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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결정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위헌확인

[전원재판부 2020헌마264, 2021. 1. 28.]

【판시사항】

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수처법’이라 한다) 제24조 제1항에 대한 심판청구의 적법 여부(소극)
나.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권력분립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다.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청구인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라. 공수처법 제8조 제4항이 영장주의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수사처’라 한다)와 다른 수사기관 사이의 권한 배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어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1) 헌법 제66조 제4항은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의 ‘정부’란 입법부와 사법부에 대응하는 넓은 개념으로서의 집행부를 일컫는다 할 것이다. 그리고 헌법 제86조 제2항은 대통령의 명을 받은 국무총리가 행정각부를 통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대통령과 행정부, 국무총리에 관한 헌법 규정의 해석상 국무총리의 통할을 받는 ‘행정각부’에 모든 행정기관이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즉 정부의 구성단위로서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집행하는 중앙행정기관을 반드시 국무총리의 통할을 받는 ‘행정각부’의 형태로 설치하거나 ‘행정각부’에 속하는 기관으로 두어야 하는 것이 헌법상 강제되는 것은 아니므로, 법률로써 ‘행정각부’에 속하지 않는 독립된 형태의 행정기관을 설치하는 것이 헌법상 금지된다고 할 수 없다.
수사처가 수행하는 수사와 공소제기 및 유지는 우리 헌법상 본질적으로 행정에 속하는 사무에 해당하는 점, 수사처의 구성에 대통령의 실질적인 인사권이 인정되고, 수사처장은 소관 사무와 관련된 안건이 상정될 경우 국무회의에 출석하여 발언할 수 있으며 그 소관 사무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의안을 제출할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 법무부장관에게 의안의 제출을 건의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수사처는 직제상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직속기관 내지 국무총리의 통할을 받는 행정각부에 속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에 소속되고 그 관할권의 범위가 전국에 미치는 중앙행정기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2) 수사처가 중앙행정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행정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대통령과 기존행정조직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ㆍ감독을 받지 않는 형태로 설치된 것은 수사처 업무의 특수성에서 기인한 것인바, 수사처의 설치 취지가 고위공직자 등의 범죄를 척결하여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신뢰성을 높이는 한편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및 기소편의주의에 대한 제도적 견제장치를 마련하려는 데에 있는 점, 수사처가 행정부 소속 공무원도 그 수사대상으로 하여 기존의 행정조직의 위계질서에 포함시켜서는 객관성이나 신뢰성을 담보하기 쉽지 않은 점, 수사처가 대부분의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수사 등을 담당하므로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의 독립성이 매우 중요한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3) 수사처의 권한 행사에 대해서는 여러 기관으로부터의 통제가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단순히 수사처가 독립된 형태로 설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수사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라는 입법을 통해 도입되었으므로 의회는 법률의 개폐를 통하여 수사처에 대한 시원적인 통제권을 가지고, 수사처 구성에 있어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를 비롯한 다양한 기관이 그 권한을 나누어 가지므로 기관 간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에 의한 통제가 가능할 뿐 아니라 행정부 내부적 통제를 위한 여러 장치도 마련되어 있다.

(4) 법률에 근거하여 수사처라는 행정기관을 설치하는 것이 헌법상 금지되지 않는바,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및 기소편의주의를 견제할 별도의 수사기관을 설치할지 여부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검찰 기소독점주의의 적절성, 검찰권 행사의 통제 필요성, 별도의 수사기관 설치의 장단점, 고위공직자범죄 수사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요구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문제로서, 그 판단에는 본질적으로 국회의 폭넓은 재량이 인정된다. 또한 수사처의 설치로 말미암아 수사처와 기존의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가 문제된다 하더라도 동일하게 행정부 소속인 수사처와 다른 수사기관 사이의 권한 배분의 문제는 헌법상 권력분립원칙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5) 이상과 같이 공수처법이 수사처의 소속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것은 수사처의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수사처에 대하여는 행정부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통제를 하고 있으며, 수사처가 다른 국가기관에 대하여 일방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은 권력분립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지 않는다.

다. (1) 헌법은 수사나 공소제기의 주체, 방법, 절차 등에 관하여 직접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기존의 행정조직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된 위치에서 수사 등에 관한 사무를 수행할 기관을 설치ㆍ운영할 것인지 여부, 해당 기관에 의한 수사나 기소의 대상을 어느 범위로 정할 것인지는 독립된 기관의 설치 필요성, 공직사회의 신뢰성 제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요구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문제이므로, 이에 대한 입법자의 결정은 명백히 자의적이거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

(2) 고위공직자는 권력형 부정 사건을 범할 가능성이 비고위공직자에 비하여 높고 그 범죄로 인한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크며 높은 수준의 청렴성이 요구되고, 그 가족의 경우 고위공직자와 생활공동체를 형성하는 밀접ㆍ긴밀한 관계에 있으므로, 고위공직자나 그 가족 등에 한하여 수사처의 수사나 기소의 대상으로 하고 그 대상이 되는 범죄를 한정하여 규정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수사처에 의한 수사 등의 대상에는 퇴직한 사람도 포함되나, 이는 범죄에 연루된 현직 고위공직자가 사직을 통해 수사처의 수사 등을 회피하는 행태를 방지하고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신뢰성 제고라는 수사처의 설치 목적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므로,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다.

