲法訴願審判請求)의 적법요건(適法要件)인 재판(裁判)의 전제성(前提性)의 의미
나. 남북교류협력(南北交流協力)에관한법률(法律) 제3조의 위헌(違憲) 여부와 국가보안법(國家保安法) 위반사건인 당해 사건의 재판(裁判)의 전제성(前提性) 유무와의 관계

【결정요지】

가. 문제된 법률(法律)의 위헌(違憲) 여부가 재판(裁判)의 전제(前提)가 된다 함은 우선 그 법률(法律)이 당해 본안사건(本案事件)에 적용될 법률(法律)이어야 하고 또 그 법률(法律)이 위헌무효(違憲無效)일 때에는 합헌유효(合憲有效)일 때와는 본안사건(本案事件)의 담당법원이 다른 내용의 판단을 하여야 할 경우 즉 판결(判決)의 결론인 주문(主文)이 달라지거나 또는 주문(主文)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재판(裁判)의 내용과 효력(效力)에 관한 법률적(法律的) 의미(意味)가 전혀 달라지는 경우여야 한다.
나. 국가보안법(國家保安法)과 남북교류협력(南北交流協力)에관한법률(法律)(이하“남북교류법(南北交流法)”이라 약칭한다)은 상호 그 입법목적(立法目的)과 규제대상(規制對象)을 달리하고 있는 관계로 구(舊) 국가보안법(國家保安法) 제6조 제1항 소정(所定)의 잠입(潛入)ㆍ탈출죄(脫出罪)에서의 “잠입(潛入)ㆍ탈출(脫出)”과 남북교류법(南北交流法) 제27조 제2항 제1호 소정(所定)의 죄(罪)에서의 “왕래”는 그 각 행위의 목적이 다르다고 해석되고, 따라서 두 죄는 각기 그 구성요건(構成要件)을 달리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 두 법률조항에 관하여 형법(刑法) 제1조 제2항의 신법우선(新法優先)의 원칙(原則)이 적용될 수 없고, 한편 청구인에 대한 공소장기재(公訴狀記載)의 공소사실(公訴事實)을 보면 청구인의 행위에 관하여는 남북교류법(南北交流法)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남북교류와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 관하여는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다른 법률에 우선
하여 이 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동(同) 법률(法律) 제3조의 위헌 여부가 당해 형사사건(刑事事件)에 관한 재판(裁判)의 전제(前提)가 된 경우라고 할 수 없다.
재판관 이시윤, 재판관 김양균의 반대의견(反對意見)
나. (1) 남북교류법(南北交流法)과 국가보안법(國家保安法)은 법체계상 특별법(特別法)과 일반법(一般法)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으로, 만일 남북교류법(南北交流法) 제3조 중의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의 부분이 위헌(違憲)이 되어 위 규정의 구성요건(構成要件)이 단순화된다면 국가보안법(國家保安法)의 구성요건(構成要件)과의 사이에 공통성이 생겨 결국 당해 사건(事件)에 있어서 범죄(犯罪) 후 법률(法律)의 변경이 있는 경우에 해당되어 형법(刑法) 제1조 제2항에 의하여 법원(法院)은 피고인(被告人)에게 보다 유리한 남북교류협력(南北交流協力)에 관한 법률(法律)의 적용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고, 더구나 법률적용(法律適用)의 문제는 법원(法院)의 직권사항임에 비추어 공소장(公訴狀)의 변경(變更)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당연히 당해 사건의 판결(判決)결과에 영향이 생긴다고 보아야 한다.
