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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대법원 1994. 12. 22. 선고 93도2023 판결]

【판시사항】

환송판결에서 파기이유로 설시한 판단에 반하는 판단을 한 위법이 있다는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환송판결에서 파기이유로 설시한 판단에 반하는 판단을 한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형사소송법 제391조
,
제397조
,
법원조직법 제8조


【전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변호인 법무법인 서면 담당변호사 이운조

【원심판결】

부산지방법원 1993.6.30. 선고 93노28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기록에 의하면 당원은 1992.12.22. 이 사건에 관한 환송 전 원심판결( 부산지방법원 1992.7.31. 선고 91노600 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고 있다. 즉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범죄사실은,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하여 부산지방법원 79가소202호 판결에 기한 대여금 222,000원과 이에 대한 1979.1.27.부터 완제일까지 연25%의 이자 상당의 채권을 가지고 있던 중 1979.9.초순경 피해자의 피고인에 대한 같은법원 79가단977호 화해조서에 기한 금 250,000원의 채권과 상계함으로써 피해자에 대한 채권이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 판결정본을 그대로 소지하고 있음을 기화로 피해자로부터 위 소멸된 채권을 다시 청구하여 받아 이를 편취하려고 마음먹고 1989.7.14. 대전지방법원 집달관에게 위 판결정본을 제시하면서 마치 위 판결에 기한 피해자에 대한 위 채권이 그대로 존속하는 것처럼 말하여 이에 속은 집달관으로 하여금 같은 해 8.11. 피해자 경영의 초원 식당의 탁자 및 의자 등과 피해자의 전화가입권(전화번호 822-0744)을 압류하도록 한 후, 그 무렵 서대전전신전화국에서 피해자를 대위하여 위 전화가입을 해지하고 금 168,000원을 수령하여, 이를 편취하였다는 것이나,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위 판결에 터잡아 집달관에게 위임하여 하였다는 1989.7.14.자 유체동산 압류는 같은 해 12.7. 취하간주된 것으로 보이고(공판기록 31면, 증명원), 달리 피고인이 같은 해 8.11. 피해자의 유체동산이나 전화가입권을 압류하였다고 볼 증거는 없으며, 다만 피고인의 위 판결정본에 터잡은 신청에 기하여 같은 해 8.4.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89타기2248,2249호로 피해자의 전화가입권에 대한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이 있었고(공판기록 90면), 이에 따라 소관 전화국장이 같은 해 8.11. 피해자에게 가입전화가 압류되었음을 통지한 사실(공판기록 38면)이 엿보일 뿐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대위하여 위 전화가입권을 해지하고 금168,000원을 수령하였다고 하여도 이는 피고인이 같은 해 7.14. 피해자의 유체동산을 압류한 것과는 무관한 것이고, 또 피해자의 전화가입권은 같은 해 8.11. 집달관이 압류한 것도 아니고, 또 집달관이 압류할 성질의 것도 아니어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어겨 사실인정을 잘못 하였거나, 강제집행의 절차를 오해하여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아울러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원심에 이르러 판시의 범죄사실 중 “위 판결정본을 제시하면서”를“위 판결정본 및 같은 해 8. 초순경 같은 장소에서 같은 해 8.4.자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89타기2248,2249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제시하면서”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원심은 이를 허가 하였는바, 위 공소장변경에 의하여 추가된 사실은 피고인이 편취하였다는 금168,000원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사실이므로, 원심이 이는 공소사실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유로 변경된 공소사실에 터잡아 피고인의 범죄사실의 인정여부를 판단하지 아니한 채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조처 역시 잘못이라는 것이다.
 
2.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위 환송판결이 있은 후에 그 지적된 점에 관하여 제대로 보정도 하지 아니한 채 단지 검사가 한 공소장변경신청을 허가함에 따라 심판의 대상이 달라져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로서 공소장변경에 의하여 추가된 공소사실만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그것과 같다고 하여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조처는 위 환송판결에서 사실오인의 점으로 지적된 1989.8.11.자 피해자의 유체동산이나 전화가입권에 대한 집달관의 압류사실을 다시 인정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전화가입권을 집달관이 압류한 것으로 인정함으로써 사기죄의 구성요건의 설시로서도 이유불비라는 종전의 위법을 그대로 답습한 셈이 되었다고 할 것이니, 이는 당원이 파기환송을 하면서 파기이유로 설시한 판단에 반하는 판단을 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인즉,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치 못한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상고이유의 나머지 점에 관한 판단은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용득(재판장) 천경송 지창권 신성택(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