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처분효력정지 가처분신청
【판시사항】
1. 권한쟁의심판의 가처분 요건
2. 권한쟁의심판에서 가처분신청을 인용한 사례
【결정요지】
1. 권한쟁의심판에서의 가처분결정은 피청구기관의 처분 등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할 필요가 있거나 기타 공공복리상의 중대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그 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켜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는 경우 등이 그 요건이 되고, 본안사건이 부적법하거나 이유없음이 명백하지 않은 한, 가처분을 인용한 뒤 종국결정에서 청구가 기각되었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과 가처분을 기각한 뒤 청구가 인용되었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에 대한 비교형량을 하여 행한다.
2. 이 사건 진입도로에 관한 피신청인의 도시계획입안과 지정ㆍ인가처분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결정을 하였다가 신청인에게 불리한 종국결정을 하였을 경우, 처분의 상대방에게는 공사지연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고 또 골프연습장을 이용하려는 잠재적 수요자의 불편이 예상된다는 점 외에 다른 불이익은 없는 반면, 가처분신청을 기각하였다가 신청인의 청구를 인용하는 종국결정을 하였을 경우, 피신청인의 직접처분에 따른 처분의 상대방의 공사진행으로 교통불편을 초래하고 공공공지를 훼손함과 동시에 이의 원상회복을 위한 비용이 소요되는 등의 불이익이 생기게 되므로, 종국결정이 기각되었을 경우의 불이익과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뒤 결정이 인용
되었을 경우의 불이익을 비교형량할 때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허용함이 상당하다.
【전문】
직접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1999. 3. 25. 98헌사98 전원재판부)
【당 사 자】
신 청 인 ○○시
대표자 시장 김병량
대리인 법무법인 성남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송임호
피신청인 경기도지사
대리인 법무법인 삼 정
담당변호사 김학세 외 4인
【주 문】
피신청인이 1998. 4. 16. 경기도고시 제1998-142호로 행한 성남도시계획시설(서현근린공원내 골프연습장ㆍ도시계획도로)에 대한 도시계획사업시행자지정 및 실시계획인가처분 중, 동 공원구역외의 도시계획도로(등급:소로, 류별:3, 번호:200, 폭원:6m, 기능:골프연습
장 진입도로, 연장:21m, 면적:149㎡, 기점 및 종점: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128의 11 일원)에 대한 도시계획사업시행자지정 및 실시계획인가처분과 그 선행절차로서 행한 도시계획입안의 효력은 헌법재판소 98헌라4 권한의심판청구사건에 대한 종국결정의 선고시까지 이를 정지한다.
【이 유】
1. 신청인의 신청이유(1) 신청외 장○수는 1995. 6. 26. 신청인의 도시계획시설 중의 하나인 서현근린공원 내에 골프연습장을 설치ㆍ관리하기 위한 도시계획사업시행자지정신청 및 실시계획인가신청(이하 “지정ㆍ인가신청”이라 한다)을 하였다. 성남시장은 1995. 7. 14. 장○수에게 “이매○ 128의 11 일원의 진입도로(이하 “이 사건 진입도로”라 한다)는 공공공지(公共空地)를 통과하는 것으로서 불가하니 변경할 것” 등 9개항목의 보완요구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려처분을 하였다. 장○수는 이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 청구를 하여 1996. 3. 13. 피신청인은 인용재결을 하였다.
(2) 위 재결이 있은 후 장○수는 1996. 4. 19. 다시 지정ㆍ인가신청을 하였으나, 성남시장은 1996. 5. 6. 건설교통부의 골프연습장조성계획 삭제지시가 있고 인근 주민의 반대의견이 있다는 이유로 불허통보를 하였다. 이에 장○수는 위 불허가처분의 취소와 도시계획사업시행자지정처분 및 실시계획인가처분(이하 “지정ㆍ인가처분”이라 한다)의 이행을 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하고, 피신청인은 1996. 12. 31. 위 불허가처분의 취소와 지정ㆍ인가처분의 이행을 인용하
는 재결을 하였다.
(3)
성남시장은 이와 같은 인용재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가
ㆍ지정처분을 하지 아니하자 장○수는 1997. 3. 5. 행정심판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인용재결의 이행신청을 하였다. 재결청인 피신청인은 성남시장에게 1997. 4. 3. 및 5. 22. 두차례에 걸쳐 시정명령을 하였으나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피신청인은 ① 골프연습장 ② 공원구역내의 진입도로 ③ 공원구역외의 이 사건 진입도로의 세부분에 대하여 직접처분을 하기로 하고 이 사건 진입도로에 관하여는 도시계획법 제11조에 따른 도시계획의 입안을 한다음 경기도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1997. 12. 22. 경기도고시 제1997-459호로 도시계획법 제12조에 의한 도시계획시설(도로, 공공공지) 결정 및 변경결정과 같은 법 제13조에 의한 지적승인 고시를 하였다. 피신청인은 위와 같이 도시계획시설결정 및 변경결정 절차를 거친 다음 1998. 4. 16. 경기도고시 제1998-142호로 ① 골프연습장 ② 공원구역내의 진입도로 ③ 공원구역외의 이 사건 진입도로에 관한 지정ㆍ인가처분을 하였다.
(4) 신청인은 1998. 5. 29. 피신청인의 위와 같은 직접처분 중 이 사건 진입도로에 관한 지정ㆍ인가처분이 신청인의 권한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권한침해의 확인과 아울러 위 처분들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하는 권한쟁의심판(98헌라4)을 청구하였다. 이와 동시에 장각수가 피신청인의 직접처분에 의하여 이 사건 진입도로를 개설하게 되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게 된다는 이유를 들어 본안사건 결정선고시까지 피신청인의 직접처분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하였다. 또 신청인은 1998. 11. 2. 피신청인의 이
사건 진입도로의 도시계획입안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하는 취지를 추가하는 내용의 심판청구서 정정신청과 동시에 위 입안행위의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는 취지의 가처분신청도 하였다.