(2) 다수의견(多數意見)처럼 재판(裁判)의 전제성(前提性)을 지나치게 좁히면 국민의 헌법재판(憲法裁判)에 접근권(接近權) 즉 악세스(access)권(權)을 형해화시킨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독립한 헌법재판소(憲法裁判所)를 두어 법률(法律) 등 입법작용(立法作用)에 대한 합헌적(合憲的) 통제(統制)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려는 우리 헌법(憲法)의 본의(本意)에 배치된다고 할 것이다.
재판관 변정수의 반대의견(反對意見)
나. 남북교류법에 규정된 각종 교류, 협력행위는 국가보안법상(國家保安法上)의 처벌규정(處罰規定)에도 해당될 수 있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여 규정된 행위유형으로서 남북교류법(南北交流法) 제3조에서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이
법(法)을 적용한다”고 할 때의 다른 법률(法律)에는 국가보안법(國家保安法)도 해당됨은 입법취지(立法趣旨)나 법(法)의 내용으로 보아 의문의 여지가 없고, 국가보안법상(國家保安法上)의 “잠입(潛入)ㆍ탈출(脫出)”이라는 행위는 북한과 통모하여 남한 정부의 전복을 기도하거나 간첩활동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닌 한 남북교류법상(南北交流法上)의 “왕래”와 동일한 개념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만약 위 제3조가 위헌(違憲)이어서 무효(無效)라면 청구인의 행위에 대하여는 국가보안법(國家保安法)의 적용이 배제되고 당연히 남북교류법(南北交流法)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어서 위 제3조의 위헌(違憲) 여부는 당연히 청구인에 대한 당해 형사사건(刑事事件)의 재판(裁判)의 전제(前提)가 되는 것이다.
(본안에 관한 의견)
남북교류법(南北交流法) 제3조 소정(所定)의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라는 말은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한정할 수 있는 아무런 기준도 없는 매우 애매모호(曖昧模糊)하고 추상적 개념이어서 결국 법집행당국이 추단(推斷)하는 행위자(行爲者)의 내심(內心)의 의사(意思)에 따라 사람을 구별하고 그 사람이 정부당국(政府當局) 내지는 법집행당국(法執行當局)의 이해관계에 순응하는 사람인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적용 여부를 달리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 있어 이러한 결과는 범죄구성요건(犯罪構成要件)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罪刑法定主義)에 반할뿐더러 똑같은 행위일지라도 사람에 따라 차별대우할 수 있게 하는 것이어서 평등(平等)의 원칙(原則)에 위반된다.
청 구 인 박 ○ 준
대리인 변호사 유 현 석 외 2인
관련사건 서울형사지방법원 90노1344 국가보안법위반

