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제42회사법시험제1차시험불합격처분취소청구

[국민권익위원회 2000-04922, 2000. 8. 28., 기각]

【재결요지】

사 건 00-04922 제42회사법시험제1차시험불합격처분취소청구

청 구 인 김 ○ ○

경상남도 ○○시 ○○동 114-13

대리인 변호사 박○○

피청구인 행정자치부장관

청구인이 2000. 7. 1. 제기한 심판청구에 대하여 2000년도 제31회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는 주문과 같이 의결한다.

【주문】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한다.

【청구취지】

피청구인이 2000. 5. 6. 청구인에 대하여 한 제42회사법시험제1차시험불합격처분은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이 2000년도에 실시한 제42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에 응시하여 평균 84.16점을 받았으나 합격 평균점수인 84.44점에 미달하였다는 이유로, 피청구인이 2000. 5. 6. 청구인에 대하여 불합격처분(이하 “이 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청구인 주장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가. 제42회사법시험제1차시험 과목 중 민법 2문제, 형법 1문제, 경제법 2문제에 피청구인이 선정한 정답에 잘못이 있는 바, 청구인이 선택한 정답을 위 문제의 정답으로 처리하거나 모두 맞게 하면 청구인은 합격선을 넘으므로 이 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나. 피청구인은 제42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 과목 중 민법 3책형 14번(1책형 33번) 문제의 정답을 ①번으로 처리하였는데 ④번도 정답이 될 수 있다. 민법 제217조 위반으로 인한 방해배제청구권의 발생근거로 소유권 기타 물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드는 것이 통설이다. 그러나 이는 민법 제217조 위반으로 인한 방해배제청구권이 소유권 기타 물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과 같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지 행사 자체도 물권침해만을 근거로 하는 것은 아니며, 불법행위를 이유로 해서도 그 행사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즉 민법 제217조제1항 위반은 불법행위가 되고 그 불법행위를 이유로 소유권 기타 물권에서 근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본 문제에서는 지문 ②로 보아서 이미 악취와 소음이 甲의 생활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고, 따라서 甲으로서는 불법행위를 이유로 이미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침해에 대비해서 일정한 시설(차단시설)의 설치를 요구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④도 틀린 지문이므로 정답은 ①과 ④가 되어야 할 것이다.


