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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의)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다3822 판결]

【판시사항】

[1] 의사의 환자에 대한 진료상 주의의무의 내용 및 진단상의 과실 유무의 판단 기준
[2] 의사의 의료행위에 있어서 주의의무의 기준이 되는 의료수준의 의미 및 그 평가 방법
[3] 피해자측에서 의료상의 과실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한 경우, 의료상의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 추정 여부(적극)
[4] 산모가 산전 소변검사 결과 요당 약양성 반응을 보이는 등의 사정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질식분만 방식으로 분만을 유도하던 중 태아가 거대아인 관계로 견납난산을 하게 되어 태아에게 상완신경총 손상이 발생한 경우, 산부인과 의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행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특히 진단은 문진·시진·촉진·청진 및 각종 임상검사 등의 결과에 터잡아 질병 여부를 감별하고 그 종류, 성질 및 진행 정도 등을 밝혀내는 임상의학의 출발점으로서 이에 따라 치료법이 선택되는 중요한 의료행위이므로, 진단상의 과실 유무를 판단하는 데에는 비록 완전무결한 임상진단의 실시는 불가능할지라도, 적어도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의 범위 안에서 해당 의사가 전문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상의 윤리와 의학지식 및 경험에 터잡아 신중히 환자를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하는 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따져 보아야 한다.
[2]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담당하는 의사에게는 그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가 요구되고, 따라서 의사로서는 환자의 상태에 충분히 주의하고 진료 당시의 의학적 지식에 입각하여 그 치료방법의 효과와 부작용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최선의 주의를 기울여 치료를 실시하여야 하며, 이러한 주의의무의 기준은 진료 당시의 이른바 임상의학의 실천에 의한 의료수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나, 그 의료수준은 규범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으로 파악되어야 하고, 해당 의사나 의료기관의 구체적 상황을 고려할 것은 아니다.
[3] 의료행위에 관하여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책임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의료행위상 주의의무의 위반, 손해의 발생 및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나, 의료행위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고 그 의료의 과정은 대개의 경우 환자 본인이 그 일부를 알 수 있는 외에 의사만이 알 수 있을 뿐이며, 치료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의료기법은 의사의 재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손해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인지 여부는 전문가인 의사가 아닌 보통인으로서는 도저히 밝혀낼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환자측이 의사의 의료행위상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므로,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측에서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서 저질러진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의 과실이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 이를테면 환자에게 의료행위 이전에 그러한 결과의 원인이 될 만한 건강상의 결함이 없었다는 사정을 증명한 경우에는, 의료행위를 한 측이 그 결과가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
[4] 산모가 산전 소변검사 결과 요당 약양성 반응을 보이는 등의 사정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질식분만 방식으로 분만을 유도하던 중 태아가 거대아인 관계로 견납난산을 하게 되어 태아에게 상완신경총 손상이 발생한 경우, 산부인과 의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750조

[2]

민법 제750조

[3]

민법 제750조
,

민사소송법 제288조

[4]

민법 제75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다59304 판결(공1994상, 1468)
,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38442 판결(공1998상, 872)
/[2]

대법원 1997. 2. 11. 선고 96다5933 판결(공1997상, 730)
,


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12270 판결(공1998하, 2216)
,


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다45379, 45386 판결(공1999상, 772)
,


대법원 2000. 1. 21. 선고 98다50586 판결(공2000상, 470)
,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0다16237 판결(공2002상, 1229)
/[3]

대법원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공1995상, 1281)
,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다3709 판결(공1999하, 1381)
,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다10479 판결(공1999하, 2032)
,


대법원 2000. 1. 21. 선고 98다50586 판결(공2000상, 470)
,


대법원 2000. 9. 8. 선고 99다48245 판결(공2000하, 2074)
,


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1다19486 판결(공2002하, 2284)