【전문】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1993. 7. 29. 92헌바48

【주 문】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청구인은 천주교 전주교구 교구청 소속 신부이고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한 사람인데,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1989.7.경 미국의 영주권자로서 재외국민인 문규현 신부를 북한에 파견한 것이 문제가 되어 청구인은 서울지방검찰청에 의하여 국가보안법 제6조(잠입ㆍ탈출) 위반(공동정범)으로 입건되어 서울형사지방법원에 공소제기되어 동 법원에서 1989.12.5. 유죄판결(징역 2년, 자격정지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같은 법원 항소부에 계속 중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1990.8.1.법률 제4239호)이 공포시행되자 동 법률 제3조에 관하여 위헌여부신청을 하였으나 그것이 기각되자(그 결정정본이 1992.11.25. 청구인에게 송달되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하여 1992.12.7. 이 사건 헌법소원의 심판

청구를 한 것이다.

2. 청구인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법률조항과 이유 요지

청구인이 소속한 천주교전국사제단이 1989.7. 미국영주권을 가진 재외국민인 신부 문규현을 북한에 파견한 것은 남한과 북한과의 남북교류 및 협력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고 문규현 신부는 재외공관의 장(뉴욕주재 대한민국 총영사)에게 신고를 마치고 북한을 방문하였는데 이것이 국가보안법 제6조의 잠입ㆍ탈출죄에 해당한다 하여 공소제기되었으나 그 후 남ㆍ북한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하여(법 제1조) 1990.8.1. 법률 제4239호로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이 공포ㆍ시행되었고 동법 제9조 제2항은 “재외국민이 외국에서 북한을 왕래하는 때에는 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으며 벌칙을 규정한 동법 제27조에서도 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하고 북한을 왕래한 재외국민은 처벌대상에서 제외시키고 다만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북한을 왕래한 재외국민에 대하여서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였다(동법 제27조 제2항 제1호). 그러므로 남북한을 왕래한 재외국민의 경우(남ㆍ북한 주민의 경우도 동법 제9조 제1항, 제27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또한 같다) 위 법률이 시행된 이후는 국가보안법 제6조 소정의 잠입ㆍ탈출죄가 적용될 수 없고 위 법률 제27조 제2항에 의하여서만 처벌여부가 정하여져야 하며 청구인이 재판을 받고 있는 당해 사건의 경우 청구인의 행위가 국가보안법 제6조 위반이 된다 하더라도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신고가 유효한 경우) 형이 구법보다 경한 경우(신고가 효력이 없는 경우)에 해당되므로 형법 제1조 제2항에 의하여 당연히 남북교류협

력에관한법률에 의하여 의율되어야 한다. 그런데 심판청구대상법률인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는 “남한과 북한과의 왕래ㆍ교역ㆍ협력사업 및 통신역무의 제공 등 남북교류와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 관하여는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이 법을 적용한다”라고 규정하여 남ㆍ북한을 왕래한 남ㆍ북한 주민이나 재외국민에 대하여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의 전면적 적용원칙을 일부 배제하고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만 적용하도록 하였는데“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라는 개념은 매우 애매하여 보는 사람의 입장과 주관에 따라 그 뜻을 달리할 수 있는 막연한 표현이어서 이는 인신보호 대헌장인 죄형법정주의에서 요구되는 형벌법규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 그리하여 남북을 왕래한 행위가 정당한 것이냐의 여부를 오로지 법집행기관이나 재판기관의 주관적 판단에 맡겨짐으로써 이쁘면 처벌하지 않고 미우면 처벌한다는 식의 법률이 되고 만 것이다. 결국 위 법률조항은 죄형법정주의와 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다.

3. 서울형사지방법원(항소부)의 위헌제청신청기각이유 요지

가.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의 위헌 여부는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

만약 이 사건 위헌심판제청의 대상이 된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가 청구인 주장과 같이 위헌법률이어서 무효라고 한다면 청구인의 당해 사건 행위 후에 그 행위를 범죄가 되지 아니하게 하거나(신고한 경우) 그에 대한 형을 국가보안법보다 가볍게 규정한(신고하지 아니한 경우)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은 적용될 여지가 없게 되어 당연히 종전과 같이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의 잠입ㆍ탈출

죄가 적용되어야 할 것이어서 청구인에 대한 당해 사건의 판결주문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게 되고, 합헌유효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청구인의 당해 사건행위가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 소정의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인지의 여부를 판단하여 그 범위 안에서만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 그 형이 국가보안법보다 가벼운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27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처벌할 수 있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 사건 위헌심판제청은 처음부터 불필요한 것이 되어 결국 이 사건 위헌심판제청신청은 처음부터 불필요한 것이 되어 결국 이 사건 위헌심판제청신청은 부적법하다.

나. 가사 위헌심판제청신청이 적법하다 하더라도 위헌법률이라고 볼 수 없다.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가 불명확하여 죄형법정주의 또는 평등의 원칙에 위배하여 위헌인지의 여부는 통상의 판단능력을 가진 일반인이 그 구성요건에서 금지 또는 명령되는 행위가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할 것인바 재외국민의 북한왕래라고 하는 객관적 행위가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 소정의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인지의 여부는 북한왕래의 목적 및 방북기간 중의 구체적 행위내용 등에 의하여 통상의 판단능력을 가진 일반인이 충분히 식별할 수 있으므로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는 불명확하다고 볼 수 없다.

4. 판단

먼저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성이 있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본다.