다. 피청구인은 제42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 과목 중 민법 3책형 28번(1책형 8번) 문제의 정답을 ④번으로 처리하였는데 ①번이 정답이다. 과거 친생자추정에 관해서는 학설이 무제한설과 제한설로 대립되어 있었는데, 198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판결 이전까지는 판례는 무제한설의 입장이었고 학설은 제한설이 통설이었다. 그러다가 1983년 전원합의체판결로 통설이 모두 제한설의 입장을 취하게 되었다. 제한설은 친생자의 추정을 기간에 의하여 형식적, 획일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夫와 성적 교섭에 의하여 子가 포태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 명백한 때에는 친생자의 추정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그 해석을 제한하자는 것이다(이○○ 가족법 103p, 김□□ 제5전정판 친족상속법 240p, 홍○○ 가족법연구 9호 188쪽 이하, 조○○ 가족법연구11호 162p). 그런데 그 제한설에 관해서도 친생자의 추정을 인정할 수 없는 ‘夫와의 성적 교섭에 의해 子가 포태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 명백한 때’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와 관련하여 외관설, 혈연설, 절충설의 대립이 있다(홍○○ 가족법연구 9호 188쪽 이하, 조○○ 가족법 연구 11호 164쪽, 김△△ 연습 618쪽, 이○○ 사법행정<92년 4월호> 79쪽, 김▽▽ 교수 저 친족상속법에서 는 외관설, 절충설 대신 제1설, 제2설로 구분하고 있음). 외관설을 취하는 박□□ 교수에 의하면 ‘명백한 때’란 (1) 夫가 행방불명 혹은 생사불명인 때 (2) 夫가 입대중, 수감중, 입원중 또는 외국체재 등 부재중인 때 (3) 혼인이 파경하여 사실상 이혼상태로 별거중인 때 (4) 夫와 子간에 명백한 인종차가 있을 때를 말하는 것이며 (5) 夫의 생식불능이나 (6) 夫와 子간의 혈액형의 배치 등은 명백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대해 혈연설은 위의 예 중 (5), (6)의 경우에도 친생자 추정이 인정되지 않는 명백한 때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절충설은 외관설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가정평화주의와 혈연진실주의의 제 이념을 비교하여 가정의 평화가 깨어진 경우에는 혈연진실주의를 우선시켜서 친생자추정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하자는 견해이다(이는 과거에 비해 생식불능이나 혈액형의 배치를 쉽게 판별할 수 있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도 외관설에도 혈연설쪽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학설의 태도에 대해서 이○○ 교수는 절충설의 존재를 부인하면서 위의 예중 (5), (6)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견해(학설을 논하시는 분 중 명칭을 부여하는 교수에 의하면 절충설 내지 제2설에 해당)를 외관설이라고 한다. (청구인이 전화를 통해서 확인. 고○○ 사법행정<84년 2월호> 55쪽이하도 절충설의 소개가 없어 이○○ 교수의 견해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이○○ 교수의 견해가 맞다면 더 이상 다수설, 소수설의 논의는 불필요하다. 청구인의 주장이 바로 학설의 명칭여하에 관계없이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를 포함하는 것을 다수설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현재 저서에 의해 외관설을 취하는 교수는 박□□ 교수 외에는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절충설 내지 제2설을 주장하는 교수는 김□□, 이○○, 김△△, 양○○, 이□□, 김▷▷, 조○○, 정○○, 고○○, 이○○, 홍○○ 교수 등으로 박□□ 교수를 제외하고 교재로 나와있는 교수들의 저술 중 외관설을 취한 학자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런데 이○○ 교수의 저서에서 외관설이 다수설이라고 표현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5), (6)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포함하는 경우가 외관설이라면 결국 외관설 = 절충설이 되어 두말할 필요도 없이 청구인의 주장과 일치하는 것이고, 만약 다른 교수의 견해처럼 예외적인 경우를 포함하지 않는 경우를 외관설이라 하면 그래도 위와 같이 절충설을 취는 교수가 더 많은 관계로 절충설을 다수설이라고 할 수 있다. 홍○○ 교수는 가족법 연구 9호 191쪽에서 우리 나라의 다수설이 절충설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김▷▷ 교수 저 민법개론 791쪽에는 외관설을 유력설로 표현하고 있는데 유력설은 분명 다수설과는 다른 것이다. 즉 현재 다수설은 아니지만 장차 다수설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현재는 소수설임을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피청구인은 학계의 다수설이 외관설이라고 하는데 그 외관설이 위(3)과 같이 어떤 입장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교수처럼 외관설=절충설(절충설의 존재를 부인하는 입장)이라면 청구인과 의견이 같으므로 별 문제가 안되고 외관설≠절충설인 입장이라면 어떤 근거로 외관설이 다수설인지를 밝혀야 할 것이다. 수험생뿐만 아니라 유명학원의 전문강사조차 알지 못하는 학계의 다수설이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근거에서 나온 것인지 교수의 성함과 저서(논문포함)를 명백히 밝혀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즉 교수들끼리만 모여서 구두로 나눈 견해를 기준으로 다수설을 정했다면 이는 마땅히 비난받을 태도로 보여진다. 왜냐하면 수험생은 활자매체를 통해 교수의 견해를 알 수 있고 또한 그것으로 다수설ㆍ소수설을 판단하여 객관식 시험에 임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교수처럼 절충설을 부정하고 예외적인 경우를 포함하는 경우를 외관설로 보든 아니면 절충설의 존재를 긍정하면서 예외적인 경우를 포함하는 경우를 절충설로 보든 다수설은 분명 예외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비록 판례의 입장이 외관설이라고 볼 수 있다 하더라도 학설은 분명 예외적인 경우를 포함하는 견해가 다수설이며, 또한 원칙과 예외에 관한 채점기준등을 종합하여 볼 때 답은 마땅히 ㄱ,ㄴ,ㄷ,ㄹ,ㅁ을 모두 포함하는 ①이 되어야 할 것이다.


라. 피청구인은 제42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 과목 중 형법 3책형 1번(1책형 1번) 문제의 정답을 ①번으로 처리하였는데 이 문제에 대하여는 정답이 없다. ‘이른바 다수설’은 경향범의 경향을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 인정하고 있으며, 또한 ‘이른바 다수설’은 적극적으로 음화등 반포죄가 경향범이라거나 또는 적극적으로 경향범이 아니라는 서술을 하지 않고 있지만, 음란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범죄는 성욕의 자극충족의 주관적 경향의 표출이라는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요소를 갖는다고 볼 수 있으므로 명시적인 표현만을 하지 않고 있을 뿐, 음화반포죄도 경향범에 해당된다는 전제하에 기술하고 있다. 이는 경향범으로 보는 견해에 동의하고 있는 것을 봐야 할 것이며(Qui non improbat, approbat. 불찬성이라고 말하지 않는 자는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위 문제의 경우 정답은 없는 것이다.