(3) 수사처에 의한 수사 등에 적용되는 절차나 내용, 방법 등은 일반 형사소송절차와 같으므로, 수사처의 수사 등의 대상이 된다고 하여 대상자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발생한다거나 대상자의 법적 지위가 불안정해진다고 볼 수 없다. 수사처가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 등의 주체가 됨으로써 부실ㆍ축소 수사 또는 표적수사가 이루어지거나 무리한 기소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뒷받침할 객관적ㆍ실증적인 근거가 없다. 따라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청구인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라. (1) 헌법에서 수사단계에서의 영장신청권자를 검사로 한정한 것은 다른 수사기관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확립시켜 인권유린의 폐해를 방지하고, 법률전문가인 검사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기본권침해가능성을 줄이고자 한 것이다. 헌법에 규정된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인 검사로서 공익의 대표자이자 수사단계에서의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지위에서 그에 부합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자를 의미하는 것이지, 검찰청법상 검사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2) 검찰청법 제4조에 따른 검사의 직무 및 군사법원법 제37조에 따른 군검사의 직무를 수행하는 수사처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다른 수사기관인 수사처수사관을 지휘ㆍ감독하고, 단지 소추권자로서 처벌을 구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는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또한 수사처검사는 변호사 자격을 일정 기간 보유한 사람 중에서 임명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법률전문가로서의 자격도 충분히 갖추었다. 따라서 공수처법 제8조 제4항은 영장주의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지 않는다.

재판관 이선애의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8조 제4항에 대한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에 관한 반대의견
헌법소원심판의 청구인은 공권력 작용과 현재 관련이 있어야 하며, 장래 어느 때인가 관련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는 없다. 다만, 기본권침해가 장래에 발생하더라도 예외적으로 침해의 현재성이 인정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본권침해사유의 발생이 틀림없을 것으로 현재 확실히 예측될 수 있어야 하며, 기본권침해가 구체화ㆍ현실화된 이후에는 실효적인 권리구제가 매우 어려워지는 사정이 있어 그 전에 기본권침해 여부를 판단할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권력분립원칙, 영장주의원칙 및 검사의 영장신청권에 관한 헌법규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청구인들이 수사처의 수사 또는 기소 대상이 되어 구체적인 기본권이 침해되는 상황과 관련될 경우에만 본안 판단을 할 수 있다. 청구인들과 수사처의 수사 등의 대상이 아닌 ‘비고위공직자’의 차별은 단순한 구분의 단계에 머물러 있어 법적 차별의 발생이 현재 확실히 예측된다고 보기 어렵고, 수사처의 출범 후 기존 형사소송절차와 어떠한 운용상 차이가 발생할 것인지도 명확하게 예상할 수 없다. 강제수사에 따른 신체의 자유 등의 제한은 개별적인 수사 절차상 여러 유형의 처분에 따른 것으로, 수사가 개시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수사절차상 강제처분을 받게 될 것인지, 그로 인해 구체적으로 어떤 기본권이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 침해될 것인지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들에 대한 평등권 또는 신체의 자유 등의 침해 사유는 단순히 장래에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고 현재 그 사유의 발생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다.
수사처는 청구인들이 마땅히 저지르지 않아야 할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하였다는 혐의가 있을 경우에만 수사 또는 기소를 할 수 있다. 이것은 일반적인 상황 전개가 아닌 예외적인 상황으로서, 그러한 법적 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다. 설령 청구인들이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정치적 중립성을 잃은 표적수사 등의 대상이 될 우려가 있다고 하더라도, 청구인들 각자가 구체적인 범죄 혐의로 고소, 고발되거나 인지됨으로써 수사가 개시될 것인지 여부를 알 수 없는 현재 시점에서 그러한 사유가 발생할 것이 틀림없다고 예측할 수는 없다.
청구인들에 대한 기본권침해가 수사처의 수사로 구체화ㆍ현실화되는 시점에서 해당 기본권 영역에서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시에 권리구제를 기대할 수 있는지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수사 절차와 방법, 법적으로 예정된 불복수단 등을 살펴서 판단해야 한다. 막연하게 ‘언제나 적시의 권리구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본안 판단에 나아간다면, 수사처의 업무수행 상 나타날 수 있는 구체적인 기본권침해의 내용과 유형을 명확히 하지 않고 그 정당화 여부를 심사하게 되고, 청구인들의 구체적인 기본권침해와 관련되는 바 없이 단지 헌법원칙 또는 이에 관련된 헌법규정에 위반되는지 여부만을 판단하는 것이 된다. 이것은 기본권침해의 현재성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범위를 넘는 것이며, 기본권침해의 구제를 위한 헌법소원심판제도를 마치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상 인정되지 않는 민중소송과 같이 운영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청구인들 각자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지도 않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과 절차의 수사가 이루어질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는, 실효적인 권리구제를 위하여 기본권침해 여부를 판단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8조 제4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의 현재성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24조 제1항의 권력분립원칙 위반 및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의 적법절차원칙 위반에 관한 반대의견
(1)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수사처장이 이첩 요청을 하면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를 하고 있는 경우라도 해당 수사기관은 그에 응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여, 수사권 및 공소권의 주체가 달라지므로, 평등권,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고,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할 경우 수사처의 수사 또는 공소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현재 확실히 예측되므로, 위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적법하다.