헌법 제107조 제1항에 의하면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법원은 헌법재판소에 제청하여 그 심판에 의하여 재판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이를 따라 헌법재판소법

41조 제1항은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때에는 당해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군사법원을 포함한다)은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한 결정으로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의 심판을 제청한다”고 규정하였으며, 같은 법 제68조 제2항 전문은 “제4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법률의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이 기각된때에는 그 신청을 한 당사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은 어떤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당해 사건에 대한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만 허용되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재판의 전제성이 결여되었다 하여 부적법한 것으로 각하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된 법률 또는 법류조항(이하에서는 단순히 “법률”이라고만 한다)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함은 우선 그 법률이 당해 본안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또 그 법률이 위헌무효일 때에는 합헌유효일 때와는 본안사건의 담당법원이 다른 내용의 판단을 하여야 할 경우 즉 판결의 결론인 주문이 달라지거나 또는 주문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전혀 달라지는 경우이어야 한다(당재판소 1992.12.24. 선고, 92헌가8 결정 등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의 재판의 전제성에 관하여, 청구인의 위헌제청신청을 기각한 서울형사지방법원은 그 이유로서 이 사건 위헌심판제청의 대상이 된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가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위헌법률조항이어서 무효라고 한다면 청구인에게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은 적용될 여지가 없게 되고 당연히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의 잠입ㆍ탈출죄가 적용되어야 할 것이어서 청구인에 대한 당해 형사 본안사건의 판결주문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고 판시하였음에 반하여, 청구인은 위 법률 제3조가 위헌무효라고 한다면 그에게 적용된 구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잠입ㆍ탈출죄)은 1980.12.31. 법률 제3318호로 공포, 시행된 것이고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은 그 후인 1990.8.1. 법률 제4239호로 공포시행된 것이므로 가사 청구인의 행위가 구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한 경우)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위의 신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며 당연히 면소판결이 선고되거나 형이 가벼운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27조 제1호가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구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과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27조 제2항 제1호(같은 조문 제1항 제1호 전단의 경우도 같다)가 동일한 행위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형법 제1조 제2항의 적용을 받는 구법과 신법의 관계에 있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국가보안법은 국가의 안정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여(그 법률 제1조) 제정된 법률이고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은 남한과 북한과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여(그 법률 제1조) 제정된 법률로서 상호 그 입법취지와 규제대상을 달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구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의 잠입ㆍ탈출죄는 국가의 존립ㆍ안전을 위태롭게 하거

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준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부터 “잠입”하거나 그 지역으로 “탈출”하는 경우에 성립한다고 해석되고(현행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 당재판소 1990.4.2 선고, 89헌가113 결정 각 참조)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27조 제2항 제1호의 죄는 재외국민이 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하고 외국에서 북한을 “왕래”한 경우에 성립하며 여기서 말하는 “왕래”라 함은 남한과 북한간의 상호교류 및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왕래에 한한다고 해석되므로(위 법률 제3조 참조) 양자는 그 구성요건을 달리한다.

이는 현 단계에 있어서의 북한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임과 동시에 대남적화노선을 고수하면서 우리자유민주체제의 전복을 획책하고 있는 반국가단체라는 성격도 함께 갖고 있음이 엄연한 현실인 점에 비추어, 헌법 제4조가 천명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는 한편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하기 위한 법적 장치로서, 전자를 위하여는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등의 시행으로써 이에 대처하고 후자를 위하여는 국가보안법의 시행으로써 이에 대처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국가보안법(1991.5.31. 개정의 전후를 막론하고)과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은 상호 그 입법목적과 규제대상을 달리하고 있으며 따라서 구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 소정의 잠입ㆍ탈출죄와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27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죄(같은 조문 제1항 제1호 전단 소정의 죄도 같다)는 각기 그 구성요건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므로 위 두 법률조항에 관하여 형법 제1조 제2항이 적용

될 수 없고, 청구인에 대한 공소장기재의 공소사실을 보면 청구인의 행위에 관하여는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그 법률 제3조의 위헌 여부가 당해 형사사건에 관한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부적법함이 명백하므로 더 나아가 살펴볼 것도 없이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재판관 이시윤, 재판관 김양균의 반대의견과 재판관 변정수의 반대의견이 있다(반대의견 내용의 강약에 따른 순서이며 그 정도가 약한 것부터 싣는다).

