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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제27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전원재판부 2019헌바239, 2024. 2. 28.]

【판시사항】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 및 ‘구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침구술을 시술하고자 하는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헌법재판소는 2017. 11. 30. 2017헌바217등을 비롯한 여러 결정에서, ‘의료행위’는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하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않고,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려는 것으로서 다른 방법으로는 이를 효율적으로 실현할 수 없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도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위 선례들을 변경할 사정이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직업선택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정정미의 보충의견
비록 심판대상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침구술 시술은 통상의 의료행위보다 위험성이나 부작용이 크지 않은 점, 전통적으로 널리 행해져 온 시술로서 이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점, 무상의 봉사활동 단체도 존재하는 등 의료취약 상태에 놓인 사람들도 수월하게 시술받을 여지가 있는 점, 과거에는 침사 및 구사 자격제도가 존재하였던 점 등을 고려한다면, 입법정책적으로는 침구술 시술에 관한 별도의 자격제도를 마련함으로써 의료소비자인 국민들에게 접근성과 비용을 고려한 보다 폭넓은 의료행위 선택의 가능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심판대상조문】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것)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고, 2019. 4. 23. 법률 제16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2조 제1항, 제15조, 제36조 제3항, 제37조 제2항

【참조판례】

헌재 2002. 12. 18. 2001헌마370, 판례집 14-2, 882, 887
헌재 2005. 5. 26. 2003헌바86, 판례집 17-1, 630, 637-642
헌재 2010. 7. 29. 2008헌가19등, 판례집 22-2상, 37, 56-59
헌재 2013. 6. 27. 2010헌마658, 판례집 25-1, 556, 563-566
헌재 2014. 8. 28. 2013헌마359, 공보 215, 1423, 1425
헌재 2017. 11. 30. 2017헌바217등
헌재 2019. 11. 28. 2017헌바504등, 공보 278, 1258, 1262
헌재 2022. 3. 31. 2017헌마1343등, 판례집 34-1, 286, 295
대법원 1999. 6. 25. 선고 98도4716 판결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542 판결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1. 이○○

2. 손○○

3. 김○○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진성

담당변호사 이재화 외 2인

당해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정1430 의료법위반방조 등

【주 문】


1. 청구인 손○○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2.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것)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 및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고, 2019. 4. 23. 법률 제16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 이○○은 ‘한의사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5. 11.경부터 2018. 4. 23.경까지 사이에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침과 뜸 시술을 해주는 방법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였다’는 의료법위반의 범죄사실로, 청구인 손○○ 및 청구인 김○○는 ‘위 청구인 이○○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방조하였다’는 의료법위반방조의 범죄사실로 기소되었고, 제1심 법원은 2019. 6. 12. 청구인 이○○ 및 청구인 김○○에 대하여 각 벌금 100만 원 등을, 청구인 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정1430). 이에 청구인 이○○, 청구인 김○○ 및 검사가 항소하였는데, 항소심 법원은 2019. 11. 7. 제1심 판결 중 청구인 이○○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벌금 200만 원 등에 처하는 한편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노1858, 2535(병합)], 2020. 1. 30. 이에 대한 상고가 모두 기각되었다(대법원 2019도17353).

나. 청구인들은 위 소송 제1심 계속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및 제87조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9. 6. 12. 기각되자(서울중앙지방법원 2018초기1811), 2019. 7. 10. 위 조항들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의료법 제27조 제1항 및 제87조 제1항 제2호 가운데 당해 사건에 적용된 것은,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위반 시 이를 처벌하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 및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관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에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것)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 및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고, 2019. 4. 23. 법률 제16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것)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단서 및 각 호 생략)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고, 2019. 4. 23. 법률 제16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12조 제2항 및 제3항, 제18조 제3항, 제21조의2 제5항ㆍ제8항, 제23조 제3항, 제27조 제1항, 제33조 제2항ㆍ제8항(제82조 제3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ㆍ제10항을 위반한 자. (단서 생략)

3. 청구인들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의료인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가 무엇인지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생명ㆍ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 발생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비의료인의 모든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이를 처벌하므로, 비의료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 등을 침해하고 의료소비자의 건강권 및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 심판대상조항은 민간의술을 부정하는 것으로서, 국가가 전통문화 계승ㆍ발전과 민족문화 창달에 노력해야 한다는 헌법 제9조에도 위반된다.