마. 피청구인은 제42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 과목 중 경제법 2책형 29번 문제의 정답을 ④번으로 처리하였는데 이 문제에 대하여는 정답이 ①,②,④번이 된다. 문제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는 정답의 요건은 무효로 되지 않는 약관이거나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1호를 적용하지 않는 약관이므로, 정답이 되려면 이들 중 하나의 요건을 충족하면 된다. 그러나, 이 요건들 중 ‘둘 다 충족하는 경우(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1호외의 불공정약관조항을 적용하고, 무효로 되지 않는 약관)만’을 묻고 있는 문제로 볼 수는 없다. 이 같은 의미로 파악하기에는 언어적 한계를 벗어난 해석이 되기 때문이다.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1호를 적용하지 않는 약관을 선택하라는 문제로 보는 경우에는 정답은 ②번, ③번, ④번이 된다. 무효로 되지 않는 약관을 선택하라는 문제로 보는 경우에는 정답은 ①번, ②번, ④번이 된다. 정답의 요건 둘 중에서 하나의 요건만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정답은 하나가 될 수 없다. 또한 정답 요건 둘 중에서 하나를 배제하는 특별한 기준을 문제를 통해서 찾을 수도 없다. 따라서 문제의 정답은 ④번으로 되어 있으므로, 출제자는 적용법조의 차이를 물을 의도로 문제를 구성한 듯하다. 그러나, 사업자의 고의ㆍ과실로 인한 법률상 책임면제를 내용으로 하는 약관과 사업자의 손해배상범위를 제한하려는 내용을 가진 약관과의 구별을 물으려 했던 의도는 사례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적용법조는 판례와 심결례에서 판단되는 것을 고려해야 했음에도, 적용법조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았고,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1호에 의하여 무효로 되는 약관에 해당하지 않는”이라는 식으로 문제를 구성했기에 약관의 효력을 묻는 경우도 포함되게 만들었다. 따라서 문제를 통해서만 ④번이 다른 정답과 같은 수준에서 정답의 요건을 충족할 수는 있지만, 이것만이 유일한 정답이 될 수는 없으므로, 문제 지문에 충실한 정답인 ①번 ②번도 정답이 되어야 할 것이다.


바. 피청구인은 제42회 사법시험 제1차 시험과목중 경제법 2책형 17번 문제의 정답을 ①번으로 처리하였는데, 본 문제의 정답은 없다. 분쟁조정절차도 피해구제의 절차의 일종이며 분쟁조정신청권자인 관계당사자인 소비자도 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할 수 있다고 봐야 하고 ‘직접 신청할 수 있다’는 의미는 ‘별도의 신청권자를 거치지 않고’라는 의미와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라는 양자해석이 가능한 데 직접이라는 의미는 전자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직접’이라는 단어로 인해 틀린 답항이 될 수는 없다. 즉 분쟁조정신청을 위해 별도의 제출기관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 자신이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면, 이는 ‘직접’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는 소비자보호법에서 피해구제 또는 분쟁조정에 관련하여 신청과 청구를 구별하여 사용하고 있으므로 소비자는 청구의 상대방이 분쟁조정위원회가 아니므로 분쟁조정위원회에 직접 청구하지는 못하지만 신청의 상대방은 분쟁조정위원회이므로 직접 신청은 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따라서 당연히 소비자는 직접 신청할 수도 있고, 소비자단체에 의한 대리신청도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본 문제는 정답이 없으므로 모두 정답으로 처리되어야 한다.