(2) 우리 헌법은 권력분립원칙의 내용으로 권력의 형식적 분할뿐 아니라 국가기관 사이의 ‘상호 협력적 견제관계’를 예정하고 있다. 특정 권력의 일방적인 우위를 배제하고 각 권력기관의 본질적인 기능을 조화롭게 유지하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 권력분립원칙이 추구하는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국가기관 사이에 권한과 기능의 분할뿐 아니라 그 비중에 있어서도 상호 균형이 유지되어야 하고, 어떠한 국가기관도 헌법에 근거하지 않고 다른 국가기관에 대하여 일방적 우위를 가지거나,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 다른 국가기관에 귀속된 기능의 핵심적 영역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권력분립원칙에 따른 헌법적 기준과 한계가 도출된다.
현대 민주국가에서 행정의 역할과 기능이 점차로 증대됨에 따라 전통적인 행정체계에서는 포섭될 수 없는 영역을 규율하기 위하여 행정각부에 소속되지 않고 별도의 독립적인 임무와 자율권을 부여받은 독립행정기관이 등장하고 있다. 행정의 비대화를 방지하고 국가작용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하여 법률로써 독립행정기관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독립행정기관을 창설하는 입법도 권력분립원칙에 따른 헌법적 기준과 한계를 준수하여야 한다.
검사가 가지는 수사권과 공소권은 국가의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하여 일원적인 권력행사가 이루어져야 하는 시원적(始原的) 행정행위로서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행정영역이다. 그럼에도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은 법무부 소속의 검사에게 귀속되어 있던 권한과 기능 중 가장 중요한 수사권과 공소권의 일부를 분리하여 행정각부에 소속되지 않은 수사처에 부여하고 있는데, 이는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라고 규정하여 행정권의 핵심영역이나 전통적으로 행정부의 영역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행정업무는 헌법에서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 한 행정각부에 속하도록 하는 헌법 제66조 제4항에 위반된다.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고위공직자범죄등의 수사와 관련하여 수사처장에게 일방적으로 이첩을 요청할 권한을 부여하고, 상대 수사기관은 여기에 예외 없이 따르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로써 수사처는 고위공직자범죄등에 관한 수사권 행사에서 행정부 내의 다른 수사기관보다 일방적 우위를 차지하게 되고, 검사가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등 사건도 수사처에 이첩하여야 하는데, 이는 수사처가 헌법과 법률에 의한 검사보다 우위의 입장에서 검사의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에 관한 권한과 기능을 침해하는 것이다. 공수처법은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 의하여 사건이 수사처로 이첩되는 경우 이첩되는 피의자 등의 편의나 방어권 행사 등을 고려한 규정을 전혀 두고 있지 않아 경우에 따라서는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수사처장의 임명절차에 관련된 추천위원회의 구성, 수사처검사의 임용, 연임 등의 절차에 관련된 수사처 인사위원회의 구성에 각 국회 교섭단체가 추천한 4명의 위원이 포함되도록 규정되어 있어 수사처장 및 수사처검사의 임명 등에서 정치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수사처검사의 임기를 검사나 판사와는 달리 3년으로 규정하여 신분보장이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수사처가 정치적 중립성 및 직무상 독립성을 충분히 보장받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수사처는 행정부 소속임에도 대통령, 법무부장관 등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고, 국회는 수사처장에 대한 해임건의를 할 수 없으며, 고소ㆍ고발 사건에 대한 재정신청 외에는 수사처의 수사 등을 통제할 방안이 없는 등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도 부담하지 않는다.
따라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24조 제1항은 독립행정기관을 설치하는 법률이 준수해야 할 권력분립원칙에 따른 헌법적 기준과 한계에 위반되어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

