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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집행방해·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

[울산지법 2019. 6. 13. 선고 2018노1309 판결 : 확정]

【판시사항】

피고인이 도로에서 차량을 향해 개(犬) 한 마리를 던지거나 차량을 정차시키고 거수경례를 하는 등의 행동을 반복하다가, ‘차량 진행을 방해하고 개를 차량 유리창에 던지는 사람이 있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신고자 중 1인의 지목에 따라 현장 근처에서 피고인을 발견하고 신원 및 현장 상황을 확인하려 하자 도주하였고, 자신을 추적하여 따라온 경찰관에게 옷자락을 붙잡히자 그를 밀쳐 넘어뜨리며 폭행하고 그 후 체포되어 이동 중에 경찰관의 얼굴에 침을 뱉는 등으로 112 신고처리 업무 및 현행범 체포에 관한 경찰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도로에서 차량을 향해 개(犬) 한 마리를 던지거나 차량을 정차시키고 거수경례를 하는 등의 행동을 반복하다가, ‘차량 진행을 방해하고 개를 차량 유리창에 던지는 사람이 있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신고자 중 1인의 지목에 따라 현장 근처에서 피고인을 발견하고 신원 및 현장 상황을 확인하려 하자 도주하였고, 자신을 추적하여 따라온 경찰관에게 옷자락을 붙잡히자 그를 밀쳐 넘어뜨리며 폭행하고 그 후 체포되어 이동 중에 경찰관의 얼굴에 침을 뱉는 등으로 112 신고처리 업무 및 현행범 체포에 관한 경찰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이다.
경찰관들이 일반교통방해 및 동물학대 혐의로 신고를 받고 신고 장소에 도착했을 때 이미 혐의자가 현장에 없었고 교통방해나 동물학대행위는 종료된 상태였으므로 경찰관이 피고인을 추적해서 옷을 붙잡은 행위를 현행범 체포행위의 일환으로 볼 수는 없으나, 한편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발견한 곳은 인적이 드물고 피고인이 신고내용과 유사하게 개를 데리고 있어 경찰관 입장에서 범행 혐의자로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은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1항 제1호의 불심검문 대상자에 해당하는 점, 경찰관이 피고인을 추적한 끝에 따라잡아 옷자락을 붙잡는 행위가 유형력의 행사이기는 하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하여 정지를 요구함에도 이에 불응하고 계속 도망가려는 피고인을 정지시키기 위해 취한 불가피한 조치일 뿐만 아니라 그 방법 역시 소극적으로 제지하는 정도에 그친 점, 피고인의 피혐의사실에 교통방해뿐만 아니라 동물학대행위도 포함되어 있는 데다, 피고인이 경찰관을 보자마자 바로 도주하기 시작하였으므로 범행과의 관련성, 상황의 긴박성 등도 인정되고, 불심검문 대상자로 인정되는 피고인을 추적한 끝에 정지시키기 위해 옷자락을 붙잡은 행위는 불심검문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상당한 방법으로 행해진 점, 피고인은 경찰관들이 자신을 체포하려 하거나 추격하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도주한 사정 등에 비추어 형사소송법 제211조 제2항 제1호, 제4호의 준현행범인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불심검문을 위한 제지 조치 및 현행범(준현행범) 체포 등과 관련한 경찰관들의 공무집행은 적법하고, 피고인은 이들 경찰관들에 대해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이라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이다.

【참조조문】

형법 제136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11조, 제212조,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1조, 제3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7항