3. 피청구인 주장

피청구인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가. 민법 3책형 14번(1책형 33번) 문제에 관하여 살펴보면, 우선 청구인의 주장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을의 행위가 갑에 대하여 불법행위가 되어야 한다. 법률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민법 제750조가 규정하고 있는 주관적ㆍ객관적 성립요건, 즉 을의 고의ㆍ과실과 책임능력, 위법성, 손해의 발생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러나 설문이나 지문을 통해서는 을의 행위가 민법 제750조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여 불법행위가 되는지 아닌지에 대한 단서가 전혀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불법행위에 의한 차단시설의 설치를 문제 삼는다는 것은 너무 성급한 시험문제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오직 자기중심적으로만 시험문제의 의미를 해석하려는 태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문 ①에서는 「소유자로서」, ② 「상린관계에 기한」, ③ 「점유권」(당연히 점유권이 있음이 전제됨), ⑤ 「임차인이라면」과 같이 각 지문의 내용에 전제되는 상황이 상정되어 있다. 그러나 ④에서는 아직 을의 행위가 갑에 대하여 불법행위가 되는지 여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불법행위에 의한 책임(그 내용이 손해배상이든 방해배제든)의 발생 여부를 논의할 수는 없다. 가사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불법행위에 의한 방해배제나 예방이 인정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주장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을의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경우에 한하고, 만일 을의 행위가 불법행위가 되지 아니한다고 하면 불법행위에 의한 방해배제나 예방은 전혀 고려될 수가 없고 인정될 여지가 없다. 그러므로 설문에서의 을의 행위가 불법행위가 된다고 하는 전제가 없이는 당연히 불법행위에 기한 방해배제나 예방은 인정될 여지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민법 제750조에 의하면 불법행위에 의해서는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의무만을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예외적인 상황에서 불법행위에 기하여도 손해배상 이외에 방해배제가 가능한가가 문제될 수 있을 뿐이다. 학설은 공해나 생활방해에 기한 방해배제ㆍ예방청구권의 근거에 관하여 (i) 물권의 침해로서 물권적 청구권에 근거를 두자는 물권설, (ii) 인격권의 침해로 보자는 인격권설, (iii) 환경권의 침해로 보자는 환경권설, (iv) 보호되어야 할 이익이 침해되면은 방어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는 불법행위설이 대립한다. 그리고 물권설에는 민법 제217조의 상린관계규정에 그 근거를 두는 상린권설과 소유권 내지 점유권에 근거를 두는 물권적 청구권설로 구분된다(조□□, 환경침해와 방해배제청구권의 인부, 고시계 1996/4, 185). 불법행위설은 환경침해로 인한 방해제거청구나 방해예방청구의 근거로서 물권이나 인격권 등 어떤 절대권의 존재를 요구하지 않고, 불법행위의 효과로서 손해배상청구뿐만 아니라 방해제거나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견해이다. 그러나 불법행위설에 대하여는 우리 민법이 불법행위의 효과로서 독일민법에서의 원상회복주의와 달리 금전배상주의를 내걸고 있으므로(민법 제750조, 제763조, 제394조), 민법의 규정을 정면으로 무시한다고 하는 비판이 있다(주석민법: 채권각칙 8, §750, 48면 전○○ 집필부분, ○○학회). 역시 곽○○교수의 교과서에도 우리 민법은 금전배상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물권적 청구권은 별개의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 보아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과 물권적 청구권으로서의 방해배제ㆍ예방청구와의 경합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곽○○, 채권각론, 681면), 역시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해서, 당연히 방해배제나 예방의 청구권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라고 한다(곽○○, 채권각론, 801면). 특히 학설상 불법행위에 기한 방해배제나 예방청구를 부정하고 「우리 민법에서는 방해배제ㆍ예방청구권의 법적 근거로서 판례의 입장과 같이 물권설에 입각하여 제217조와 제214조의 두 개의 규정을 근거로 하여서 방해배제청구나 방해예방청구를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고 본다(주석민법: 채권각칙 8, 52면). 판례를 살펴보면 더욱 방해배제나 예방청구의 법적 근거를 소유권이나 점유권 등의 물권만으로 파악하는 물권설을 취하고 있다(주석민법: 채권각칙 8, 51면). 예를 들어 골프연습장의 설치에 대하여 주민이 그 중지를 요구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그 근거조문으로 민법 제214조, 제217조만을 들고 있고(대판 1995.5.23, 94마2218), 또한 ○○대학교가 교육환경저해 등을 이유로 그 인접 대지 위의 24층 아파트의 신축공사금지를 청구한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인접 대지 위에 건축 중인 아파트가 24층까지 완공되는 경우, 대학교 구내의 첨단과학관에서의 교육 및 연구 활동에 커다란 지장이 초래되고 첨단과학관 옥상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 등의 본래의 기능 및 활용성이 극도로 저하되며 대학교로서의 경관ㆍ조망이 훼손되고 조용하고 쾌적한 교육환경이 저해되며 소음의 증가 등으로 교육 및 연구 활동이 방해받게 된다면, 그 부지 및 건물을 교육 및 연구시설로서 활용하는 것을 방해받게 되는 대학교측으로서는 그 방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선다고 인정되는 한 그것이 민법 제217조 제1항 소정의 매연, 열기체, 액체, 음향, 진동 기타 이에 유사한 것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떠나 그 소유권에 기하여 그 방해의 제거나 예방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 그 침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서는지 여부는 피해의 성질 및 정도, 피해이익의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가해행위의 태양, 가해행위의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방지조치 또는 손해회피의 가능성, 공법적 규제 및 인ㆍ허가 관계, 지역성, 토지이용의 선후 관계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판 1995.9.15, 95다23378)고 판시하여 방해배제 혹은 예방청구의 법적 근거로서 정면으로 물권설을 취하여 방해의 제거나 예방을 소유권이라고 하는 물권에 기하여 청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역시 대한불교 조계종 ○○사가 사찰 옆에 19층 빌딩을 신축하려는 자를 상대로 낸 공사금지신청사건에서도 판례는 「어느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가 종전부터 향유하고 있던 경관이나 조망, 조용하고 쾌적한 종교적 환경 등이 그에게 하나의 생활이익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된다면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인접 대지에 건물을 신축함으로써 그와 같은 생활이익이 침해되고 그 침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선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토지 등의 소유자는 소유권에 기하여 방해의 제거나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청구를 할 수 있고, 이와 같은 청구를 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반드시 건물이 문화재보호법이나 건축법 등의 관계 규정에 위반하여 건축되거나 또는 그 건축으로 인하여 소유자의 토지 안에 있는 문화재 등에 대하여 직접적인 침해가 있거나 그 우려가 있을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대판 1997.7.22, 96다56153)고 하여 다시 한번 물권설을 확인하고 있다.