(3)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을 이첩 요청 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나, 그 문언이 추상적이고 명확하지 않으며, 향후 제정될 수사처규칙으로 일응의 기준을 정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수사처장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사건의 이첩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수사처로 사건이 이첩될 때 피의자 등은 별도의 통지를 받지 못하므로 그에 대하여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피의자를 구속한 상태에서 사건을 이첩할 경우 이첩에 따른 구속기간 산정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등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 등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한 인신구속에 관한 사항조차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그 실체적 내용이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므로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의 사법권 독립 침해 및 평등권 침해에 관한 반대의견
(1) 수사처의 수사에는 내사가 포함되고, 공수처법상 내사의 시기ㆍ요건ㆍ방법 및 통제 등에 대하여 구체적인 법적 규정이 없어 내사는 전적으로 수사처의 재량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인데, 수사처가 수사권과 공소권을 행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 중에는 형법상 직권남용, 직무유기와 같은 법관의 재판 업무 자체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범죄도 포함되어 있어, 자칫 수사처검사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법관의 재판 자체에 대하여 내사를 포함한 수사 등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러한 내사가 이루어지는 것만으로 사법권 및 법관의 독립 등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이고, 나아가 재판 당사자가 가지는 헌법 제27조가 보장한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수사처는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수사권을 가지고, 법관 등 매우 한정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에 대하여만 공소권을 행사하며, 공수처법에는 수사의 단서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는 점 및 판사 등에 대한 고소ㆍ고발이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 등을 모두 고려하면, 법관이 부당한 내사의 대상이 될 우려는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이고, 수사처가 직접 공소제기 및 유지까지 하는 사건을 담당하는 법관은 일반 사건과 달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자신과 가족이 내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된다. 법관이 심리적 위축으로 인하여 당해 재판을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외관이 형성될 수 있고, 수사처가 직접 공소제기 및 유지하는 사건이라는 사실 자체가 담당 법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피고인의 의심은 합리적인 것으로서 법관의 독립에 대하여 피고인이 갖는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며, 이로써 해당 재판의 독립 및 공정성은 훼손된다.
그렇다면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은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하여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되고, 수사처의 수사대상인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2) 공수처법이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을 수사대상으로 하고, 판사 및 검사 등에 대한 공소권을 행사하여 비고위공직자와 차별취급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에 해당한다.
고위공직자 등 부패범죄의 비율이 비고위공직자의 범죄에 비하여, 그리고 판사 및 검사 등의 부패범죄의 비율이 그 밖의 고위공직자범죄에 비하여 현저히 높다거나,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권한행사가 공정하지 못하였다는 실증적인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수사처검사가 검사에 비해 정치적 중립성 및 직무상 독립성이 우월하다고 할 수 없고, 수사처 수사에 대한 통제를 위한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면, 공수처법이 수사처로 하여금 판사 및 검사 등에 대하여만 공소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함에 따른 차별취급은, 통일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함으로써 공평한 소추를 담보하도록 하는데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대통령, 국무총리, 그 밖의 정무직 공무원 등이나 검사나 경무관 이상의 경찰공무원 등은 인적ㆍ재정적ㆍ정치적 관계로 말미암아 경찰이나 검찰 등과 이해충돌 상황에 있다고 할 것이나, 판사 등은 그러한 이해충돌 상황에 있다고 할 수 없음에도 판사 등을 검사 또는 경무관 이상의 경찰공무원과 전적으로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합리적이라 할 수 없다.
공수처법이 퇴직고위공직자에 대한 경과규정을 두지 않아, 공수처법이 시행되기 전에 퇴직한 고위공직자와 같이 ‘현직 고위공직자가 사직을 통하여 수사처의 수사를 회피하는 행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공수처법의 입법취지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경우까지 모두 수사처의 수사대상 등에 포함되도록 하는 것 역시 합리적 이유에 근거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수사처가 공소를 제기할 경우에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토지관할인 피고인의 주소 등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 역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관한 이익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수사처의 편익만 고려한 것이므로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상과 같은 차별취급의 심화 및 범위 확대는 고위공직자 및 이미 퇴직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가할 정도의 것이다.
따라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차별취급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하고도 적정하다고 보기 어려워 합리적 이유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결국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의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1) 법률에 설치근거를 둔 행정기관들 사이에 직무범위를 어떻게 나누고 권한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를 헌법상 권력분립원칙의 문제로 보기 어려우므로, 수사처장의 이첩요청권한으로 말미암아 수사처와 기존의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가 문제된다 하더라도 이는 입법정책의 문제에 불과하다.
범죄 일반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기관과 별도로 고위공직자등의 일정 범위의 범죄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처가 병렬적으로 설치된 이상, 통일된 기준에 따라 형사사법권을 행사하고 중복수사를 방지하기 위해서 수사처와 다른 수사기관 사이에 수사 사무의 조정ㆍ배분이 요구된다. 독립된 위치에서 고위공직자등의 범죄를 수사할 수 있도록 수사처를 설치한 취지를 고려하여 수사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수사에 대하여 수사처장의 이첩요청권한을 인정한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수사 사무의 배분에 관한 입법형성의 재량을 일탈하거나 권력분립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2) 수사처와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에서 수사처장이 다른 수사기관에 대하여 사건의 이첩을 요청할 수 있는 사유와 그 요청에 따른 효과에 관한 사항은 입법자가 재량으로 결정할 사항으로, 이에 관한 입법자의 판단은 명백히 자의적이거나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는 한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수사가 수사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고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추어 수사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로 이첩요청 사유를 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첩요청 사유가 명백히 자의적이거나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이 입법재량을 현저히 일탈하여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여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수사처검사와 수사처수사관은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검사 및 사법경찰관과 동일한 직무권한을 행사하므로, 수사처의 이첩요청에 따라 피의자 등이 검사ㆍ사법경찰관이 아닌 수사처검사ㆍ수사처수사관에 의해 수사를 받는다고 하여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수사의 밀행성과 신속성을 고려할 때 수사처의 구체적인 수사대상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피의자 등에게 의견진술의 기회가 반드시 부여되어야 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이 사건을 수사처로 이첩할 때 수사대상자에게 통지를 하고 그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을 들어 적법절차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3)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수사처의 수사권과 공소권 대상에 판사가 포함된다는 것이 수사처가 판사의 재판에 관한 직무수행에 관여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로써 헌법 제103조의 ‘재판상 독립’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 면책특권 또는 불소추특권이 부여되어 있지 않는 이상 판사도 범죄를 저지르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고 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수사기관의 수사 및 공소제기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므로, 이를 두고 헌법 제106조의 ‘신분상 독립’이 침해된다고 볼 수도 없다.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한 판사에 대한 수사권 및 공소권이 수사처에 부여되더라도, 이는 판사에 대한 수사 및 공소제기의 주체가 수사처로 변경된 것일 뿐 피의자로서 판사가 받게 될 실질적인 불이익의 차이는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그로 인해 사법권의 독립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되고, 2020. 12. 15. 법률 제17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8조 제1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된 것) 제3조 제1항, 제5조 제1항, 제6조 제4항, 제7조 제1항, 제8조 제4항, 제9조 제6항, 제10조 제1항 제3호, 제10조 제2항 단서, 제13조 제2항, 제16조 제2항, 제24조 제1항, 제2항, 제45조