【전문】

【피 고 인】

【항 소 인】

검사

【검 사】

전효곤 외 2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성진

【원심판결】

울산지법 2018. 11. 30. 선고 2018고단1056, 270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공무집행방해의 점)
1) 경찰관이 4건 이상의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점, 경찰관이 이 사건 현장에 도착하였을 때 피고인의 모습이 보이지는 않았으나 112 신고자 중 1인이 피고인의 이동 방향을 지목한 점, 112 신고 후 약 2~3분 만인 16:06경 바로 현장에 출동하였고 경찰관이 피고인을 추적하여 제압한 시간은 16:30경으로 신고 후부터 체포까지 시간적·장소적 근접성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범죄 실행의 즉후인 자에 해당하여 현행범인으로 봄이 상당하다.
2)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인이 경찰관을 보자마자 도망치기 시작하여 추적이 시작되었고, 피고인이 당시 개를 데리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누구임을 물음에 대하여 도망하려 하는 때 내지 장물이나 범죄에 사용되었다고 인정함에 충분한 흉기 기타의 물건을 소지하고 있는 때에 해당하므로 준현행범인에 해당한다.
3) 경찰관의 검문에 불응한 채 도망하는 피고인을 추적하여 멈추게 할 목적으로 옷자락을 붙잡는 행위는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경찰관의 직무집행이 불심검문의 방법적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4)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경찰관의 직무집행이 위법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무죄가 선고된 공무집행방해 부분이 파기되면 이를 반영한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7. 12. 17. 16:20경 울산 (주소 생략) 인근 31번 국도에서 국도를 지나가던 차량을 향해 개 한 마리를 던지거나 차량을 정차시키고 거수경례를 하는 등의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다가, ‘차량 진행을 방해하고 개를 차량 유리창문에 던지는 사람이 있다’라는 내용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울산 ○○경찰서△△파출소 소속 경장 공소외 1과 순경 공소외 2가 피고인의 신원 및 현장 상황을 확인하려 하자 위 경찰공무원들을 피해 산으로 도주하였다.
피고인은 112 신고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따라온 공소외 1이 손으로 피고인을 붙잡자, “경찰관이 왜 쫓아오냐, 내가 중죄를 지었냐”라고 말하며 공소외 1을 밀어 넘어뜨린 후 공소외 1의 몸 위에 올라타서 손으로 공소외 1의 얼굴을 땅에 처박으며 “개새끼야, 십새끼야, 왜 쫓아오냐”라고 욕설을 한 다음, 다시 일어나서 도망가려 하다가 신고 있던 신발을 공소외 1을 향해 발로 차듯이 던졌다.
이후 피고인은 공소외 1과 공소외 2로부터 현행범 체포되어 순찰차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공소외 2에게 달려들어 공소외 2의 얼굴에 침을 3회 뱉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112 신고처리 업무 및 현행범 체포에 관한 경찰공무원들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1)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① 경찰관 공소외 1, 공소외 2는 울산 ○○경찰서△△파출소 순찰팀 소속의 경찰관으로, 2017. 12. 17. 16:06:40경 112 신고를 받고 신고리원자력발전소 근처인 울산 (주소 생략) 인근 31번 국도로 출동하였다.
당시 △△파출소에 접수된 112 신고내역은 “총각 한 명이 개를 데리고 도로가에서 차마다 다 세우고 거수경례를 하고 보내고 하여 정체가 심하다(접수시간 15:59:43, 사건번호 621, 종별 교통불편).”, “어떤 남자가 도로가에서 개 목줄을 잡고 차량 진행을 방해한다. (개를) 차량 유리창문에 던진다. CCTV를 보면 안다(접수시간 16:03:17, 사건번호 623, 종별 기타형사범).”, “검은색 개를 차에 던지고 난리다(접수시간 16:03:29, 사건번호 626, 종별 기타형사범).”, “젊은 총각이 개를 차에 던지고 있다(접수시간 16:04:39, 사건번호 628, 종별 기타형사범).”라는 내용이었다.
② 공소외 1, 공소외 2가 16:06:40경 신고 장소인 신고리원전사거리 국도에 도착했을 때 교통방해를 하거나 개를 차에 던지고 있는 혐의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근처에 있던 원자력발전소 경비직원(112 신고자 중 1인)이 ‘범인이 원자력발전소 쪽으로 가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하여, 공소외 1과 공소외 2는 원자력발전소 문 근처에서 범인(피고인)을 기다렸다. 그곳에 나타난 피고인은 경찰관들을 보자마자 도망치기 시작했고, 공소외 1은 도로 아래쪽으로, 공소외 2는 도로 위쪽으로 나누어 피고인을 추적하기 시작하였다.
③ 공소외 1은 피고인을 추적하여 거의 따라잡은 상태에서 피고인의 옷자락을 잡자, 피고인은 손을 휘저어 공소외 1을 밀치고 땅에 넘어진 공소외 1의 몸 위에 올라타 공소외 1의 얼굴을 땅으로 밀고, 신고 있던 슬리퍼를 발로 차듯이 던져서 공소외 1의 몸을 맞추기도 하였다.
④ 공소외 1은 피고인을 제압한 후 16:30경 공무집행방해 피의사실로 현행범 체포하였고 피고인에게 체포의 이유, 변호사선임권, 변명의 기회가 있다는 고지(미란다원칙의 고지)를 하였으며, 뒤이어 달려온 공소외 2와 함께 피고인을 순찰차에 태웠다.
2) 원심은 위와 같은 인정 사실 및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추적하여 옷자락을 붙잡은 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이 체포를 면하기 위해 또는 이에 항의하여 경찰관을 폭행하였다고 하더라도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다음, 피고인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① 피고인이 현행범인에 해당하는지 여부
경찰관들이 일반교통방해 및 동물학대 혐의로 112 신고를 받고 신고 장소에 도착했을 때에 이미 혐의자가 현장에 없었고 교통방해나 동물학대행위는 종료된 상태였다. 설령 피고인이 신고된 행위를 한 혐의자라고 할지라도 그를 ‘범행의 실행 중 또는 실행 즉후인 사람’으로 볼 수 없으므로 경찰관 공소외 1이 피고인을 추적해서 옷을 붙잡은 행위는 현행범 체포행위의 일환이 아니다.
② 피고인이 준현행범인에 해당하는지 여부
경찰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신고 현장에 없었고 다만 신고자 중 1인이 ‘혐의자가 갔다고 지목한 방향’에서 ‘개를 끌고 나타난’ 사람에 불과하므로, 형사소송법 제211조 제2항의 준현행범인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이미 범죄행위가 종료되었고 피고인이 현장에 남아 있었던 것도 아니며, 목격자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직접 범인으로 지목된 상황도 아니었으므로, 같은 조 제2항에 의하여 현행범인으로 간주된다고 보기 어렵다.
③ 추적행위가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1항의 불심검문에 해당하는지 여부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1항의 불심검문은 언어적 설득에 기초하는 것이 원칙으로, 검문대상자에 대한 유형력 행사의 금지라는 방법적 한계를 가진다. 이 사건에서 경찰관 공소외 1은 피고인을 추적하다가 거의 따라잡게 되자 피고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고 진술하는바, 경찰관이 이렇듯 피고인의 옷자락을 붙잡은 것은 검문대상자에 대한 신체의 유형력 행사에 해당하여 불심검문의 방법적 한계를 일탈한 것이다. 또한 112 신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의 피혐의사실은 교통방해와 동물학대로서 경찰관들이 범행 현장에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상황이 종료되어 피고인은 현장에 없었으며 원활한 교통이 재개되었던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범행의 경중, 상황의 긴박성의 측면에서도 경찰관이 혐의사실의 질문을 위해 피고인을 추적하여 옷을 붙잡을 정도로 검문할 필요성이 강하였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러한 점에서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에 의할지라도, 경찰관 공소외 1이 피고인을 추적하다가 옷을 붙잡은 일련의 행위는 불심검문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어서 적법한 공무집행행위가 아니라 할 것이고, 달리 적법한 공무집행행위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이 법원의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경찰관이 도망하는 피고인을 추적하여 따라간 후 피고인의 옷자락을 붙잡은 행위가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1) 관련 법리