나. 민법 3책형 28번(1책형 8번) 문제에 관하여 살펴보면, 우선 판례는 명백히 외관설를 취하여 「민법 제844조 제1항의 친생추정은 다른 반증을 허용하지 않는 강한 추정이므로, 처가 혼인 중에 포태한 이상 그 부부의 한쪽이 장기간에 걸쳐 해외에 나가 있거나 사실상의 이혼으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경우 등 동서의 결여로 처가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그러한 추정이 미치지 않을 뿐이다」(대법원 1983. 7. 12. 선고 82므5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84. 9. 25. 선고 84므84 판결; 대법원 1985. 1.29. 선고 84므109 판결; 대법원 1988. 4. 25. 선고 87므73판결; 대법원 1992. 7. 24. 선고 91므566 판결)고 본다. 즉 대법원의 판례에 의하면 혈액형의 배치나 생식불능은 친생부인의 사유가 절대로 될 수 없다. 특히 서울고등법원의 판례로 남편이 생식불능인 관계로 처가 인공수정을 받는다고 하면서 산부인과의사와의 성관계를 통하여 태어난 자에 대하여 「민법 제844조 제1항에 의한 친생자관계의 추정은 그 부부의 한 쪽이 장기간에 걸쳐 해외에 있거나 사실상의 이혼으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경우 등 동서의 결여로 처가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경우에만 미치지 않을 뿐, 부부가 동거를 하고 있는 이상 그 부가 생식불능이라고 하더라도 그 추정은 유지된다」(서울고등법원 1991.7.23. 선고 91르483 판결)고 본다. 또한 대법원이 무제한설로부터 태도를 변경하여 외관설을 취한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1983.7.12. 선고 82므59 판결)에서는 “원고와 한○○는 1931. 5. 30.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의 부부였다가, 1980.2.29 수원지방법원에서의 이혼심판확정에 따라 동년 3. 11. 이혼신고가 이루어진 다음, 원고는 위 한○○가 1941.10.경 소외 변인용과 눈이 맞아 가출을 하여 그 이래 원고와 별거중 1944. 1. 15.에 피고를 출산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친자관계가 부존재함을 확인을 구한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위 소외 한○○가 원고와의 법률상의 부부관계가 계속 중 포태한 자이니 이는 민법 제84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원고의 친생자로 추정된다 할 것이고, 이러한 자의 친생을 부인하려면 동법 제847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친생부인의 소에 의할 수 밖에 없다 할 것이다”고 판시하여 다른 남자 사이에 출생한 자, 즉 혈액형이 배치되는 자에 대하여도 친생추정을 인정하고 있다. 학설을 검토해보면, 국내에서 외관설은 절대적 다수설의 위치에 있다. 거의 모든 견해가 외관설에 따라서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사정이 외관상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친생추정이 부인된다고 본다. 학설상 소수설로서 보호하여야 할 가정평화가 없는 경우, 즉 예외적 사정 아래에서는 혈액형의 배치나 생식불능에 관하여도 친생추정이 부정된다고 보는 견해가 있으나, (i) 이 견해는 일부의 주장에 불과하며 다수설이라고 할 수 없고, (ii)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의 태도에 반하고, (iii) 이 견해를 따른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혈액형의 배치나 생식불능에 친생추정을 긍정하고, 단지 극히 예외적인 상황을 가정하여, 즉 보호하여야 할 가정의 평화가 이미 깨어진 경우에 한하여 친생추정이 부인된다고 볼 뿐이다. 그러므로 원칙적으로, 즉 정상적인 가정생활이 영위되고 있는 경우에는 혈액형이 배치되거나 부가 생식불능이라고 하더라도 친생자추정이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더구나 학설의 다수설 여부를 시중에 나와있는 서적 몇 권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구인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고 오히려 청구인도 동의하듯이 학계의 동향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일부 교수의 서적(이○○, 요해가족법. p.103, 1997년판)에 명백히 외관설을 다수설로 적시하고 있고 여타 교수와 출제위원 전원이 외관설을 다수설로 보고 있다는 면을 보아도 명백히 외관설이 다수설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청구인의 주장과는 달리 판례와 다수설의 입장이 동일하기에 본 문제의 정답은 피청구인이 선정한 ④만이 답이 됨이 분명하다.