4. 청구인 손○○의 심판청구에 관한 판단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하는바, 여기서 재판의 전제가 된다는 것은 그 법률이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그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당해 사건이 형사사건이고 청구인에 대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헌법소원이 인용되더라도 재심을 청구할 수 없어, 위 판결을 종국적으로 다툴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법률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할 수 없으므로, 더 이상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헌재 2019. 11. 28. 2017헌바504등 참조).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 손○○에 대하여는 공소사실 전부에 대한 무죄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청구인 손○○의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5. 심판대상조항에 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1) 심판대상조항은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이를 처벌하는바,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침구술(鍼灸術) 시술을 업으로 하고자 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이를 취미나 일시적 활동 또는 무상의 봉사활동으로 하고자 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제한한다(헌재 2002. 12. 18. 2001헌마370;헌재 2005. 5. 26. 2003헌바86 참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직업선택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청구인 이○○ 및 청구인 김○○(이하 ‘청구인들’이라 한다)는 심판대상조항이 의료소비자의 건강권 및 의료행위에 관한 자기결정권 등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은 침구술을 시술받는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며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침구술을 시술하는 사람의 범위가 축소되어 침구술을 시술받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진다고 하더라도 이는 침구술을 시술하는 사람의 기본권 제한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간접적ㆍ사실적 불이익일 뿐이므로(헌재 2014. 8. 28. 2013헌마359; 헌재 2022. 3. 31. 2017헌마1343등 참조), 별도로 살피지 아니한다.

(3)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전통문화의 계승ㆍ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관한 헌법 제9조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결국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침구술 시술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문제 삼는 것으로서 그 실질적 취지는 직업선택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 침해 여부를 다투는 것과 다름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 역시 따로 살피지 아니한다.

나.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침구술과 관련된 사안에서 심판대상조항 또는 실질적으로 그 내용이 동일한 심판대상조항의 구법조항들에 대하여 여러 차례 합헌 또는 기각 결정을 한 바 있다(헌재 2005. 5. 26. 2003헌바86; 헌재 2010. 7. 29. 2008헌가19등; 헌재 2013. 6. 27. 2010헌마658; 헌재 2017. 11. 30. 2017헌바217등 등).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의료법의 입법취지와 각 규정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의료인의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함과 동시에 사람의 생명ㆍ신체 또는 일반 공중위생과 밀접하고 중대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의료법에서 의료인이 되는 자격에 대하여 엄격한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고, 따라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처벌하는 취지는 의료행위를 의료인에게만 독점적으로 허용하고 일반인이 이를 하지 못하게 금지하여 비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사람의 생명ㆍ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상의 위험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의료행위는 반드시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관한 행위에만 한정되지 않고, 그와 관계없는 것이라도 의학 지식과 기능을 갖춘 의료인이 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 대법원도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서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이외에도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1999. 6. 25. 선고 98도4716 판결;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542 판결 등 참조). 의료법의 입법목적, 의료인의 사명에 관한 의료법상의 여러 규정 및 의료행위의 개념에 관한 대법원 판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심판대상조항 중 ‘의료행위’의 개념은 건전한 일반상식을 가진 사람이 일의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거나 법관에 의한 적용단계에서 다의적으로 해석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의료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본인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의과대학에서 기초의학부터 시작하여 단순한 의료기술 이상의 ‘인체 전반에 관한 이론적 뒷받침’과 ‘인간의 신체 및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상당기간 임상실습을 한 후 이 점에 관한 국가의 검증(국가시험)을 거친 의료인에 의하여 행하여져야 한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아니한 방법 또는 무면허 의료행위자에 의한 약간의 부작용도 존엄과 가치를 지닌 인간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 위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분하는 것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며, 부분적으로 그 구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일반인들이 이러한 능력이 있는 무면허 의료행위자를 식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국가에서 일정한 형태의 자격인증을 하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무면허 의료행위를 일률적ㆍ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그 치료결과에 관계없이 처벌하는 심판대상조항의 규제방법은 비례의 원칙에 합치된다.

법이 인정하는 의료인이 아니지만 특정 분야에 관하여 우수한 의료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면, 국민건강의 보호증진을 위하여 입법자로서는 이들의 지식과 능력을 충분히 검증하고 이들에게 의료인 자격을 부여하는 경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면밀히 검토한 뒤 긍정적 평가가 나오면 이들에게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입법정책의 문제이다.