2. 피신청인의 답변(1) 이 사건 진입도로에 대하여는 장각수가 1995. 6. 26.자 신청한 지정ㆍ인가신청서에 첨부된「진입로구적도
」
에 지번, 지목, 편입면적 등이 표시되어 있고 성남시장의 1995. 9. 20.자 반려처분에 공공공지를 통과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으며 피신청인의 1996. 3. 13.자 제1차 인용재결에도 이 사건 진입도로에 관한 성남시장의 반려이유가 부당하다는 판단이 들어 있다. 피신청인의 1998. 4. 16.자 직접처분 중 이 사건 진입도로에 대한 지정ㆍ인가처분은 이미 위 인용재결의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2) 피신청인은 성남시장이 재결청의 인용결정에 따르지 아니하여 행정심판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직접처분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이것은 행정청의 위법ㆍ부당한 처분으로 인하여 권익이 침해된 자를 구제하기 위한 것으로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직접처분에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헌법재판소법 제67조 제2항은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은 그 처분의 상대방에 대하여 이미 생긴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신청인의 이 가처분신청은 실효가 없다.
3. 판 단가. 헌법재판소가 권한쟁의심판의 청구를 받은 때에는 직권 또는 청구인의 신청에 의하여 종국결정의 선고시까지 심판대상이 된 피
청구기관의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할 수 있고(헌법재판소법 제65조) 이 가처분결정을 함에 있어서는 행정소송법과 민사소송법 소정의 가처분에 관계되는 규정이 준용되므로(같은법 제40조), 권한쟁의심판에서의 가처분결정은 피청구기관의 처분 등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할 필요가 있거나 기타 공공복리상의 중대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그 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켜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는 경우 등이 그 요건이 된다(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ㆍ제3항, 민사소송법 제714조 참조).
그러나 권한쟁의심판은 심판정에서 구두 변론기일에 당사자ㆍ이해관계인 기타 참고인의 진술을 듣고 증거조사를 하여 사실적인 측면과 헌법 또는 법률적인 견해에 대한 변론을 하게 된다(헌법재판소법 제30조ㆍ제31조). 재판부는 쟁점을 판단하는데 필요한 사실확정을 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피청구인의 처분 또는 부작위가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하여 부여받은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하였거나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는지 여부, 즉 청구인과 피청구인 상호간의 권한의 존부 또는 범위에 대한 평의를 거쳐 종국결정에 이르게 되고 이러한 과정을 밟는데는 상당한 시일을 요한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헌법재판소가 직권 또는 청구인의 신청에 따라 심판대상이 된 피청구기관의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신청은 본안사건이 부적법하거나 이유없음이 명백하지 않는한, 가처분을 인용한 뒤 종국결정에서 청구가 기각되었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과 가처분을 기각한 뒤 청구가 인용되었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에 대한 비교형량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될 수
밖에 없고 이 비교형량의 결과 후자의 불이익이 전자의 불이익보다 큰 때에 한하여 가처분결정을 허용할 수 있는 것이다.
나. 피신청인이 직접처분을 한 ① 골프연습장 ② 공원구역내의 진입도로 ③ 공원구역외의 이 사건 진입도로 중 쟁점이 된 진입도로는 골프연습장을 설치할 서현근린공원과 폭 50m인 왕복 10차선 도로의 경계인 공공공지에 해당된다(도시계획법 제2조 제1항 제1호 나목). 이러한 공공공지는 도시내의 주요시설물 또는 환경의 보호, 경관의 유지, 재해대책 및 보행자의 통행과 시민의 일시적 휴양공간의 확보를 위하여 설치하는 것이다(도시계획시설기준에관한규칙 제52조).
(1)
피신청인의 이 사건 진입도로에 관한 도시계획입안과 지정
ㆍ인가처분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결정을 하였다가 피신청인의 위 입안행위와 지정ㆍ인가처분 등이 신청인의 권한을 침해하지 아니한 것으로 종국결정을 하였을 경우에는, 처분의 상대방인 장각수에게는 공사지연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고 또 골프연습장의 완공이 지연되어 이를 이용하려는 잠재적 수요자의 불편이 예상된다는 점 외에 다른 불이익은 없어 보인다.
이에 반하여 가처분신청을 기각하였다가 종국결정에서 피신청인의 위 입안행위와 지정ㆍ인가처분 등이 신청인의 권한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피신청인의 직접처분에 따른 장○수의 공사진행으로 교통불편을 초래하고 공공공지를 훼손함과 동시에 이의 원상회복을 위한 비용이 소요되는 등의 불이익이 생기게 된
다.
(2) 이 사건 가처분신청을 인용한 뒤 종국결정이 기각되었을 경
우의 불이익과 이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뒤 결정이 인용되었을 경우의 불이익을 비교형량하고 또 처분의 상대방인 장각수는 아직 골프연습장 공사를 착수하지 않고 있는 사정을 헤아려 보면 신청인의 이 가처분신청은 허용함이 상당하다.
다. 피신청인은 이 사건 직접처분에 대한 위법은 당연무효가 아닌 취소사유에 불과하고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은 그 처분의 상대방에 대하여 이미 생긴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67조 제2항에 비추어 신청인의 가처분신청은 그 실효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신청인의 이 사건 직접처분이 무효사유인지 또는 취소사유인지는 이 가처분사건에서 가려야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4. 결 론따라서 신청인의 이 가처분신청은 이유있으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관여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
다.
재판관 김용준(재판장) 김문희 이재화 조승형
정경식 고중석 신창언 이영모(주심) 한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