다. 형법 3책형 1번(1책형 1번) 문제에 관하여 살펴보면, 먼저 오늘날의 통설적 범죄체계는 과거 인과적 행위론의 범죄체계가 모든 주관적 요소, 특히 고의를 책임요소로서 분류한 것과는 달리, 고의가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 올라와 있다는 것이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모든 주관요소를 책임요소로서만 이해하였던 고전적 범죄체계로부터 이러한 오늘날의 범죄체계로 한 단계 발전하는 중간과정(즉, 신고전적 범죄체계로의 발전과정)에서 나타난 것이 목적범의 목적, 경향범의 경향 등과 같은 주관적 위법요소의 발견이었다(그리고 종래 규범적인 것은 오직 위법요소라는 것도 규범적 구성요건요소의 발견으로 무너짐). 그러나 이 때까지도 대표적인 주관요소인 고의는 여전히 책임단계에 위치하고 있었다. 따라서 목적범의 목적과 경향범의 경향은 대표적인 주관요소인 고의가 여전히 책임요소로 이해되는 것에 반하여 주관적 “위법”요소로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그 당시 주장된 것이다(물론 그 때에도 경향아닌 기타의 객관요소에 대한, 즉 음란성(경향)을 제외한 객관요소인 문서에 관한 주관면(인식)은 여전히 책임단계의 고의에서 이해됨). 그러다가 오늘날의 범죄체계는 목적적 행위론의 공적으로 대표적인 주관요소인 고의가 구성요건요소로 올라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범죄체계에서 고의란 법전(형법각칙)에 기술된 객관적 구성요건표지 전부에 대한 인식(지적요소)과 의사(의적요소)를 말한다. 그런데 음화반포죄의 객관적 구성요건표지에는 ‘음란한 문서 등을 반포하는 것으로’ 기술되어 있다 즉 고의에는 ‘음란한 문서를 반포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포함되는 것이다. 여기서 음란성이 바로 경향범의 경향이지만, 이것은 이미 법전에 객관적 구성요건표지로 기술되어 있으며, 이렇게 객관적 구성요건표지로 기술되어 있으면 당연히 고의의 내용에 포함되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범죄체계에서는 경향범의 경향이라고 하여서 ‘고의를 초과하는’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경향범의 경향이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라는 신고전적 범죄체계하에서의 의미는 그 당시까지 고의가 책임요소로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경향’은 책임요소인 고의를 초과하는 즉 책임요소아닌 ‘주관적 위법요소’로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일 뿐이다. 즉 경향을 나타내는 주관요소, 즉 음란한 문서를 반포하겠다는 인식과 의사는 책임요소가 아니라 주관적 위법요소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러한 음란성에 대한 인식과 의사는 오늘날에는 역시 주관적 구성요건 내지 위법요소인 고의속에 포함되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의 논리를 고의가 구성요건요소로 올라와 있고 이미 법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로 ‘음란성(경향)’을 기술하고 있는 오늘날의 범죄체계론과 우리나라 실정법 하에서도 주장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다만, 경향과는 달리 목적범의 목적은 오늘날의 범죄체계에 의하더라도 고의를 초과하는 주관적 구성요건요소가 된다. 왜냐하면, 예컨대 통화위조죄에서 ‘행사의 목적’에 대응되는 객관적 구성요건표지가 법전에 범죄성립요소로서 기술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경향범=고의를 초과하는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를 요하는 범죄”라는 등식은 오늘날의 통설적 범죄체계에서는 통용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최신 교과서에서 경향범의 경향이 고의를 초과하는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라는 언급이 이제는 없는 것이다. 특정교재에 나오는 경향범에 관한 설명은 오늘날에는, 음란성은 경향범의 경향을 나타내는 표지이고 이것의 객관면은 이미 객관적 구성요건으로 법전에 기술되어 있고, 이것의 주관면(그에 대한 인식과 의사)은 고의속에 포함되는 것이며, 그리고 고의가 오늘날에는 주관적 구성요건요소이므로 경향에 대한 주관면(음란성에 대한 인식과 의사)도 당연히 주관적 구성요건요소 내지 위법요소가 된다는 정도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특정교재의 원전저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사료되는 ○○도 불법영득의사, 행사의 목적 등은 객관적 구성요건을 ‘넘어가는’ 주관요소라고 기술한데 반하여, 성범죄와 같은 일반 경향범에서의 경향은 구성요건표지에 부착되거나 범죄유형을 함께 결정한다고 서로 구별하여 기술하고 있다, 그의 교과서 제2판 $ 10 VI Rn. 84와 Rn. 85의 비교, 제256면). 결론으로서, 오늘날의 통설화된 범죄체계에 의하면, 음화등반포죄는 고의를 초과하는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를 요하는 범죄가 아니므로 정답은 ①번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없다.