심판대상조항이 비의료인에 의한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중대한 헌법적 법익인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헌법 제36조 제3항)를 이행하기 위하여 적합한 조치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더 적게 침해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위와 같은 중대한 공익이 효율적으로 실현될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말미암은 기본권의 제한은 비례의 원칙에 부합한다.』

다. 선례 변경의 필요성 유무

청구인들은 외국에서 침구술 시술을 하는 우리나라 국민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음을 들어 위 선례가 변경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것이 국내에서 국가가 자격을 검증한 의료인에게만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침구술 시술을 허용하는 것에 대한 헌법적 평가를 달리해야 할 만한 사정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그 밖에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마지막 선례(헌재 2017. 11. 30. 2017헌바217등)가 선고된 이후 침구술 시술과 관련하여 특별히 변경된 사정도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위 선례들의 결정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한바,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직업선택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라.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 손○○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고,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정정미의 아래 7.과 같은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7.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정정미의 보충의견

가.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이 침구술을 시술하고자 하는 비의료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나, 입법정책적으로는 침구술 시술에 관한 별도의 자격제도를 마련함으로써 의료소비자들에게 보다 폭넓은 선택의 가능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나. 모든 국민에게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시키려면(의료법 제1조), 국가로서는 국민 개개인으로 하여금 접근성 및 비용을 고려한 최선의 의료행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런데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의료인의 자격은 그 취득이 가장 엄격하고 어려운 자격 중 하나이므로 이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수(數)가 제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취약 상태에 놓여 있어 의료인에게 접근하는 비용 또는 의료인이 행하는 의료행위 자체의 비용 등을 부담할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국민들도 존재한다. 이에 더하여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건강과 의료에 관한 국민의 욕구와 수요가 대폭 증대되고 있는바, 위와 같은 사정들로 인하여 심판대상조항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국민들이 비의료인에 의한 치료방법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 한편, 의료행위는 그 태양에 따라서 의학적 전문지식의 요구 정도나 생명ㆍ신체 및 공중위생에 미치는 위해성의 정도에 차이가 존재한다. 의료인 자격을 취득할 정도의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생명ㆍ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발생 가능성이 낮은 일부 의료행위의 경우, 의료인의 자격 취득 기준보다 낮은 수준의 의료기술로도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범위 내에서만 해당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어 시행한다면, 국민들에게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선택의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제도는 음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던 비의료인의 일부 의료행위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체계를 확보함과 동시에, 해당 의료행위 시술자의 자격에 대한 엄격한 관리체계를 갖추도록 함으로써 부작용 및 피해를 방지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라.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침구술 시술은 이러한 별도의 자격제도 마련에 적합한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침(鍼)은 경혈에 침을 사용하여 전기적 자극을 주는 것이고, 구(灸)는 쑥을 이용하여 경혈 부위에 열을 가하는 것이므로, 통상의 의료행위와 비교하여 생명ㆍ신체에 대한 위험성이나 부작용이 크지 않고 시술을 중단하면 쉽게 시술 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도 있다. 또한 침구술 시술은 우리의 옛 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널리 행해져 오던 한방의료행위의 일종으로서 이에 대한 수요가 광범위하고 보편적으로 지속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 민간 교육 역시 활성화되어 있음과 동시에 무상의 봉사활동으로서 시술하는 단체도 존재하는 등 의료취약 상태에 놓인 사람들도 비교적 수월하게 시술을 받을 여지가 있다.

마. 일본의 경우 현재까지 의업유사행위자로서 침사, 구사 등을 인정하고 있으며, 미국의 일부 주들에서도 침사 면허제도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과거에는 한의사와 구별되는 침사 및 구사의 자격제도가 존재하였고, 현행 의료법 제81조는 “이 법이 시행되기 전의 규정에 따라 자격을 받은 접골사(接骨士), 침사(鍼士), 구사(灸士)(이하 “의료유사업자”라 한다)는 제27조에도 불구하고 각 해당 시술소에서 시술(施術)을 업(業)으로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1962. 3. 20. 전에 침사 및 구사의 자격을 취득한 사람들에 대하여는 침구술 시술을 허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위 조항의 의료유사업자에 ‘보건복지부장관이 실시하는 침구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를 포함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침구술 시술만을 행할 수 있는 사람을 신규로 인정한다면, 의료소비자인 국민들에게 접근성 및 비용을 고려한 최선의 의료행위를 보다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재판관 이종석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