5. 재판관 이시윤, 재판관 김양균의 반대의견

이 사건 헌법소원에서 심판의 대상이 되는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의 위헌 여부는 서울형사지법 90노1344 국가보안법위반사건인 당해 사건과의 관계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는 다수의견과는 견해를 달리한다.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의 목적이나 규제대상에 관한 다수의견이 취하는 입장을 따를 수 없으며,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국가보안법은 법체계상 특별법과 일반법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으로, 만일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 중의 “정당하다고 인정하는 범위 안에서”의 부분이 위헌이 되어 위 규정의 구성요건이 단순화된다면 국가보안법의 구성요건과의 사이에 공통성이 생겨 결국 당해 사건에 있어서 범죄 후 법률의 변경이 있는 경우에 해당되어 형법 제1조 제2항에 의하여 법원은 피고인에게 보다 유리한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의 적용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고, 더구나 법률적용의 문제는 법원의 직권사항임에 비추어 공소

장의 변경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당연히 당해사건의 판결결과에 영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이론구성은 재판관 변정수의 의견을 원용하기로 한다. 다만 다수의견처럼 재판의 전제성을 지나치게 좁히면 국민의 헌법재판에 접근권 즉 악세스(access)권을 형해화시킨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독립한 헌법재판소를 두어 법률 등 입법작용에 대한 합헌적 통제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려는 우리 헌법의 본의에 배치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사건 심판대상인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의 위헌성 여부에 관하여 본안심리에 들어가 이 중요한 헌법문제를 해명하여야 한다고 보며, 이러한 의미에서 재판의 전제성의 결여를 이유로 한 심판청구각하의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다.

6.재판관 변정수의 반대의견

가. 다수의견은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의 위헌 여부는 청구인이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을 한 당해 사건(서울형사지방법원 90노1344 국가보안법위반)의 재판의 전제가 될 수 없다고 하고 그 이유로서 국가보안법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은 그 입법목적과 규제대상을 달리하고 있을뿐더러 청구인에게 적용된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 소정의 잠입ㆍ탈출죄와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27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죄(같은 조문 제1항 제1호 전단 소정의 죄도 같다)는 각기 그 구성요건을 달리하고 있어 청구인의 당해 사건 범행(탈출죄)에 대하여는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이 적용될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나. 그러나 다수의견은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의 입법목적이나 규제대상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은 그 제1조가 규정하고 있듯이 남한과 북한과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이며 거기에는 남한과 북한의 주민 및 재외국민이 남북한을 왕래하거나, 남한의 주민이 북한의 주민 등과 회합ㆍ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접촉할 수 있는 규정(제9조 제1항 내지 제4항), 해외동포 등(반국가단체에 속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자 포함)의 출입보장 규정(제10조), 남한과 북한간의 물품의 반출ㆍ반입(교역)에 관한 규정(제12조 내지 제15조), 협력사업(남한과 북한의 주민이 공동으로 행하는 문화ㆍ체육ㆍ학술ㆍ경제 등에 관한 제반 활동)에 관한 규정(제16조 내지 제18조), 남한과 북한간에 선박ㆍ항공기ㆍ철도차량 또는 자동차 등 수송장비의 운행에 관한 규정(제20조, 제21조), 우편역무 및 전기통신역무의 제공에 관한 규정(제22조) 등을 두어 그것들에 관한 여러가지 조건을 규정하고 그러한 조건을 갖춘 남북교류협력행위를 불가벌적 행위로 하였으며 법 제27조는 위와 같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행위를 하는 데 있어 법이 정한 조건(승인, 증명서 발급, 신고 또는 조정명령 등)을 갖추지 아니한 자에 대한 벌칙만을 규정하고 있는데 그 처벌내용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되는 경우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되는 경우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법률을 만들게 된 동기는 우리 민족의 염원이자 과제인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서는 우선 남한과 북한이 대립ㆍ항쟁을 그만두고 상호교류와 협력을 하여야 하고 교류와 협력을 하려면 최소한 남ㆍ북한 주민의 상호왕래, 회합ㆍ통신 등에 의한 접촉이 있어야 하고 남ㆍ북한간에 교역도 하고 문화ㆍ체육ㆍ학술ㆍ경제 등에 관하여 협력사업도 하