가) 경찰관 직무집행법의 목적, 같은 법 제1조 제1항, 제2항, 제3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7항의 규정 내용 및 체계 등을 종합하면, 경찰관은 같은 법 제3조 제1항에 규정된 대상자에게 질문을 하기 위하여 범행의 경중, 범행과의 관련성, 상황의 긴박성, 혐의의 정도, 질문의 필요성 등에 비추어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상당한 방법으로 대상자를 정지시킬 수 있고 질문에 수반하여 흉기의 소지 여부도 조사할 수 있으며(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도6203 판결 참조),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정지시켜 질문을 하기 위하여 추적하는 행위도 그것이 범행의 경중, 범행과의 관련성, 상황의 긴박성, 혐의의 정도, 질문의 필요성 등에 비추어 그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상당한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허용된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도13999 판결 참조).
상대방이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1항에 규정된 정지 대상자(이하 ‘불심검문 대상자’라 한다)에 해당하는 것을 전제로, 이 경우 경찰관이 불심검문 대상자를 추적하는 상황은 상대방이 그 전에 도망하려고 하거나 도망할 때 발생할 것인데, 이와 같은 불심검문 대상자에 대하여 강제에 이르지 않는 정도의 유형력 행사, 즉 도망하려고 하는 상대방의 팔을 살짝 붙잡거나 어깨를 잡아당겨 세우고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질문하는 정도는 허용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도망하는 불심검문 대상자를 추적할 수는 있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유형력의 행사는 금지된다고 한다면, 결국 불심검문 대상자를 정지시켜 질문하기 위해 상대방을 추적하는 행위가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는바, 이는 곧 불심검문 제도 자체의 실효성을 잃게 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나) 누구든지 누구임을 물음에 대하여 도망하려 하는 때는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1조 제2항 제4호).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적법한 공무집행이 전제로 되는바, 추상적인 권한에 속하는 공무원의 어떠한 공무집행이 적법한지 여부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에 기하여 객관적·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사후적으로 순수한 객관적 기준에서 판단할 것은 아닌데, 마찬가지로 현행범 체포의 적법성은 체포 당시의 구체적 상황을 기초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사후에 범인으로 인정되었는지에 의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8. 23. 선고 2011도4763 판결).
2) 판단
가) 형사소송법 제211조가 현행범인으로 규정한 “범죄의 실행의 즉후인 자”라고 함은 범죄의 실행행위를 종료한 직후의 범인이라는 것이 체포하는 자의 입장에서 볼 때 명백한 경우를 일컫는 것으로서, 위 법조가 제1항에서 본래의 의미의 현행범인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범죄의 실행의 즉후인 자”를 “범죄의 실행 중인 자”와 마찬가지로 현행범인으로 보고 있고, 제2항에서는 현행범인으로 간주되는 준현행범인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범죄의 실행행위를 종료한 직후”라고 함은 범죄행위를 실행하여 끝마친 순간 또는 이에 아주 접착된 시간적 단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보아 체포를 당하는 자가 방금 범죄를 실행한 범인이라는 점에 관한 죄증이 명백히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만 현행범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대법원 1991. 9. 24. 선고 91도131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경찰관들이 일반교통방해 및 동물학대 혐의로 112 신고를 받고 신고 장소에 도착했을 때에 이미 혐의자가 현장에 없었던 점, 교통방해나 동물학대행위는 이미 종료된 상태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설령 피고인이 신고된 행위를 한 혐의자라고 할지라도 그를 ‘범행의 실행 중 또는 실행 즉후인 사람’으로 볼 수 없으므로 경찰관 공소외 1이 피고인을 추적해서 옷을 붙잡은 행위는 현행범 체포행위의 일환으로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나) 그러나 한편,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불심검문을 위한 제지 조치 및 현행범(준현행범) 체포 등과 관련한 경찰관들의 공무집행은 적법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인정되고, 피고인은 이들 경찰관들에 대해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그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① 경찰관 공소외 1, 공소외 2는 2017. 12. 17. 16:03:17~16:04:39경 ‘어떤 남자가 개를 차에 던지고, 차량 진행을 방해한다’라는 취지의 수 건의 112 신고가 접수되어 같은 날 16:03:27~ 16:04:47경 중요사건(CODE 1)으로 지령이 발령되자(증거기록 41~44쪽), 바로 현장에 출동하여 현장 근처에 있던 원자력발전소 경비직원(112 신고자 중 1인이다)으로부터 피고인이 원자력발전소 쪽으로 가고 있다는 설명을 듣고 원자력발전소 문 근처에서 기다리다가 피고인을 발견하였으나, 피고인이 경찰관들을 보자마자 바로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② 원자력발전소 경비직원의 지목에 따라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발견한 곳은 인적이 드문 곳이라는 점, 피고인이 112 신고내용과 유사하게 개를 데리고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공소외 1 등 경찰관의 입장에서 피고인이 112 신고된 범행 혐의자로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은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1항 제1호의 불심검문 대상자에 해당한다.
③ 피고인을 추적하던 경찰관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근접하여 신고내용과 인적사항을 확인하고자 피고인을 세우기 위해 경찰관이라고 하며 잠깐 서 보라고 요청하였으나 피고인이 이를 무시한 채 다시 도망가기 시작하였고, 이에 경찰관 공소외 1이 계속 추적하여 피고인을 정지시키기 위해 그의 옷자락을 손으로 붙잡았다.
④ 경찰관 공소외 1로부터 옷자락을 붙잡힌 피고인이 공소외 1을 손으로 밀어 넘어뜨리면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폭행을 개시하였다.
⑤ 경찰관들은 당시 경찰제복을 입고 있었고, 피고인이 자신을 쫓아오는 사람들이 경찰관임을 알았다고 진술하였다.
⑥ 경찰관이 피고인을 추적한 끝에 따라잡아 그 옷자락을 붙잡는 행위가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하기는 하나, 112 신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어 정지를 요구함에도 이에 불응하고 계속 도망가려는 피고인을 정지시키기 위해 취한 불가피한 조치일 뿐만 아니라, 그 방법 역시 소극적으로 제지하는 정도로 유형력을 행사함에 그쳤던 것으로 판단된다.
⑦ 경찰관들이 출동하였을 때 이미 범행 현장에서의 상황이 종료되어 원활한 교통이 재개되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피혐의사실에 교통방해뿐만 아니라 목줄을 잡은 상태로 지나가는 차량에 개를 던지는 동물학대행위도 포함되어 있는 점, 범행 혐의자로 의심되는 피고인이 경찰관을 보자마자 바로 도주하기 시작한 점 등을 감안하면, 범행과의 관련성, 상황의 긴박성 등도 인정되고, 불심검문 대상자로 인정되는 피고인을 추적한 끝에 정지시키기 위해 옷자락을 붙잡은 행위는 불심검문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상당한 방법으로 행해진 것이라고 판단된다.
⑧ 피고인이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체포하려고 하거나 추격하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도주한 사정 등에 비추어 피고인은 형사소송법 제211조 제2항 제1, 4호의 준현행범인에 해당되어 현행범인으로 간주된다고 할 것이다(검사는 피고인이 경찰관들을 보자마자 도망하였으므로 준현행범인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아무런 경찰관의 행위가 없음에도 경찰관을 보자마자 도망하려 한다고 하여 바로 형사소송법 제211조 제2항 제4호의 준현행범인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한 경우, 경찰관이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제1항에 의해 도망하려는 자를 정지시키고 물음에도 도망하려 하는 경우 또는 위 조항에 의한 정지 요구에도 불응하고 도망하려 하는 경우 위 준현행범인에 해당할 수 있을 것인데, 이 사건은 그러한 경우에 해당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위 공무집행방해의 점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원심의 판단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음은 물론, 이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의 점에 관한 원심판단까지 더 이상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할 것이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

