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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조사확정재판에대한이의의소

[서울고법 2023. 1. 13. 선고 2021나2024972 판결 : 확정]

【판시사항】

보증보험사인 甲 주식회사가 乙의 연대보증 아래 丙 주식회사와 보증보험한도거래약정을 체결한 다음, 그 약정에 기초하여 丙 회사와 사이에 丙 회사가 丁 주식회사와 특정 솔루션 라이선스를 공급하는 계약(주계약)을 체결하면서 납부하기로 한 계약보증금에 관하여 이행보증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후 丙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丁 회사가 주계약에서 정한 ‘丙 회사에 대하여 파산, 회사정리 등 절차가 진행된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을 근거로 주계약의 해제를 통지하고 甲 회사에 이행보증계약에 따른 보험금의 지급을 구하자, 甲 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한 다음 乙을 상대로 연대보증채무의 이행을 구한 사안에서, 주계약이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상태에 있었으므로 위 조항에 근거한 해제통지는 효력이 없고, 주계약의 해제를 전제로 하는 연대보증채권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보증보험사인 甲 주식회사가 乙의 연대보증 아래 丙 주식회사와 보증보험한도거래약정을 체결한 다음, 그 약정에 기초하여 丙 회사와 사이에 丙 회사가 丁 주식회사와 특정 솔루션 라이선스를 공급하는 계약(주계약)을 체결하면서 납부하기로 한 계약보증금에 관하여 이행보증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후 丙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丁 회사가 주계약에서 정한 ‘丙 회사에 대하여 파산, 회사정리 등 절차가 진행된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을 근거로 주계약의 해제를 통지하고 甲 회사에 이행보증계약에 따른 보험금의 지급을 구하자, 甲 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한 다음 乙을 상대로 연대보증채무의 이행을 구한 사안이다.
계약의 당사자들 사이에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그 자체를 계약의 해제·해지권 발생 원인으로 정하거나 또는 계약의 당연 해제·해지사유로 정하는 특약(이하 ‘도산해제조항’이라 한다)을 두는 경우가 있으나, 쌍무계약으로서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당시 쌍방미이행 상태에 있는 계약에 대해서 별도의 법률 규정이 없는 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다만 회생절차 진행 중에 계약을 존속시키는 것이 계약상대방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거나 회생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가 허용된다고 보아야 하는데, 해제통지의 근거가 된 주계약 조항은 丙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의 사유가 발생한 때에 丁 회사에 주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해제권을 부여하는 내용으로서 도산해제조항에 해당하는 점, 주계약은 丙 회사가 丁 회사에 특정 솔루션 라이선스를 공급하고 그 라이선스가 계약기간 동안 유지되도록 할 의무를 부담하고, 丁 회사는 丙 회사에 대가지급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쌍무계약인데, 丙 회사가 공급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으며 계약보증금도 보증보험증권으로 납부가 완료된 상태였기 때문에 丁 회사의 대금 지급이 있으면 丙 회사가 丁 회사에 이상 없이 솔루션과 라이선스를 공급할 수 있었던 점, 주계약이 장기간의 계약기간을 예정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해제통지의 근거가 된 주계약 조항의 효력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는 점, 주계약이 존속한다고 하여 丁 회사에 중대한 경제적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것이 예상된다고 보기 어렵고, 제3자의 이익을 현저하게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주계약의 존속이 丙 회사의 회생을 위하여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주계약이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상태에 있었으므로 위 조항에 근거한 해제통지는 효력이 없고, 주계약의 해제를 전제로 하는 연대보증채권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 사례이다.

【참조조문】

민법 제428조, 제543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


【전문】

【원고, 피항소인】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자유라이프 담당변호사 김남훈 외 2인)

【피고, 항소인】

피고의 법률상 관리인 피고의 소송수계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율 담당변호사 안창현)

【제1심판결】

서울회법 2021. 6. 9. 선고 2020가합167 판결

【변론종결】

2022. 11. 18.

