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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기)

[울산지법 2007. 8. 31. 선고 2006가단52531 판결 : 확정]

【판시사항】

임대차계약의 체결 당시 이미 임차목적물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 공인중개사가 임차보증금의 보호를 위하여 취해야 하는 조치

【판결요지】

임대차계약의 체결 당시 이미 임차목적물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 공인중개사는 잔금지급 이후 근저당권이 말소되지 아니할 경우 그 근저당권의 실행으로 인해 그 임차보증금을 보호받지 못할 위험성이 있음을 충분히 설명하고 그러한 법률관계를 확인하는 서면을 작성하여야 하며, 그 위험성에 대한 대비책으로 임차보증금이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상환에 사용되는 등의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관여하여 확인하거나, 임차인으로 하여금 잔금을 임대인측에게 직접 지급하지 말고 예치하거나 또는 차라리 잔금기일을 더 연기하더라도 근저당권의 말소와 동시에 지급하도록 하는 등 그 임차보증금의 보호를 위한 여러 법적 조치 내지 위험대비책 등을 적극적으로 조언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참조조문】

구 부동산중개업법(2005. 7. 29. 법률 제7638호로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현행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30조 참조)


【전문】

【원 고】

【피 고】

【변론종결】

2007. 8. 14.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19,465,220원 및 이에 대하여 2007. 1. 6.부터 2007. 8. 31.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와 피고가 각 1/2씩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38,930,44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의 관계
피고는 (상호 생략)공인중개사라는 상호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공인중개사이고, 원고는 피고에게 중개를 의뢰하여 그 중개를 통해 아래와 같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자이다.
 
나.  임대차계약의 체결
(1) 원고는 2005. 5. 19. 피고의 중개하에 소외 1 소유의 울산 남구 신정동 452-20 창우골든파크 (동호수 생략)(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관하여 소외 1의 아버지이자 대리인인 소외 2와 사이에 임차보증금 8,500만 원, 임차기간 2005. 7. 15.로부터 2년간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2) 위 임대차계약 당시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소외 3 명의의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가 경료되어 있었고, 옥동새마을금고 앞으로 채권최고액 금 7,150만 원(실제 피담보채무액은 금 5,500만 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어 있었다.
(3) 이에 원고는 위 임대차계약 당시 임차보증금 8,500만 원 중 계약금 400만 원을 위 계약당일 지급하면서, 나머지 임차보증금 중 중도금 4,100만 원은 2005. 6. 30.까지, 잔금 4,000만 원은 2005. 7. 15.까지 각 지급하되, 중도금 지급시 가등기는 말소하고, 잔금 지급 이전에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도 말소하며, 잔금 지급시에 원고 앞으로 전세권설정등기를 하여 주기로 소외 2와 특약하였다.
 
다.  중도금 및 잔금의 지급과 위 특약의 변경
(1) 그 후 원고와 피고 및 소외 2는 위 중도금 지급일 전에 만난 자리에서 중도금은 같은 해 7월 4일 지급하되 그 때 바로 원고 앞으로 전세권설정등기를 하고, 한편 잔금지급이 되더라도 바로 옥동새마을금고의 대출금을 모두 변제하기가 어려워 잔금 4,000만 원 중 3,000만 원을 위 대출금 5,500만 원의 변제에 사용하며, 나머지 대출금 2,500만 원은 잔금지급일로부터 3개월 내에 변제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여 주기로 하면서, 그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임대인측으로부터 현금보관증을 작성·제출받기로 위 특약을 변경하였다.
(2) 위 특약에 따라 원고는 중도금 및 잔금을 모두 지급하였고, 피고에게 중개수수료도 지급하였다.
(3) 중도금의 지급에 따라 위 가등기가 2005. 7. 5. 말소되었다.
 