【전문】

【원고,피상고인】

【피고,상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1. 11. 29. 선고 2000나36455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에 기초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가.  원고 2에 대한 피고의 산전진찰 및 분만과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견갑난산을 분만 전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견갑난산이 발생할 위험요인으로 여러 가지가 있어 그것들이 다인적 요인으로 영향을 주며 단일 요인에 의하여 견갑난산이 발생한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할지라도, 임산부가 경산부이거나 임산부에게 당뇨가 있는 경우에 거대아를 임신할 가능성이 높고, 특히 당뇨가 있는 임산부의 경우에는 불균형하게 복부와 어깨가 큰 거대아를 임신할 가능성이 높아 견갑난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높으므로, 산부인과 전문의인 피고로서는 일단 위 원고에게 당뇨의 증상이 있으면 그에 따른 견갑난산의 발생가능성을 예측하여 질식분만이 아닌 제왕절개술에 의한 분만도 고려하였어야 할 것인데, 1993. 12. 3. 실시한 산전진찰에서 위 원고에게 요당에 약양성의 반응이 있었으며 실제로 출산 후 당뇨증세가 있었으므로, 피고는 산전에 위 원고에게 당뇨증세가 있는지 여부를 확진하기 위하여 기왕력이나 가족력을 조사하고 임신성 당뇨검사를 실시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
또한, 산전진찰 과정에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고 있던 원고 1에게 이 사건 분만 직후에 나타난 상완신경총 마비증세는 분만 도중 견갑난산에 처하자 피고가 위 원고의 어깨를 만출시키는 과정에서 미숙한 솜씨로 무리하게 견인함으로써 발생하였다고밖에 볼 수 없고, 따라서 위 원고의 그 증세가 산전진찰상의 과실 및 분만시술상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피고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
 
나.  원심은 또, 1993. 12. 3. 원고 2를 진찰할 당시 소변검사에서 당이 약양성으로 나왔으나, 이는 호르몬의 변화에 따른 것일 수도 있어 반드시 그 결과만으로 임신성 당뇨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당시 미국에서 임신성 당뇨검사는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선별적으로 추천되고 있었을 뿐, 우리 나라에서는 이에 관한 지침도 없고 의료보험의 대상도 아니었으므로, 임신성 당뇨검사를 하지 않은 데 과실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소변검사에서 당이 약양성으로 나오는 경우 임신성 당뇨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다면, 산부인과 전문의인 피고로서는 비록 임신성 당뇨검사에 대한 지침이 없고 의료보험 대상이 아니더라도, 당연히 같은 원고에게 당뇨검사의 실시를 권고하고 이를 시행하였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2.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행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특히 진단은 문진·시진·촉진·청진 및 각종 임상검사 등의 결과에 터잡아 질병 여부를 감별하고 그 종류, 성질 및 진행 정도 등을 밝혀내는 임상의학의 출발점으로서 이에 따라 치료법이 선택되는 중요한 의료행위이므로, 진단상의 과실 유무를 판단하는 데에는 비록 완전무결한 임상진단의 실시는 불가능할지라도, 적어도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의 범위 안에서 해당 의사가 전문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상의 윤리와 의학지식 및 경험에 터잡아 신중히 환자를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하는 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따져 보아야 한다(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38442 판결 등 참조).
또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담당하는 의사에게는 그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가 요구되고, 따라서 의사로서는 환자의 상태에 충분히 주의하고 진료 당시의 의학적 지식에 입각하여 그 치료방법의 효과와 부작용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최선의 주의를 기울여 치료를 실시하여야 하며, 이러한 주의의무의 기준은 진료 당시의 이른바 임상의학의 실천에 의한 의료수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나, 그 의료수준은 규범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으로 파악되어야 하고, 해당 의사나 의료기관의 구체적 상황을 고려할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0. 1. 21. 선고 98다5058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원래 의료행위에 관하여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책임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의료행위상 주의의무의 위반, 손해의 발생 및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나, 의료행위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고 그 의료의 과정은 대개의 경우 환자 본인이 그 일부를 알 수 있는 외에 의사만이 알 수 있을 뿐이며, 치료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의료기법은 의사의 재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손해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인지 여부는 전문가인 의사가 아닌 보통인으로서는 도저히 밝혀낼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환자측이 의사의 의료행위상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므로,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측에서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서 저질러진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의 과실이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 이를테면 환자에게 의료행위 이전에 그러한 결과의 원인이 될 만한 건강상의 결함이 없었다는 사정을 증명한 경우에는, 의료행위를 한 측이 그 결과가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다3709 판결, 2000. 9. 8. 선고 99다48245 판결 등 참조).
 