【참조판례】

나.헌재 1994. 4. 28. 89헌마86, 판례집 6-1, 371헌재 1994. 4. 28. 89헌마221, 판례집 6-1, 239헌재 2008. 1. 10. 2007헌마1468, 판례집 20-1상, 1헌재 2019. 2. 28. 2017헌바196, 판례집 31-1, 52
다.헌재 2016. 7. 28. 2015헌마236등, 판례집 28-2상, 128
라.헌재 1997. 3. 27. 96헌바28등, 판례집 9-1, 313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별지] 청구인 명단과 같음

[주 문]


1. 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되고, 2020. 12. 15. 법률 제17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된 것) 제3조 제1항, 제8조 제4항에 대한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2020헌마264

청구인들은 청구 당시 제20대 국회의원들로, 2020. 7. 15.부터 시행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되고 국민의 생명권, 신체의 자유 및 검사의 영장신청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20. 2. 19. 위 법 전체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20헌마681

청구인은 제21대 국회의원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및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20. 5. 11. 위 법 전체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전체에 대한 심판을 구하고 있으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것 자체가 위헌이라고 주장할 뿐 개별 조항으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았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다투지 않고 있다. 다만 심판청구서의 취지에 따라 청구인들의 주장에 대응하는 내용을 규정한 것으로서 청구인들이 기본권을 침해받았다고 다투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조항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수사처’라 한다)의 설치와 직무범위 및 수사처의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 등을 정한 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되고, 2020. 12. 15. 법률 제17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된 것, 이하 ‘공수처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된 것) 중 수사처장의 자격과 임명절차를 정한 제5조 제1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원회’라 한다)의 위원 구성방법을 정한 제6조 제4항, 차장의 자격과 임명절차를 정한 제7조 제1항과 수사처규칙으로 정하는 조사업무의 실무를 5년 이상 수행한 경력을 수사처검사의 자격 요건으로 규정하고 수사처 구성에 있어 검사의 직에 있었던 사람의 정원을 제한한 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되고, 2020. 12. 15. 법률 제176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현행법이 아닌 경우 연혁과 상관없이 ‘구 공수처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된 것) 중 수사처검사의 영장청구와 관련하여 검찰청법 제4조에 따른 검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정한 제8조 제4항, 인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수사처규칙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한 제9조 제6항, 수사처규칙으로 정하는 조사업무의 실무를 5년 이상 수행한 경력을 수사처수사관의 자격 요건으로 규정한 제10조 제1항 제3호, 검찰수사관을 파견받은 경우 수사처수사관의 정원에 포함하도록 한 제10조 제2항 단서, 검사가 수사처장과 차장이 되고자 하는 경우 퇴직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여야 한다고 정한 제13조 제2항, 수사처장과 차장, 수사처검사는 퇴직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여야 검사로 임용될 수 있다고 정한 제16조 제2항, 수사처와 다른 수사기관의 관계에 있어 수사처장이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인지한 경우 수사처에 통보하여야 한다고 정한 제24조 제1항 및 제2항, 수사처의 조직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수사처규칙으로 정하도록 한 제45조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되고, 2020. 12. 15. 법률 제17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고위공직자"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의 직(職)에 재직 중인 사람 또는 그 직에서 퇴직한 사람을 말한다. 다만, 장성급 장교는 현역을 면한 이후도 포함된다.

가.대통령

나.국회의장 및 국회의원

다.대법원장 및 대법관

라.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마.국무총리와 국무총리비서실 소속의 정무직공무원

바.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무직공무원

사.「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제2조 제2호에 따른 중앙행정기관의 정무직공무원

아.대통령비서실ㆍ국가안보실ㆍ대통령경호처ㆍ국가정보원 소속의 3급 이상 공무원

자.국회사무처, 국회도서관, 국회예산정책처, 국회입법조사처의 정무직공무원

차.대법원장비서실, 사법정책연구원, 법원공무원교육원, 헌법재판소사무처의 정무직공무원

카.검찰총장

타.특별시장ㆍ광역시장ㆍ특별자치시장ㆍ도지사ㆍ특별자치도지사 및 교육감

파.판사 및 검사

하.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거.장성급 장교

너.금융감독원 원장ㆍ부원장ㆍ감사

더.감사원ㆍ국세청ㆍ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위원회 소속의 3급 이상 공무원

2."가족"이란 배우자, 직계존비속을 말한다. 다만, 대통령의 경우에는 배우자와 4촌 이내의 친족을 말한다.

3."고위공직자범죄"란 고위공직자로 재직 중에 본인 또는 본인의 가족이 범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말한다. 다만, 가족의 경우에는 고위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하여 범한 죄에 한정한다.

가.「형법」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의 죄(다른 법률에 따라 가중처벌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나.직무와 관련되는「형법」제141조, 제225조, 제227조, 제227조의2, 제229조(제225조, 제227조 및 제227조의2의 행사죄에 한정한다), 제355조부터 제357조까지 및 제359조의 죄(다른 법률에 따라 가중처벌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다.「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3조의 죄

라.「변호사법」제111조의 죄

마.「정치자금법」제45조의 죄

바.「국가정보원법」제18조, 제19조의 죄

사.「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제14조 제1항의 죄

아.가목부터 마목까지의 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로 인한「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2조 제4호의 범죄수익등과 관련된 같은 법 제3조 및 제4조의 죄

4."관련범죄"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말한다.