【주 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0,111,818원 및 그중 16,774,216원에 대하여 2021. 3. 2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9%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2018. 6. 5. 주식회사 제이씨원(이하 ‘제이씨원’이라 한다)과 보증보험한도거래약정(이하 ‘이 사건 한도거래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한도거래약정에 관하여 제이씨원이 부담하는 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이 사건 한도거래약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보증보험 한도거래 약정서제1조(한도거래금액) ① 제이씨원이 원고와 체결하는 모든 보증보험계약의 한도거래금액은 아래와 같습니다. 한도거래금액: 3,000,000,000원 (이하 생략)제4조(손실보상 및 비용부담) ① 제이씨원이 원고가 보증하는 제이씨원의 채무 또는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이하 ‘보험사고’라 합니다) 원고가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때에는 제이씨원과 보증인(피고)은 지급보험금을 곧 상환하되, 지연될 경우에는 지급보험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갚아야 합니다. ② 제1항의 지연손해금은 지급보험금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일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 1년을 365일로 보고 1일 단위로 지체일수를 계산하여 원고가 공시하는 지연손해금 적용이율을 곱하여 산정합니다.제6조(변제 등의 충당순서) ① 제이씨원이나 보증인(피고)이 변제한 금액 또는 회사의 담보권 행사·상계 또는 채권추심을 통하여 회수한 금액이 제이씨원의 채무 전액을 소멸시키기에 부족한 때에는 비용, 지급보험금(원금), 지연손해금의 순서로 충당하기로 합니다. (이하 생략)
 
나.  제이씨원은 2019. 1. 17. 비씨카드 주식회사(이하 ‘비씨카드’라 한다)와 ‘AI분석 지원 솔루션 라이선스 도입계약’(이하 ‘이 사건 주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주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AI분석 지원 솔루션(SAS Viya) 라이선스 도입계약서제3조(계약기간) ① 계약기간은 2018. 12. 21.부터 2019. 12. 20.(라이선스 기간)까지로 한다. ② 비씨카드가 본 계약의 업무를 중단하지 않고 제8조의 해지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비씨카드와 제이씨원은 2023. 12. 20.까지 동일 조건으로 1년씩 자동 연장한다.제4조(계약 내용)제이씨원은 비씨카드에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물품을 공급하여야 한다. - 계약 목적물: 비씨카드의 AI분석 지원 시스템 구축을 위한 솔루션 라이선스 - 상세 내역: 첨부 #1 ‘상세 도입 내역’ 참조제5조(계약 금액 및 대금지급 방법) ① 계약금액은 267,3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한다. ② 제이씨원은 비씨카드에 해당 물품을 공급 완료 후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으며, 비씨카드는 세금계산서를 수령한 날로부터 익월 말일 이내에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한다.제6조(계약보증금) ① 제이씨원은 본 계약의 이행을 보증하기 위하여 비씨카드에 계약금액의 10/100에 해당하는 26,73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을 계약보증금으로 납부하여야 한다. ② 전항의 계약보증금은 현금, 자기앞수표, 금융기관의 지급보증서 또는 계약이행보증보험증권으로 납부하여야 한다. (이하 생략)제8조(계약의 변경 및 해제, 해지) ② 비씨카드는 제이씨원이 다음 각호에 해당된 경우 본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 해지할 수 있다. 이 경우 제6조의 계약보증금 전액을 비씨카드에 귀속시키며, 제이씨원은 계약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1. 제이씨원이 본 계약의 이행사항을 정당한 이유 없이 지연시키거나 이행하지 않는 경우 2. 제이씨원이 본 계약의 이행 능력이 없다고 비씨카드가 판단한 경우 3. 제이씨원이 압류, 가압류, 가처분, 경매, 파산, 회사정리 절차가 진행된 경우 (중략) 8. 계약기간 내 계약이행을 완료하지 못하거나 제이씨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완료할 가능성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중략) 10. 기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객관적으로 판단되는 경우
 
다.  원고는 2019. 1. 17. 제이씨원과 이 사건 한도거래약정에 기초하여 ‘피보험자 비씨카드, 보험가입금액 26,730,000원, 주계약 AI분석 지원 솔루션 라이선스 도입계약’으로 정한 이행보증계약(이하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행보증보험증권○ 보험계약자: 제이씨원○ 피보험자: 비씨카드○ 보험가입금액: 26,730,000원, 보험료: 267,570원○ 보험기간: 2018. 12. 21.부터 2020. 2. 19.까지○ 보증 내용: 계약보증금 [주계약 내용]○ 계약명: AI분석 지원 솔루션(SAS Viya) 라이선스 도입계약○ 계약기간: 2018. 12. 21.부터 2019. 12. 20.까지○ 계약금액: 267,300,000원○ 계약보증금률: 10%
 
라.  제이씨원은 2019. 1. 29.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신청을 하여 2019. 1. 31. 자산 등에 대한 보전처분결정을 받았고, 2019. 2. 20.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으며, 2019. 7. 24. 회생계획이 인가된 후 2019. 8. 28. 회생절차종결결정을 받았다(서울회생법원 2019회합100019호, 이하 ‘이 사건 회생절차’라 한다). 제이씨원은 2019. 2. 7. 비씨카드에 ‘제이씨원이 회생신청을 하여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2019. 1. 31. 제이씨원의 자산 등에 대한 보전처분결정을 받았고, 임시적으로 비씨카드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통지를 하였다.
 