여야 하며 남한과 북한간에 선박ㆍ항공기ㆍ철도차량 및 자동차 등이 운행할 수 있어야 하고 우편과 전기통신에 의한 연락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행위는 북한이 반국가단체임을 전제로 한 국가보안법상의 여러 가지 처벌규정 그 중에서도 특히 잠입ㆍ탈출죄(제6조), 자진지원ㆍ금품수수죄(제5조), 찬양ㆍ고무ㆍ동조죄(제7조), 회합ㆍ통신죄(제8조), 편의제공죄(제9조)에 해당될 수 있어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두고서는 남ㆍ북한의 상호교류ㆍ협력은 도저히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해서 국가보안법을 아주 철폐하는 것은 우리의 현실여건상 불가능하다는 전제 아래(이러한 전제는 잘못된 것이다)이를 그대로 존치시키면서 국가보안법상의 처벌규정에 해당되는 행위라도 앞에 열거된 남북교류와 협력을 위한 행위는 일정한 요건하에 처벌하지 않거나 처벌하더라도 훨씬 가볍게 처벌하도록 하여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남북교류협력의 장애요인을 최소화시키자는 데서 제정된 것이 바로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이다.

그러므로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에 규정된 각종 교류ㆍ협력행위는 국가보안법상의 처벌규정에도 해당될 수 있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여 규정된 행위유형이다. 그리하여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에 의하여 처벌되지 않거나 또는 처벌하도록(국가보안법보다도 훨씬 가볍게) 되어 있는 남북교류 및 협력행위는 동시에 국가보안법상의 처벌규정(제5조 내지 제9조)에도 해당될 수 있는 행위이며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이 된 당해 형사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적용된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 소정의 잠입ㆍ탈출죄와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27조 제2항 소정의 죄(재외국민이 외국에서 제외공관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하고 북한을 왕래하는 행위)도 다같이 북한왕래행위를 구

성요건으로 삼고 있어 규제대상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므로 국가보안법과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의 규제대상이 다르다는 다수의견은 위 두 개 법률의 관계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데 연유한다.

다. 또한 다수의견은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에서는 “잠입ㆍ탈출”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27조 제2항 제1호는 “왕래”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양자는 그 구성요건을 달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 또는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의 입법목적과 시대적 상황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과거 권위주의적 군사정부하에서는 대북한관계에 대하여 경직된 냉전적 사고로 일관하여 북한을 우리의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전복을 획책하는 반국가단체로서만 취급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바로 이 당시에 이러한 행위를 처벌하기 위하여 제정된 법률이 국가보안법이었으며 동법상의“잠입ㆍ탈출”이라는 행위는 이처럼 과거 북한을 반국가단체로서만 파악하던 냉전시대에서의 행위유형으로서 그 당시의 입법자의 시각에서는 타도해야 될 반국가단체로서의 북한과의 그 어떤 “왕래”도 바로 “잠입ㆍ탈출”에 해당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게 평화적 통일을 같이 완수해야 하는 동반자ㆍ협력자로서의 지위도 부여해야 하는 오늘날 남ㆍ북한을 오고 가는 행위를 모두 “잠입ㆍ탈출”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남ㆍ북한을 오고 가는 행위 중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행위는 “왕래”로 분류하여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을 적용하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잠입ㆍ탈출”로 분류하여 국가보안법을 적용시키고자 하는 것