3.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원심의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2에 대해 피고가 임신 초기인 1993. 12. 3.(임신 12+4주) 실시한 소변검사결과 요당치가 약양성(+/-)의 반응을 나타내었는바, 이는 양성과 음성의 중간 정도로서 비록 그 자체가 곧바로 임신성 당뇨 상태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러한 결과가 의학상 완전히 무시되어도 좋은 검사치는 아니고, 피고의 주장과 같이 호르몬의 변화에 따른 것일 수도 있지만, 임신성 당뇨의 가능성 또는 적어도 그 후 임신 주수가 증가함에 따라 임신성 당뇨로 진행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피고로서는 그와 같은 임신성 당뇨와의 관련성까지도 감안하여 그 소변검사결과를 토대로 같은 원고의 기왕력이나 가족력을 조사하여 그 요당치가 임신과 관련된 것일 가능성이 있는지부터 확인한 다음, 나아가 그 때에 임신성 당뇨의 선별검사 또는 진단적 검사(모두 혈중 당수치를 검사하는 것들임)를 실시하든가 아니면 적어도 임신 주수의 증가에 따른 임신성 당뇨로의 진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임신 주수가 24 내지 28주쯤의 중기에 이르렀을 무렵에라도 임신성 당뇨의 선별검사 또는 진단적 검사를 실시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당뇨 증세가 있는 경산부인 경우에는 거대아가 되어 견갑난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질식분만 중 견갑난산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그 분만 과정에서 상완신경총 마비의 후유증을 완전히 예방할 방법이 없어 그 후유증이 발생할 확률이 16.8%나 되며, 그와 같은 상완신경총 마비 증세가 올 경우 영구적인 후유장해가 발생하는 등 중대한 결과를 일으키는 반면에, 거대아인지 여부 등을 진단하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실시되는 초음파검사방법이 피고의 주장과 같이 65% 정도의 비교적 낮은 정확도를 보이고, 특히 임산부가 비만한 경우나 태아가 거대아인 경우 그 정확도가 더욱 떨어지며, 4.5㎏ 이상의 태아에서 양성 예측률이 33%에 불과한 점 등 한계를 지니고 있다면, 피고로서는 더욱더 그 소변검사결과가 호르몬의 변화에 따른 것이거나 그 자체를 임신성 당뇨로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아니 되었을 것이고, 여기에 당뇨 증세가 있는 경산부인 경우에는 거대아를 임신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가, 당시 원고 2가 피고로부터 초음파검사에 따르면 임신한 태아가 크다는 말을 듣고, 전에 맏딸인 원고 3을 출산할 당시 난산한 경험이 있고 임신한 태아가 크다는 말을 들어 정상적인 질식분만이 아닌 제왕절개술에 의한 출산을 희망한 사실과 임신성 당뇨의 선별검사나 진단적 검사, 특히 선별검사는 비용이 많이 들거나 복잡한 검사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더욱 그러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고 할 것이며, 피고의 주장과 같이, 소변검사에서 요당치가 약양성으로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 검사만으로 호르몬 변화에 의한 것인지, 임신성 당뇨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없어 곧바로 임신성 당뇨로 볼 수 없고, 요 검사상 당이 약양성이라는 것은 양성과 음성의 중간으로 의사에 따라서 양성으로 보지 않을 수도 있다거나, 그 당시 우리 나라에서는 임신성 당뇨 선별검사에 관하여 학회 차원에서 정해진 지침(가이드라인)이 없었고, 의료보험의 급여대상이 아니어서 일부 의료기관에 따라 부분적으로 시행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수는 없다.
 