마.  비씨카드는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3호의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이유로 2019. 2. 11. 제이씨원에 이 사건 주계약의 해제 통지(이하 ‘이 사건 제1차 해제 통지’라 한다)를 하였고, 2019. 2. 20.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2호, 제3호, 제8호, 제10호 사유를 근거로 재차 이 사건 주계약의 해제 통지(이하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라 하고, 이 사건 제1차 해제 통지와 통틀어 ‘이 사건 각 해제 통지’라 한다)를 하였다.
 
바.  비씨카드는 2019. 6. 28. 제이씨원의 계약불이행을 이유로 원고에 보험금(계약이행보증금)을 청구하였고, 원고는 2019. 8. 8. 비씨카드에 보험금 26,730,000원을 지급하였다.
 
사.  한편 이 사건 한도거래약정 제4조 제2항에 따라 원고가 공시한 지연손해금 적용이율은 다음과 같다.
보험금 지급일 다음 날~30일연 6%30일 이후연 9%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 을 제3, 5,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비씨카드가 제이씨원에 이 사건 각 해제 통지를 하였고, 원고에게 제이씨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하여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함에 따라 원고는 비씨카드에 보험금 26,730,000원(이하 ‘이 사건 보험금’이라 한다)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 및 이 사건 한도거래약정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보험금 상당의 연대보증채권(이하 ‘이 사건 연대보증채권’이라 한다)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① 16,774,216원(= 이 사건 보험금 26,730,000원 - 원고가 2020. 8. 31. 일부 변제받았다고 자인하는 9,955,784원)과 ② 이 사건 보험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3,337,602원의 합계 20,111,818원(= 16,774,216원 + 3,337,602원) 및 그중 위 16,774,216원에 대하여 2021. 3. 2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9%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3호에 기한 이 사건 각 해제 통지의 효력에 관한 판단
1) 피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주계약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119조의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3호(이 사건에서는 해제가 문제 되므로 이하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이라 한다)는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에서 정한 관리인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그 효력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각 해제 통지는 효력이 없다(피고는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의 효력 유무에 관한 판단과 별개로, 제3자의 제이씨원에 대한 법적 조치가 이 사건 주계약의 목적 달성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사정 및 제이씨원에 시정이나 소명의 기회를 주었다는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에 따른 이 사건 각 해제 통지는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의 무효에 따라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에 따른 이 사건 각 해제 통보의 효력이 없음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 도산해제조항의 효력 유무
계약의 당사자들 사이에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그 자체를 당해 계약의 해제·해지권의 발생원인으로 정하거나 또는 계약의 당연 해제·해지사유로 정하는 특약(이하 ‘도산해제조항’이라 한다)을 두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쌍무계약으로서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당시 쌍방미이행 상태에 있는 계약에 대해서 별도의 법률규정이 없는 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다만 회생절차 진행 중에 계약을 존속시키는 것이 계약상대방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거나 회생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가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채무자회생법 제1조는 "이 법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자·주주·지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거나, 회생이 어려운 채무자의 재산을 공정하게 환가·배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19조 제1항은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 관리인에게 계약의 이행 또는 해제(해지)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민법 제2조는 "권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03조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도산해제조항의 경우 채권자들이 경쟁적으로 강제집행에 나서는 것을 중지시키고 영업을 계속하면서 공정하게 회생을 도모하고자 하는 회생절차에서 특정 채권자가 부당하게 우선권을 관철시키는 것이고, 회생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함으로써 영업을 계속하여 그 수익으로 채권자들에게 변제할 의도로 회생신청을 하였다고 해도 회생신청 그 자체를 해제·해지의 사유로 삼는 것이어서 위와 같은 채무자회생법 제1조, 제119조 제1항, 민법 제2조, 제103조를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나)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이라 한다) 제14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5조 제1호 또는 채무자회생법 제120조 제3항 본문과 같이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을 인정하는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산해제조항은 유효이다.
다)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을 부정하더라도 계약의 상대방은 회생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법정해제·해지권을 행사하여 회생채무자와의 계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라)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다38263 판결은 "쌍방미이행의 쌍무계약의 경우에는 계약의 이행 또는 해제에 관한 관리인의 선택권을 부여한 회사정리법 제103조의 취지에 비추어 도산해지조항의 효력을 무효로 보아야 한다거나 아니면 적어도 정리절차개시 이후 종료 시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도산해지조항의 적용 내지는 그에 따른 해지권의 행사가 제한된다는 등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판시함으로써 적어도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 도산해제조항을 무효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하였다.
