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판시사항】
보험자가 보험금 지급 범위를 확인하기 위하여 비용을 지출한 경우,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를 대위하여 가해자를 상대로 그 비용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상법 제676조 제2항은 ‘손해액의 산정에 관한 비용은 보험자의 부담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보험자가 보험금의 지급 범위를 확인하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은 보험자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입은 손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그 비용을 지출한 보험자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를 대위하여 가해자를 상대로 그 비용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없다.
【참조조문】
【전문】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살코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동인)
【피고, 상고인】
부산항만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창 담당변호사 김현 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1. 1. 18. 선고 2010나388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사고원인 검정비용 2,632,770원, 손해감정 정산비용 1,700,000원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상고이유 제1 내지 4, 6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의 사정을 근거로, 부산항 항만의 관리·운영책임이 있는 피고로서는 청학안벽과 그 주변 해역 등에 잡화화물을 취급하거나 선박 등을 수리하기 위한 선박이 주로 입·출항을 하므로 청학안벽과 그 주변 해역의 해저에 선박에서 화물을 하역 및 적재 시 낙하하는 구조물이나 장애물 등이 있는지 항시 탐지·제거하여 청학안벽에 접안하는 선박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을 도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이 사건 사고 해역의 해저에 가라앉아 있던 철재구조물을 사전에 탐지·제거하지 아니한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 해역 관리책임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 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항만법, 항만공사법 등 관련 법령의 해석을 그르친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5점에 관하여
가. 상법 제676조 제2항은 ‘손해액의 산정에 관한 비용은 보험자의 부담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보험자가 보험금의 지급 범위를 확인하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은 보험자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입은 손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그 비용을 지출한 보험자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를 대위하여 가해자를 상대로 그 비용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없다.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사고 장소 검정 및 선박 상태 검사를 위한 검정비용 2,632,770원과 손해감정 및 손해사정을 위한 정산비용 1,700,000원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 회사가 지출해야 하는 손해인데 원고 조합이 공제계약에 따라 위 비용을 지급하였으므로, 원고 조합은 보험자대위의 법리에 의하여 피고에 대하여 그 비용 상당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고 조합이 지급한 위 검정·정산비용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 회사가 입은 손해가 아니라 손해액의 산정에 관한 비용으로서 보험자인 원고 조합이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원고 조합이 원고 회사를 대위하여 피고에게 그 지급을 구할 수는 없다.
원심이 이와 달리 원고 조합의 위 부분 청구를 인용한 것은 상법 제676조 제2항과 보험자대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사고원인 검정비용 2,632,770원, 손해감정 정산비용 1,700,000원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