가.고위공직자와「형법」제30조부터 제32조까지의 관계에 있는 자가 범한 제3호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

나.고위공직자를 상대로 한 자의「형법」제133조, 제357조 제2항의 죄

다.고위공직자범죄와 관련된「형법」제151조 제1항, 제152조, 제154조부터 제156조까지의 죄 및「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제14조 제1항의 죄

라.고위공직자범죄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그 고위공직자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죄로서 해당 고위공직자가 범한 죄

5."고위공직자범죄등"이란 제3호와 제4호의 죄를 말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된 것)

제3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설치와 독립성) ① 고위공직자범죄등에 관하여 다음 각 호에 필요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수사처"라 한다)를 둔다.

1.고위공직자범죄등에 관한 수사

2.제2조 제1호 다목, 카목, 파목, 하목에 해당하는 고위공직자로 재직 중에 본인 또는 본인의 가족이 범한 고위공직자범죄 및 관련범죄의 공소제기와 그 유지

제5조(처장의 자격과 임명) ① 처장은 다음 각 호의 직에 15년 이상 있던 사람 중에서 제6조에 따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지명한 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1.판사, 검사 또는 변호사

2.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 또는 그 밖의 법인에서 법률에 관한 사무에 종사한 사람

3.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대학의 법률학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하였던 사람

제6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후보추천위원회) ④ 국회의장은 다음 각 호의 사람을 위원으로 임명하거나 위촉한다.

1.법무부장관

2.법원행정처장

3.대한변호사협회장

4.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되었던 정당의 교섭단체가 추천한 2명

5.제4호의 교섭단체 외의 교섭단체가 추천한 2명

제7조(차장) ① 차장은 10년 이상 제5조 제1항 각 호의 직에 재직하였던 사람 중에서 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되고, 2020. 12. 15. 법률 제176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수사처검사) ① 수사처검사는 변호사 자격을 10년 이상 보유한 자로서 재판, 수사 또는 수사처규칙으로 정하는 조사업무의 실무를 5년 이상 수행한 경력이 있는 사람 중에서 제9조에 따른 인사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경우 검사의 직에 있었던 사람은 제2항에 따른 수사처검사 정원의 2분의 1을 넘을 수 없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된 것)

제8조(수사처검사) ④ 수사처검사는 직무를 수행함

에 있어서「검찰청법」제4조에 따른 검사의 직무 및「군사법원법」제37조에 따른 군검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제9조(인사위원회) ⑥ 그 밖에 인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은 수사처규칙으로 정한다.

제10조(수사처수사관) ① 수사처수사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중에서 처장이 임명한다.

3.수사처규칙으로 정하는 조사업무의 실무를 5년 이상 수행한 경력이 있는 사람

② 수사처수사관은 일반직공무원으로 보하고, 40명 이내로 한다. 다만, 검찰청으로부터 검찰수사관을 파견받은 경우에는 이를 수사처수사관의 정원에 포함한다.

제13조(결격사유 등) ② 검사의 경우 퇴직 후 3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처장이 될 수 없고, 퇴직 후 1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차장이 될 수 없다.

제16조(공직임용 제한 등) ② 처장, 차장, 수사처검사는 퇴직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검사로 임용될 수 없다.

제24조(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 ① 수사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수사에 대하여 처장이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추어 수사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하여야 한다.

②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수사처에 통보하여야 한다.

제45조(조직 및 운영) 이 법에 규정된 사항 외에 수사처의 조직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수사처규칙으로 정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2020헌마264

(1) 공수처법에 의하면 수사처는 수사 및 공소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력기관임에도 입법ㆍ행정ㆍ사법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기관으로 설치되어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 수사처를 독립기관으로 설치하게 되면 행정권이 약화되고, 수사처의 구성과 운영에 국회가 상당 부분 관여하여 입법권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결과가 된다. 다른 한편 공수처법 규정상 수사처의 업무에 대하여 대통령, 국무총리, 법무부장관 등의 지휘ㆍ감독 등 권한의 남용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여 수사처의 권한이 남용될 가능성이 높다.


(2) 공수처법이 대통령, 국회의장, 국회교섭단체가 추천한 사람이 수사처장의 임명에 관여하도록 하는 것은 수사처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한다.


(3) 헌법 제12조 제3항이 영장주의 원칙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검사의 신청 요건을 포함한 취지는 다른 수사기관에게 영장신청을 허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인권유린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법률전문가인 검사를 신청권자로 한 것인데, 이때 검사는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는 준사법기관인 검찰청법상 검사로 한정된다. 따라서 공수처법이 수사처검사로 하여금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그 자체로 위헌으로 국민의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과 검사의 영장신청권을 침해한다.


(4) 정치적 중립성이 확보되지 않은 수사처에 의한 수사는 수사대상자인 고위공직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므로 수사처의 수사대상이 아닌 사람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또한 수사처에 의해 형벌이 부과될 경우 청구인들의 생명권, 재산권 등이 침해된다.


(5) 수사처에 수사권과 공소권을 모두 부여하는 것은 검ㆍ경 수사권 조정 방향과 모순되고, 수사처의 설치로 수사권이 이원화되어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할 우려가 있으며, 검찰과 수사권을 두고 분쟁이 발생할 경우 규정상 이를 해결하기 어렵다.