[2018고단2704]
이 법원이 인정하는 이 부분 범죄사실은 원심판결의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018고단1056]
피고인은 2017. 12. 17. 16:20경 울산 (주소 생략) 인근 31번 국도에서 국도를 지나가던 차량을 향해 개 한 마리를 던지거나 차량을 정차시키고 거수경례를 하는 등의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다가, ‘차량 진행을 방해하고 개를 차량 유리창문에 던지는 사람이 있다’라는 내용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울산 ○○경찰서△△파출소 소속 경장 공소외 1과 순경 공소외 2가 피고인의 신원 및 현장 상황을 확인하려 하자 위 경찰공무원들을 피해 산으로 도주하였다.
피고인은 112 신고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따라온 공소외 1이 손으로 피고인을 붙잡자, “경찰관이 왜 쫓아오냐, 내가 중죄를 지었냐”라고 말하며 공소외 1을 밀어 넘어트린 후 공소외 1의 몸 위에 올라타서 손으로 공소외 1의 얼굴을 땅에 처박으며 “개새끼야, 십새끼야, 왜 쫓아오냐”라고 욕설을 한 다음, 다시 일어나서 도망가려 하다가 신고 있던 신발을 공소외 1을 향해 발로 차듯이 던졌다.
이후 피고인은 공소외 1과 공소외 2로부터 현행범 체포되어 순찰차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공소외 2에게 달려들어 공소외 2의 얼굴에 침을 3회 뱉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112 신고처리 업무 및 현행범 체포에 관한 경찰공무원들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1, 공소외 2의 각 법정진술
 