마) 별지 ‘관련 국제기구의 입법지침 및 외국 입법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관련 국제기구의 입법지침이나 다수의 외국 입법례에서도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을 제한하고 있다.
3)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주계약이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상태에 있었으므로,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각 해제 통지는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가)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은 제이씨원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의 사유가 발생한 때에 비씨카드에 이 사건 주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해제권을 부여하는 내용으로서 도산해제조항에 해당한다.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주계약은 아래와 같이 쌍무계약이고 쌍방미이행 상태에 있었다.
나) 이 사건 주계약은 제이씨원이 비씨카드에 AI 분석 지원 솔루션(SAS Viya, 이하 ‘이 사건 솔루션’이라 한다) 라이선스(이하 ‘이 사건 라이선스’라 한다)를 공급하고 위 라이선스가 계약기간 동안 유지되도록 할 의무를 부담하고, 비씨카드는 제이씨원에 그에 대한 대가지급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쌍무계약이다. 제이씨원은 이 사건 라이선스의 공인 배포권자인 한국쌔스소프트웨어 유한회사와 ① 2018. 7. 6.경 SAS PARTNER 프로그램 현지 국가 계약을 체결하였고, ② 2018. 12. 31.경 비씨카드에 대한 이 사건 솔루션과 라이선스 공급에 관한 정품공급 및 기술지원 확약을 체결함으로써 비씨카드에 이 사건 솔루션과 라이선스를 공급할 준비를 모두 마쳤고, 이 사건 주계약에 따라 비씨카드에 납부할 계약보증금도 원고가 발행한 보증보험증권으로 납부를 완료한 상태였기 때문에, 비씨카드의 대금 지급이 있게 되면 비씨카드에 이상 없이 이 사건 솔루션과 라이선스를 공급할 수 있었다.
다) 이 사건 주계약의 계약기간은 2018. 12. 21.부터 2019. 12. 20.까지 1년이고(제3조 제1항), 해지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023. 12. 20.까지 동일 조건으로 1년씩 자동 연장된다는 규정(제3조 제2항)을 두고 있어 장기간의 계약기간을 예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주계약이 장기간의 계약기간을 예정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이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라) 이 사건 솔루션과 라이선스는 데이터 분석을 위한 프로그램에 대한 것일 뿐이어서 제이씨원의 비씨카드에 대한 이 사건 주계약에 따른 의무의 이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경우에도 비씨카드에 중대한 경제적 손해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주계약이 존속하더라도 비씨카드가 중대한 경제적 손해를 입는다거나 입을 것이 예상된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이 사건 주계약의 존속으로 제3자의 이익을 현저하게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마) 한편 이 사건 주계약이 존속하는 경우 제이씨원은 비씨카드로부터 이 사건 주계약에 따른 대금 267,300,000원(제5조 제1항)을 지급받아 이를 회생을 위한 재원으로 삼을 수 있게 되므로, 이 사건 주계약의 존속이 회생채무자인 제이씨원의 회생을 위하여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2호, 제8호, 제10호에 기한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의 효력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2호에 기한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의 효력
가)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2호는 ‘제이씨원이 이 사건 주계약의 이행능력이 없다고 비씨카드가 판단한 경우’를 해제 사유로 정하고 있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해제 사유는 비씨카드의 의사에 따라 이 사건 주계약을 자유롭게 해제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부가한 것으로서 일종의 민법상 순수수의조건에 해당하므로 무효라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수의조건은 조건의 성부가 당사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존하는 조건인데, 그중 전적으로 당사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존하는 수의조건은 순수수의조건으로 언제나 무효가 된다. 그런데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2호는 전적으로 비씨카드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이 사건 주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이는 순수수의조건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무효인 위 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는 효력이 없다.
2)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8호, 제10호에 기한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의 효력
가)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8호는 ‘계약기간 내 계약이행을 완료하지 못하거나 제이씨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완료할 가능성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같은 항 제10호는 ‘기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객관적으로 판단되는 경우’를 각 해제 사유로 정하고 있다.
나)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비씨카드의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 공문에 ‘제이씨원의 회생신청 및 제반 상황에 따라 제이씨원이 비씨카드에 이 사건 주계약을 정상적으로 이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2호, 제8호, 제10호에 따라 해제를 통보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음에 비추어 볼 때 비씨카드는 제이씨원의 회생절차개시신청에 기초하여 제이씨원에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를 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제이씨원의 회생절차개시신청이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8호, 제10호의 해제사유에 해당한다고 본다면 앞서 본 바와 같은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을 원칙적으로 무효로 보는 취지를 잠탈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제이씨원이 이 사건 주계약의 계약기간 내에 이행을 완료하지 못하거나 그의 귀책사유로 이행을 완료할 가능성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오히려 제이씨원에 대한 이 사건 회생절차는 조기종결 되기도 하였다) 등을 고려하여 보면, 비씨카드의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 당시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8호, 제10호의 해제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각 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는 효력이 없다.
 