나. 2020헌마681

(1) 수사처는 입법ㆍ행정ㆍ사법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아니한 독립기관으로 대통령이나 국회로부터 어떠한 통제나 감독도 받지 아니하는바, 이는 헌법상 국가기관 구성의 기본원리인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수사처는 헌법정부조직법에 설치 근거가 없으며, 수사처의 설치는 자유민주적 통치구조의 기본이념과 원리에 부합하지 아니하고 헌법상 체계정당성의 원리에도 반한다. 공수처법상 수사처를 검찰보다 상위의 기관으로 예정하고 있음에도 수사처에 대한 국회의 견제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헌법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규칙 제정권을 수사처에 부여하여 법체계에 부합하지 않으며, 판사를 수사처의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으로 하여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다. 이와 같이 공수처법은 권력분립원칙 등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2) 공수처법은 수사처의 수사대상이 되는 사람과 수사대상이 되지 않는 사람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 또한 공수처법은 법 시행 전에 퇴직한 고위공직자도 수사처의 수사대상으로 하여 신뢰보호원칙에 반한다.


(3) 공수처법에 의하면 고위공직자의 가족이 고위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하여 죄를 범한 경우 수사처의 수사대상이 되는데, 이는 자기책임의 원리에 위반되고 평등권을 침해하며, 헌법 제36조 제1항 등에 근거한 혼인과 가족생활에 관한 기본권 등을 침해하고, 나아가 헌법상 연좌제금지에 반하는 것이다.


(4) 공수처법은 수사처검사와 수사처수사관의 임명, 정원 제한 등에서 검사의 직에 있던 사람과 검찰수사관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권, 직업의 자유 및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또한 공수처법은 헌법상 규칙제정권을 부여받지 못한 수사처에 포괄적인 규칙제정권을 백지위임하면서 수사처검사와 수사처수사관의 자격 요건 등을 수사처규칙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5) 공수처법은 수사처장으로 하여금 다른 수사기관에 대하여 사건의 이첩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수사기관은 수사처에 대해 통보의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여, 검찰총장보다 상위기관이라고 볼 수 없는 수사처장이 검찰총장을 지휘하는 법체계의 모순이 발생한다.


(6) 수사처검사는 일부 고위공직자를 제외하고는 수사권만 보유하고 있어 사법경찰관 등과 동일한 지위에 있다 할 것이므로 영장을 청구할 수 없고, 일부 고위공직자에 대해서는 공소권이 있으나 수사처검사를 검사와 동일한 인권옹호기관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수사처검사에게 영장신청권을 부여할 경우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8조 제4항에 대한 심판청구

구 공수처법 및 공수처법은 고위공직자에 해당하는 자가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한 경우 수사처에 의한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으로 하고(제2조, 제3조 제1항), 수사처검사로 하여금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검사의 직무 및 군검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 수사처검사의 영장 청구를 인정하고 있다(제8조 제4항).

청구인들은 위 각 조항과 관련하여 권력분립원칙 및 영장주의원칙 등에 위반되는 수사처에 의한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이 되는 것 자체로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는데, 청구인들은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로 재직 중이거나 재직하였던 사람들로서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한 경우 수사처의 수사대상이 되고, 경우에 따라 수사처에 의한 기소대상도 되므로, 이로 인하여 뒤의 본안판단에서 보는 바와 같이 평등권과 신체의 자유, 주거의 자유, 재산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기본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고,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도 인정된다.

또한 다양하고 비정형적인 방법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질 수 있는 수사의 성격상 청구인들에 대한 기본권침해가 수사처에 의한 수사로 구체화ㆍ현실화되는 시점에서는 적시에 권리구제를 기대하는 것이 언제나 가능하다고 단언하기 어려우므로 유효적절한 권리구제를 위하여 그 전에 기본권침해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고, 청구인들이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한 경우 수사처의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현재 확실히 예측되어 청구인들에 대한 기본권침해의 우려를 단순히 장래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조항들로 인한 기본권침해의 현재성도 인정된다.


나. 공수처법 제5조 제1항, 제6조 제4항, 제7조 제1항에 대한 심판청구

공수처법 제5조 제1항, 제6조 제4항, 제7조 제1항은 수사처장과 차장의 자격 및 추천위원회의 구성 등 수사처장과 차장의 임명 절차 등에 관한 규정으로, 이와 같은 수사처의 구성에 관한 사항이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다. 구 공수처법 제8조 제1항, 공수처법 제10조 제1항 제3호, 제13조 제2항에 대한 심판청구

구 공수처법 제8조 제1항은 수사처검사는 변호사 자격을 10년 이상 보유한 자로서 재판, 수사 또는 수사처규칙으로 정하는 조사업무의 실무를 5년 이상 수행한 경력이 있는 사람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하고, 이 경우 검사의 직에 있었던 사람은 수사처검사 정원의 2분의 1을 넘을 수 없다고 규정하였다. 공수처법 제10조 제1항 제3호는 수사처수사관은 수사처규칙으로 정하는 조사업무의 실무를 5년 이상 수행한 경력이 있는 사람 중에서 수사처장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공수처법 제13조 제2항은 검사의 경우 수사처장이나 차장이 되기 위해서는 퇴직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2020헌마264 사건의 청구인들은 위 조항들로 인해 기본권을 침해받았다는 점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다투지 않고 있고, 2020헌마681 사건 청구인의 경우 검사의 직에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위 청구인이 수사처장이나 차장, 수사처검사 또는 수사처수사관이 되고자 하는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 한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