라.  근저당권의 실행
(1) 그런데 임대인인 소외 1과 그의 대리인인 소외 2는 원고로부터 잔금을 모두 지급받았음에도 위 특약을 위반하여 옥동새마을금고에게 대출금을 전혀 변제하지 아니하였다.
(2) 이에 따라 옥동새마을금고는 울산지방법원에 위 근저당권에 기한 부동산임의경매신청을 하여, 그 경매절차에서 소외 4가 이 사건 건물을 낙찰받은 후 2006. 9. 13.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3) 위 경매절차에서 원고는 위 임차보증금의 배당을 요구하였으나 금 46,069,560원만을 배당받았고, 임대인인 소외 1 및 대리인인 소외 2의 행방을 찾을 수 없어 현재까지 나머지 임차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공인중개사로서 중개의뢰인인 원고가 임대차계약에 있어 불측의 손해를 입지 않도록 법률적 조언을 하고 임대인측이 계약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확인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는 별다른 법률적 효력이 없는 현금보관증만 받으면 된다는 등의 말로 원고의 판단을 그르치게 하였고, 잔금지급장소에도 입회하지 아니하여 그 잔금이 약정대로 대출금변제에 사용되는지도 확인하지 않는 등 원고로 하여금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임대인에게 임차보증금을 모두 지급하도록 하였고, 그로 인해 결국 말소하기로 약정된 근저당권이 실행됨에 따라 원고가 임차보증금 중 금 38,930,440원(=임차보증금 85,000,000원 - 배당액 46,069,560원)의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는, 자신이 이 사건 건물에 이미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음을 원고에게 설명하였고, 위 기초사실에서와 같이 특약사항이 변경된 것은 원고와 임대인측의 합의하에 의한 것인데다가 현금보관증에 관한 것도 그것을 자신이 제안한 것이 아니라 임대인의 제안을 원고가 받아들인 것이며, 잔금장소에 입회하지 아니한 것도 원고가 잔금지급기일에 임대인측과 일방적으로 만나서 지급한 것이고 자신이 참석할 테니 기다려 달라고 해도 원고가 기다려 주지도 아니하였으므로, 결국 원고의 주장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3.  판 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인정 사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3·5~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위 임대차계약을 중개하면서 원고에게 중개대상물의 상태·위치·권리관계 등을 확인하는 서면을 작성·제시하지 아니한 사실, 위 특약사항이 변경될 당시 소외 2가 원고에게 잔금을 지급받더라도 바로 근저당권을 말소할 수는 없고 잔금 4,000만 원 중 3,000만 원만을 우선 변제에 사용하고 나머지 대출금 2,500만 원은 3개월 내에 변제하기로 하되, 대신 그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임대인측의 이름으로 그 2,500만 원에 관하여 현금보관증을 써주겠다고 제안하자 원고가 그러한 방법이 적정한 것인지 중개인인 피고에게 자문을 구한 사실, 그런데 피고는 이에 대하여 현금보관증이 차용증보다 더 효력이 있다면서 원고가 가족들과 상의하여 알아서 판단하라는 취지로 말해준 사실, 그 후 잔금 지급기일에는 원고가 소외 2에게 잔금을 지급하였으나 그 잔금지급장소에 피고가 입회하지 못하여 그 잔금 중 3,000만 원이 실제로 대출금의 변제에 사용되는지 확인하지 못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2) 관련 법령
구 부동산중개업법(2005. 7. 29. 법률 제7638호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에 의하면, 중개업자는 당해 중개대상물의 거래상의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된 언행 기타의 방법으로 중개의뢰인의 판단을 그르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되고( 제15조 제1호), 전문중개인으로서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중개행위를 하여야 하며( 제16조 제1항), 중개의뢰를 받은 경우에는 당해 중개대상물의 상태·위치·권리관계 등을 확인하여 이를 당해 중개대상물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중개의뢰인에게 서면으로 제시하고 성실·정확하게 설명하여야 하고( 제17조 제1항), 거래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거래계약의 이행이 완료될 때까지 계약금 또는 중도금을 중개업자 또는 제3자의 명의로 금융기관 또는 제3자의 명의로 금융기관 등에 예치하도록 거래당사자에게 권고할 수 있으며( 제19조의2), 중개업자가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제19조 제1항)고 규정되어 있다.
(3) 판 단