라. 경제법 2책형 29번 문제에 관하여 보면, 문제의 지문은 모두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에 의하여 무효로 되는 약관조항이다. 따라서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에 의하여 무효로 되지 않는 약관을 선택하라는 문제가 아니라 무효의 근거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제1호가 아닌 것을 선택하라는 문제이다. 청구인은 문제의 취지를 오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어느 약관을 무효라고 하는지 유효라고 하는지조차 판단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문⑤만 대법원 판례가 없는 사례이고, 나머지는 모두 대법원 판례가 있는 사례이다. 판례 및 심결례를 기준으로 하라는 요구가 판례와 심결례가 모두 있는 것만 정답이 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정답이 될 수 없다는 응시생의 주장은 억지 주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당사자는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므로 특정 약관의 효력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가 있는 경우에는 판례가 최종적인 판단기준이 되고, 만일 심결례가 이와 다른 경우에는 심결례는 약관해석의 기준이 될 수 없다. 문제에 이를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이는 법학도로서의 기본적인 상식이고, 경제법을 제대로 공부하였다면 당연히 알아야 할 사항이다. 문제를 출제하면서 기본적인 법률상식까지 문제의 조건으로 제시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청구인이 지문 ①, ②, ④가 무효로 되지 않는 약관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대법원 판례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것이다. 청구인 주장대로라면 대법원 판례가 있는 ③도 무효가 아닌 약관조항이 될 것이다. 대법원 판례는 특정 약관조항이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에 위반될 경우 그 효력에 대하여 수정해석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수정해석이란 약관조항의 양적 또는 질적인 일부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의 일반 또는 개별금지규정에 해당하여 ‘무효’일 때 당해 약관조항을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에 위반되지 않도록 축소 또는 제한하여 해석하거나,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에 위반되는 무효부분을 추출배제하고 잔존부분만을 유효한 것으로 존속시키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이 약관의 효력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수정해석의 방법을 채용한 것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시행 이후에 나온 1991.12.24. 선고 90다카23899 전원합의체판결이다. 위 판결은 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관 중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에 대하여 판단하면서 “보통거래약관의 작성이 아무리 사적자치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고 하여도 약관의 내용통제원리로 작용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약관조항은 사적자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법원에 의한 내용통제 즉 수정해석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며, 이러한 수정해석은 조항전체가 무효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조항 일부가 무효사유에 해당하고 그 무효부분을 추출 배제하여 잔존부분만으로 유효하게 존속시킬 수 있는 경우에도 가능하다.”고 전제한 다음,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가능성이 없는 무면허운전의 경우까지 적용된다고 보는 경우에는 그 조항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공정을 잃은 조항으로서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규정에 비추어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위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은 위와 같은 무효의 경우를 제외하고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 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조항으로 수정해석 할 필요가 있다”라고 판시하였다. 환언하면, 대법원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에 위반되는 약관조항을 ‘유효’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효’이기는 하나 이를 전부 무효로 하지 않고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에 저촉되지 않도록 수정해석을 한 다음 그 효력을 유지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효력이 유지되도록 해석한다는 것을 들어 그 약관조항이 유효라고 청구인이 주장한다면 5개 지문 모두가 유효인 것이다(지문⑤에 대하여 판례가 없으나 소송이 되었다면 대법원의 판례상 역시 수정해석을 하였을 것이기 때문임).더구나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제1호가 고의, 중과실에 의한 법률상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을 무효라고 규정하였고, 출제 문제에도 이를 명시하였는 바, 특정 약관조항이 고의, 중과실에 의한 경우에도 법률상 책임을 배제하는 경우로 해석하는 때에는 판례에 의하더라도 무효인 것이다. ‘경과실’의 경우 면책되지 않는 것은 조문상으로도 당연하고 판례도 그와 같이 해석하고 있으나 문제가 고의, 중과실의 경우에 무효인지를 정식으로 물었으므로 ‘경과실’에 의한 경우에는 유효로 된다는 것을 전제로 지문의 약관조항의 효력이 유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위 문제는 각 지문에 제시된 약관조항은 모두 무효인 약관조항인데 무효로 되는 근거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제1호가 아닌 것을 묻는 문제이다.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제1호에 위반되는 약관의 경우에는 모든 경우에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고의, 중과실”에 의한 법률상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만 무효이고, 지문④의 약관은 제7조제2호 및 3호에 위반되는 약관으로서 고의ㆍ중과실이냐 경과실이냐에 따라 약관의 효력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특정약관이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의 어느 조항에 위반되느냐는 문제는 그 효력을 논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이고 바로 이를 묻기 위하여 출제한 문제이다. 기존의 교과서가 약관에 관한 판례나 심결례 등을 많이 다루지 않고, 또한 준거가 되는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의 조문도 중시하지 아니하여 경제법에서도 살아 있는 공부를 촉구하기 위하여 출제한 문제로서 차후에도 이런 방향으로 출제가 되어야 할 것인데 처음 시도된 문제로서 기존의 문제집에 없는 유형이라고 하여 자신의 부실한 공부는 탓하지 않고 억지로 문제점을 만들어 보려는 주장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마. 경제법 2책형 17번 문제에 관하여 살펴보면, 소비자보호법에서는 소비자 피해구제와 관련하여 피해구제청구(신청)와 분쟁조정신청을 명백히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는 바, 법 규정상 소비자가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신청하는 것은 분쟁조정이지 피해구제청구(신청)는 아니므로 답항 ①은 틀린 내용으로서 이를 정답으로 처리함이 당연하다. 즉, 법률상 피해구제의 청구(신청)는 소비자가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직접 할 수 있는 것이고, 분쟁조정신청은 일정한 절차(피해구제청구를 한 후 당사자간 합의불성립시)를 거친후 소비자가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신청을 하는 것이므로, 법률 규정상 소비자가 피해구제의 청구(신청)를 소비자분쟁위원회에 직접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답항 ①은 틀린 내용이다.