이 바로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이다. 그리고 북한과 통모하여 남한정부의 전복을 기도하거나 간첩활동을 위한 것이 아닌 한 남ㆍ북한을 오고 간 행위는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왕래”로 보아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을 적용하여야 한다. 남ㆍ북한을 오고 간 행위를 국가보안법에서는 “잠입ㆍ탈출”이라고 표현하고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에서는 “왕래”라고 표현한 것을 가지고 두 개의 법률이 규제대상을 달리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률용어의 외형상 표현에만 집착한 나머지 법의 입법취지를 도외시한 피상적 형식논리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는 “남한과 북한과의 왕래ㆍ교역ㆍ협력사업 및 통신역무의 제공 등 남북교류와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 관하여는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안에서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이 법을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의 다른 법률에는 국가보안법도 그에 해당됨은 입법취지나 법의 내용으로 보아 의문의 여지가 없으므로 위 법률의 규제대상과 국가보안법의 규제대상이 같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다수의견처럼 국가보안법의 처벌규정에 해당되는 행위에는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한다면 그 법률에 구태여 제3조와 같은 규정을 둘 필요가 없을 것이다.

라. 다음 다수의견은 청구인의 당해 사건 범행(탈출죄)에 대하여서는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이 적용될 여지가 없기 때문에 동법 제3조의 위헌 여부가 당해 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므로 그 점에 대하여 본다.

청구인은 1990.7.경 미국의 영주권자로서 재외국민인 문규현 신

부를 북한에 파견(다녀오도록 함)한 것이 문제되어 국가보안법 제6조의 잠입ㆍ탈출죄 즉 “반국가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 탈출한 자”의 공동정범에 해당되는 것으로 공소제기되어 항소심에 계속중, 1990.8.1.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이 공포ㆍ시행되었는데 동법률에는 남북교류를 촉진시키는 방안의 하나로 법 제9조 제2항에서 재외국민이 외국에서 북한을 왕래하고자 할 때에는 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만 하도록 하고 법 제27조 제2항 제1호에서는 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하고 북한을 왕래한 행위는 처벌대상에서 제외하고 신고하지 아니하고 북한을 왕래한 재외국민에 대하여서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위 법률이 시행되기 전에는 청구인과 같이 재외국민이 남북교류의 목적으로 외국에서 북한을 다녀오더라도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의 잠입ㆍ탈출죄로 처벌되었으나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이 시행된 이후의 위와 같은 행위는 재외공관의 장에게 미리 신고하였으면 처벌되지 아니하고 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하고 북한을 다녀왔을 때만 처벌되는데 그 처벌도 국가보안법의 잠입ㆍ탈출죄보다는 훨씬 가볍게 정해진 것이므로 청구인의 행위는 결국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신고가 유효인 경우),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신고가 무효인 경우)에 해당되어 형법 제1조 제2항에 의하여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이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다(청구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보더라도 청구인이 북한을 왕래한 것은 남한정부를 전복하거나 간첩활동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남북교류와 협력을 촉진시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앞당

기자는 순수한 동기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 법률은 남북한 왕래를 비롯하여 그 법에 정해진 남북교류협력행위에 대하여 모두 그 법을 적용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제3조에 “남한과 북한과의 왕래ㆍ교역ㆍ협력사업 및 통신무역의 제공 등 남북교류와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 관하여는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이 법을 적용한다”라는 규정을 두어 남북교류와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순수한 행위라도 정부당국이나 법원에 의하여 정당하다고 인정되어야만 위 법률을 적용을 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아니하는 한 국가보안법에 의하여 처벌받게 되어 있는 것이다. 즉 국가보안법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이라는 두개의 법률을 두고 정부당국이나 법원의 임의적 선택에 따라 그 중 하나를 적용할 수 있게 한 것인데 청구인의 행위가 형법 제1조 제2항에 의하여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하고 만 것도 바로 위 제3조 때문이다. 그리하여 만약 위 제3조가 위헌이어서 무효라면 청구인의 행위에 대하여는 국가보안법의 적용이 배제되고 당연히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위 제3조의 위헌 여부는 청구인에 대한 당해 형사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다수의견의 각하논리(청구인에 대한 공소장기재 공소사실을 보면 청구인의 행위에 관하여는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할 것이므로 그 법률 제3조의 위헌 여부가 당해 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될 수 없다는)도 필경은 위헌 여부의 심판대상이 되어야 할 위 제3조에 의하여 청구인의 행위가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을 적용할 수 있는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 속하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이