위 관련 법령의 규정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체결 이전에 옥동새마을금고 앞으로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으므로, 공인중개사로서 관련 민사법령의 전문가인 피고로서는 그 경우 잔금지급 이후 근저당권이 말소되지 아니할 경우 그 근저당권의 실행으로 인해 그 임차보증금을 보호받지 못할 위험성이 있음을 충분히 설명하고 그러한 법률관계를 확인하는 서면을 작성하여야 하며, 그 위험성에 대한 대비책으로 임차보증금이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상환에 사용되는 등의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관여하여 확인하거나, 원고에게 잔금을 임대인측에게 직접 지급할 것이 아니라 잔금을 예치하거나 또는 차라리 잔금기일을 더 연기하더라도 근저당권의 말소와 동시에 잔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등 그 임차보증금의 보호를 위한 여러 법적 조치 내지 위험대비책 등을 적극적으로 조언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는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에 관한 확인서면을 작성하지도 아니하였고, 특약 사항을 변경하면서 근저당권의 말소를 잔금 지급 이후로 하자는 임대인측의 제안에 대하여 원고로부터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지 자문을 요청받았음에도, 현금보관증이 차용증보다 효력이 있으니(현금보관증이나 차용증이나 모두 단순한 증거자료에 불과할 뿐, 둘 사이의 효력에 특별한 우열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고, 그러한 문서가 존재한다고 하여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거나 우선변제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이러한 점은 비단 공인중개사와 같은 법률관련직에 있는 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라고 보아야 한다) 원고의 가족과 상의하여 결정하라는 공인중개사로서의 법률지식과 조언의무에 맞지 않는 무책임한 조언만을 하였을 뿐 위와 같은 법적조치에 관한 아무런 조언을 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피고는, 중개인으로서 변경된 특약에 따라 잔금 중 3,000만 원이 실제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에 변제되는지 관여하여 확인하여야 함에도 잔금 지급시에 입회조차 하지 못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래 잔금지급기일에 만나는 시간을 정하지는 아니하였는데 당일 잔금을 지급하겠다는 원고의 전화를 받고 현재 자신이 외지에 있어 1시간만 기다려 달라고 하였음에도 원고가 자신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잔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잔금지급시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자신의 귀책사유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중개인으로서는 잔금지급과 관련하여 근저당권의 말소 등과 같은 특약이 있다면 그러한 특약의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그 잔금지급장소에 참석하기 위하여 잔금지급기일 이전에 미리 잔금지급시간과 장소를 계약당사자들과 연락·협의하여 결정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피고 주장 자체로도 그러한 협의를 할 의무를 태만히 한 것으로 보이므로, 결국 잔금지급장소에 입회하지 못한 것은 피고의 귀책사유로 보아야 할 것이고, 잔금 중 3,000만 원이 실제로 피담보채무의 변제에 사용되었다면 원고가 배당절차에서 좀더 임차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공인중개사인 피고는 위와 같은 잘못을 저지른 과실이 있고, 이로 인해 원고가 그 임차보증금의 보호를 받지 못하여 임차보증금 중 금 38,930,440원을 회수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위 법 제19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도 그 잔금 중 3,000만 원이 실제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변제에 사용되는지 확인하지 아니한 점, 앞서와 같이 현금보관증이나 차용증을 받아두더라도 임차보증금의 보호에는 특별한 도움이 되지 아니한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말을 만연히 믿고 특약사항을 변경한 점 등 원고가 손해를 입게 된 데에 원고의 과실도 원인이 된 점을 비롯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체결 경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
 
다.  소 결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금 19,465,220원(=38,930,440원 × 0.5)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2007. 1. 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의 판결선고일인 2007. 8. 31.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해진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