다.  원고의 ‘제이씨원이 이 사건 주계약의 해제를 추인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제이씨원이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이 사건 주계약의 이행선택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고, 원고의 회생채권 신고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았으므로 제이씨원이 이 사건 주계약의 해제를 추인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2) 관련 법리
무효인 법률행위를 추인에 의하여 새로운 법률행위로 보기 위하여서는 당사자가 이전의 법률행위가 무효임을 알고 그 행위에 대하여 추인하여야 한다. 한편 추인은 묵시적으로도 가능하나,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그 행위로 처하게 된 법적 지위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럼에도 진의에 기하여 그 행위의 결과가 자기에게 귀속된다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볼만한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므로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관계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중하게 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법리를 고려하면, 당사자가 이전의 법률행위가 존재함을 알고 그 유효함을 전제로 하여 이에 터 잡은 후속행위를 하였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이전의 법률행위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법률행위가 무효임을 알거나 적어도 무효임을 의심하면서도 그 행위의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도록 하는 의사로 후속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다106607 판결 등 참조).
3)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0, 11호증, 을 제13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제이씨원이 이 사건 주계약의 해제를 묵시적으로라도 추인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원고는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2019. 3. 18. 미확정 구상채권 6,223,798,798원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는데, 제이씨원은 2019. 4. 3. 시부인표에 ‘미발생 구상채무이므로 채권은 시인하되, 의결권 부인’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나) 비씨카드는 2019. 6. 26. 원고에게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이에 원고는 2019. 7. 2. 제이씨원에 위와 같이 비씨카드로부터 보험금 지급 청구가 접수되었음을 통지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밝힐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9. 7. 5. 원고에게 유선통화로 위 보험금 지급 청구와 관련하여 이의제기 및 법적조치를 진행할 예정임을 통보하였다.
다) 채무자 제이씨원에 대한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① 2019. 7. 24. 자 추완시부인표에 원고의 미발생 구상채권 6,195,748,798원과 구상채권 28,050,000원 합계 6,223,798,798원을 회생채권으로 시인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고, ② 2019. 7. 24. 자로 인가된 회생계획에는 시인한 원고의 회생채권(구상채권) 28,050,000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원고의 미발생 구상채권 6,195,748,798원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권리변경 내역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라) 원고는 2019. 8. 8. 비씨카드에 보험금을 지급하였다.
마) 그 이후 개시된 피고 개인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원고는 2019. 11. 5. 확정보증채권 56,638,390원, 미확정보증채권 4,707,561,677원 합계 4,764,200,067원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다. 채무자 피고 개인에 대한 2019. 11. 28. 자 시부인표에 ‘비씨카드 관련 구상채권 27,145,230원은 보증사고 유무 및 채권의 존부에 다툼이 있으므로 일부 부인’이라는 시부인 사유가 기재되어 있다.
바)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제이씨원은 아직 원고의 비씨카드에 대한 보험금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가 신고한 미발생 구상채권 6,223,798,798원을 일응 회생채권으로 시인하되 추후 비씨카드의 보험금 지급 청구의 효력을 다투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제이씨원에 대한 회생계획이 인가된 이후에야 비로소 원고의 비씨카드에 대한 보험금 지급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피고는 그 후에 개시된 피고 개인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위 보험금 지급의 효력 및 이 사건 연대보증채권의 존부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사) 또한 위와 같이 제이씨원 또는 피고가 이 사건 주계약이 존속함을 전제로 지속적으로 비씨카드의 보험금 지급 청구 등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제이씨원이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법원에 이 사건 주계약의 이행선택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제이씨원이 이 사건 주계약의 해제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소결론
따라서 비씨카드의 제이씨원에 대한 이 사건 각 해제 통지는 효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주계약의 해제를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연대보증채권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연대보증채권의 발생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관련 국제기구의 입법지침 및 외국 입법례: 생략

판사 정준영(재판장) 민달기 김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