4. 이 건 처분의 위법ㆍ부당여부

가. 관계법령

사법시험령 제5조제1항 및 제2항, 제6조제1항, 제8조제1항, 제10조제2항, 제15조제1항


나. 판 단

(1) 청구인 및 피청구인이 제출한 심판청구서, 답변서, 2000년도 시행 제42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 답안지, 정답표 등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청구인은 2000. 2. 20. 시행된 제41회 사법시험 1차시험(이하 “이 건 시험”이라 한다)에 응시하였다.


(나) 사법시험의 1차시험은 모두 6과목으로서 그 중 헌법, 민법, 형법의 3과목은 필수과목이고, 나머지 3과목은 선택과목이다. 필수과목은 각 과목당 40문제이고 1문제당 배점은 2.5점으로서 각 과목의 만점은 100점이고, 선택과목은 각 과목당 40문제이며 1문제당 배점은 2점으로서 각 과목의 만점은 80점으로서 총 240문제, 총점 540점(100점 × 3과목 + 80점 × 3과목)이 만점이다.


(다) 이 건 시험의 출제는 각 문제당 제시된 5개의 답항 중 1개의 정답을 고르는 것을 전제로 출제되었고, 응시자 준수사항에 의하면 문항의 취지에 가장 적합한 하나의 정답만을 고르도록 되어있다.


(라) 청구인이 다투고 있는 민법 3책형 문14.(1책형 문33.), 문28.(1책형 문8.), 형법 3책형 문1.(1책형 문1.), 경제법 2책형 문29.는 다음과 같다. <문제 삭제>


(마) 피청구인이 이 건 시험에서 합격점수로 사정한 점수는 평균 84.44점(총점 456점)으로서 그 이상의 득점을 한 사람에게는 합격처분을, 그 미만의 득점을 한 사람에게는 불합격처분을 하였는데, 피청구인이 사정한 청구인의 점수는 총점은 454.5점이고, 평균은 84.16점이다.


(바) 피청구인은 이 건 시험의 채점결과 청구인의 득점이 합격점수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2000. 5. 6. 청구인에 대하여 이 건 처분을 하였다.


(2) 살피건대, 이 건 사법시험 제1차시험을 비롯하여 모든 국가시험에 있어서 시험문제의 출제와 정답결정 등의 사항은 해당과목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소양을 갖춘 출제위원의 학문적인 양심과 판단에 따라 행하여지는 것인 바, 청구인 및 피청구인의 주장을 검토한 결과 정답결정에 있어서 오류가 있음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이 건 불합격처분이 위법ㆍ부당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5.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청구는 이유없다고 인정되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의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