1.  공소외 3 작성의 자술서
 
1.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대상자 적발보고, 음주운전 CCTV 동영상 사진, 음주측정기사용대장 사본, 음주운전 CCTV 동영상 CD, 112 신고사건처리표, 수사보고(112 신고자들 전화진술 확인 보고)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제2호, 제44조 제2항(음주측정거부의 점), 각 형법 제136조 제1항(공무집행방해의 점)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범정이 더 무거운 공소외 1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9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공소외 1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다만 하한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죄에 정한 형의 그것에 의한다]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에서 보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 참작)
 
1.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불응)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집행유예를 초과하는 처벌전력은 없는 점, 우울증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는 점, 오래전부터 가족들과 단절된 상태로 지내오다가 이 사건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피고인의 여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여 목숨을 잃는 등 처한 환경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등이 인정된다.
한편 이 사건 공무집행방해의 범행은 피고인이 추적하는 경찰관에게 심한 욕설을 하고 경찰관의 얼굴을 땅에 처박으며 경찰관을 향해 침을 뱉는 등 폭행을 하고, 오히려 경찰관들의 가혹행위로 인해 상해를 입었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그 범행 수법 및 내용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죄질이 불량한 점, 그럼에도 피고인이 수사기관 이래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공무집행방해 부분을 계속 부인하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경찰관 공소외 1과 합의하지 못하여 공소외 1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는 점, 종전에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죄 및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죄로 수회 처벌받고 공무집행방해죄로 1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이 인정된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경력,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 등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현환(재판장) 조현선 노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