는데 위헌 여부의 심판청구가 되어 있는 당해 법률규정으로 인하여 재판의 전제성이 부인되어 위헌 여부의 심판청구가 각하된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다수의견이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고 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 것은 잘못이다.

마. 끝으로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의 위헌성에 관하여 한마다 아니할 수 없다. 제3조는 “남한과 북한과의 왕래ㆍ교역ㆍ협력사업 및 통신무역의 제공 등 남북교류와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 관하여는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이 법을 적용한다”라고 규정하여 법 제9조 내지 제22조에 규정된 남ㆍ북한 왕래ㆍ교역ㆍ협력사업 등 남북교류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라도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행위에 한하여 처벌대상에서 제외되고 그렇지 아니하는 한 국가보안법 소정의 처벌규정(금품수수죄, 잠입ㆍ탈출죄, 회합ㆍ통신죄, 편의제공죄)에 의하여 처벌할 수 있도록 하였는바, 위 규정은 남북한왕래 등 남북교류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 대하여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소정의 남북교류협력행위로 보아 처벌하지 아니하거나 처벌하더라도 가볍게 처벌토록 되어 있는 동법 소정의 벌칙규정을 적용할 것이냐 아니면 국가보안법 소정의 처벌규정을 적용할 것이냐를 가려내는 준거규정이어서 결국 위 규정은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적인 성질의 규정이라 할 것이므로 거기에는 죄형법정주의의 원리가 준수될 것이 요구된다.

죄형법정주의는 무엇이 처벌될 행위인가를 국민이 예측 가능한 형식으로 정하도록 하여 개인의 법적 안정성을 보호하고 성문의 형

벌법규에 의한 실정법 질서를 확립하여 국가형벌권의 자의적(恣意的)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데 그 의미가 있으므로 처벌법규의 내용 즉 범죄의 구성요건과 형벌내용은 법관이 자의적으로 확장할 수 없는 구체적 개념을 사용하여야 하고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형벌법규의 내용이 애매모호하거나 추상적이어서 불명확하면 무엇이 금지된 행위인지를 국민이 알 수 없어 법을 지키기가 어려울뿐더러 범죄의 성립 여부가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에 맡겨져 죄형법정주의에 의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법치주의의 이념은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 제3조 소정의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라는 말은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한정할 수 있는 아무런 기준도 없는 매우 애매모호하고 추상적개념이다. 따라서 행위자는 물론 법집행자조차도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없게 되어 결국 법집행당국이 추단하는 행위자의 내심의 의사에 따라 사람을 구별하고 그 사람이 정부당국 내지는 법집행당국의 이해관계에 순응하는 사람인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적용 여부를 달리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 있어 이러한 결과는 범죄구성요건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에 반할뿐더러 똑같은 행위일지라도 사람에 따라 차별대우할 수 있게 하는 것이어서 평등의 원칙에도 위반된다.

바. 이상과 같이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의 위헌 여부는 청구인이 법원에 대하여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을 한 당해 형사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될 뿐더러 위 법률조항의 위헌성도 현저하므로 헌법재판소로서는 마땅히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받아들여 위헌

선언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견은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고 하여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각하하였는 바, 이는 매우 부당한 처사로서 나는 거기에 찬성할 수 없어 부득이 반대의견을 개진하는 바이다.

재판장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변정수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한병채

재판관 이시윤

재판관 최광률

재판관 김양균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