4.  그리고 이 사건의 경우 앞에서 본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 즉 과실과 원고 1의 상완신경총 손상으로 인한 후유장해와의 인과관계는, ① 피고가 원고 2가 임신성 당뇨 상태에 있게 된 것을 진단해 내지 못하였고, ② 위 원고의 임신성 당뇨로 인해(적어도 다른 원인들과 함께) 거대아를 출산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적어도 다른 원인들과 함께) 견갑난산이 되었으며, ③ 피고가 거대아 출산과 견갑난산을 예견하지 못함으로써 제왕절개술이 아닌 질식분만 방법을 택하게 되었고, ④ 그 견갑난산 과정에서 피고의 분만시술상의 과실이 더하여지거나 또는 불가피하게 상완신경총 손상이 발생한 것인바, 이와 같은 인과관계는 원고들이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에게 입증책임이 전환되어 있으므로, 피고는 적어도 그 인과관계를 이루는 사실들 중 어느 하나의 부존재를 입증하여야만 그 책임을 면하게 된다.
우선 피고는, 원고 2가 출산 당시까지 임신성 당뇨 상태에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또는 위 원고의 출산 후 당뇨 증세가 임신성 당뇨에 의하여 진행된 것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거나, 나아가 출산 당일 실시한 소변검사 결과가 약양성(+/-)으로 나왔다는 점을 근거로 오히려 임신성 당뇨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위 원고가 임신기간 중에 임신성 당뇨 상태에 있었다는 점은 원고들이 입증할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고(원고 2를 임신기간 동안 계속 진단한 피고 스스로 필요한 혈당치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는 이제 와서 원고들이 그 입증을 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 것도 부당하다.), 한편 소변검사 결과가 약양성으로 나온 것을 두고 곧바로 임신성 당뇨라고 할 수 없지만, 반대로 이 점이 임신성 당뇨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입증한다고 할 수도 없다.
피고는 또, 원심이 거대아 출산 가능성이 높아지는 '과다한 혈당'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심리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나, 이는 피고 자신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는 사항에 대해 심리미진을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다(거대아 출산 가능성이 높아지는 '과다한 혈당'이 어느 정도인지를 심리한다고 하더라도, 원고 2의 임신기간 중의 혈당치를 이제 와서 밝힐 수도 없는 이상 그 의미가 없고, 임신기간 중 계속해서 위 원고를 진단해 온 피고가 혈당측정을 실시하지 않고서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 또한 사리에 맞지 않는다.).
한편, 임신성 당뇨의 경우 7% 정도에서 견갑난산이 발생한다는 것인바(기록 479쪽), 이와 관련하여 피고가 원고 2의 임신성 당뇨를 진단해 내고, 이 점을 위 원고에게 설명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원고가 그와 같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굳이 제왕절개술이 아닌 질식분만을 원하였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을 뿐 아니라, 위 원고는 이미 본 바와 같이 제왕절개의 방식을 희망하였음에도 피고가 이를 듣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록, 피고 주장과 같이 피고에게 분만시술상의 과실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즉 견갑난산 과정에서 원고 1에게 상완신경총 손상이 발생한 것이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앞에서 본 인과관계가 단절된다고 할 수도 없다(기록상 원심의 판시와 같이 '피고가 위 원고의 어깨를 만출시키는 과정에서 미숙한 솜씨로 무리하게 견인함으로써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거나 추정할 만한 사유는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 내지 판단은 부적절한 것으로 보이나, 그 결론에는 영향이 없다.).
 
5.  따라서, 원심판결의 이유 설시는 다소 부적절하거나 미흡하지만,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결론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 위배로 사실을 오인하거나, 의료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주심) 변재승 이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