라. 공수처법 제9조 제6항, 제45조에 대한 심판청구

공수처법 제9조 제6항과 제45조는 수사처 인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수사처의 조직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수사처규칙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항들에 대하여 수사처에 독자적인 규칙제정권을 부여하는 것이 헌법 체계에 부합하는지 여부가 곧바로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마. 공수처법 제10조 제2항 단서, 제16조 제2항에 대한 심판청구

공수처법 제10조 제2항 단서 및 제16조 제2항은 검찰청으로부터 파견받은 검찰수사관은 수사처수사관의 정원에 포함되고, 수사처장과 차장, 수사처검사는 퇴직 후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으면 검사로 임용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청구인들이 검찰수사관의 직에 있었다는 사실을 주장하거나 소명하지 않고 있고, 수사처장 내지 차장, 수사처검사가 되고자 하는 사정도 확인되지 않으므로, 청구인들은 위 조항들에 대하여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바.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 제2항에 대한 심판청구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 제2항은 수사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수사에 대하여 수사처장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하여야 하고,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수사처에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조항들은 수사처와 검찰 등 다른 수사기관 사이의 권한 배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서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사. 소결

공수처법 제5조 제1항, 제6조 제4항, 제7조 제1항, 제9조 제6항, 제10조 제1항 제3호, 제2항 단서, 제13조 제2항, 제16조 제2항, 제24조 제1항, 제2항, 제45조 및 구 공수처법 제8조 제1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8조 제4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적법하므로 본안에 나아가 판단한다.


5.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수사처가 설치됨으로써 고위공직자가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한 경우 수사와 공소제기 및 그 유지(이하 ‘수사 등’이라 한다)에 필요한 직무를 검찰ㆍ경찰 등이 아닌 수사처에서 수행할 수 있으므로, 청구인들처럼 수사처의 수사 등의 대상이 되는 고위공직자와 수사 등의 대상이 되지 않는 그 외의 사람(이하 ‘비고위공직자’라 한다) 사이에 차별이 발생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 침해 여부가 문제된다. 또한 청구인들은 수사처로부터 체포, 구속, 압수, 수색 등 여러 강제수사를 받게 되므로, 신체의 자유, 주거의 자유, 재산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이하 ‘신체의 자유 등’이라 한다)의 침해 여부도 문제된다.

청구인들은 공수처법이 권력분립원칙, 영장주의 등 헌법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는바, 단순히 일반 헌법규정이나 헌법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만으로는 기본권침해에 대한 구제라는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므로, 헌법원칙의 위반 여부는 기본권침해와 관련된 범위에서 판단한다(헌재 2008. 1. 10. 2007헌마1468 참조).


나.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에 대한 판단

(1)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권력분립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

(가) 공수처법 제3조 제2항은 명문으로 수사처의 직무수행상의 독립성을 규정하고 있고, 수사처의 소속에 대하여는 헌법이나 정부조직법, 공수처법 어디에도 아무런 규정이 없다. 이에 청구인들은 수사처를 헌법상 입법부ㆍ행정부ㆍ사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기관으로 설치하여 대통령이나 국회로부터 어떠한 통제나 감독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의 권력분립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청구인들은 수사처의 설치가 자유민주적 통치구조의 기본이념과 원리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체계정당성의 원리에 위반된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이는 수사처가 헌법상 정부조직 원리에 부합하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므로, 수사처가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되는지에 대한 판단을 하면서 함께 살펴본다.


(나) 권력분립원칙의 의의

1) 권력분립원칙은 국가기능을 입법ㆍ행정ㆍ사법으로 분할하여 이를 각각 독립된 국가기관에 귀속시키고, 국가기관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하여 국가권력을 통제함으로써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원리이다. 권력분립원칙은 국가권력의 집중과 남용의 위험을 방지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데에 근본적인 목적이 있는바,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국가권력을 분할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분할된 권력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한 권력간 통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헌법원칙으로서의 권력분립원칙은 구체적인 헌법질서와 분리하여 파악될 수 없는 것으로 권력분립원칙의 구체적 내용은 헌법으로부터 나오므로, 어떠한 국가행위가 권력분립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헌법규범을 토대로 판단되어야 한다.

우리 헌법은 근대자유민주주의헌법의 원리에 따라 권력분립원칙을 채택하여 국가의 기능을 입법권(제40조), 행정권(제66조 제4항), 사법권(제101조 제1항)으로 분할하고 이를 조직상으로 분리ㆍ독립된 국가기관인 국회(제3장), 정부(제4장), 법원(제5장)에 각각 나누어 맡기고 있다. 또한 우리 헌법은 다른 국가기관과의 협력 하에서만 헌법적 과제를 이행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기관간의 관계를 ‘협력적 통제관계’로 형성하고 있다. 우리 헌법에서 권력분립원칙은 권력의 분할뿐만 아니라 권력간의 상호작용과 통제의 원리로 형성되어 국가기관 상호간의 통제 및 협력과 공조는 권력분립원칙에 대한 예외가 아니라 헌법상 권력분립원칙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가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의 법률안 제출권과 대통령의 법률안 공포권 및 거부권(제52조, 제53조),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심의ㆍ확정권(제54조), 국무총리와 감사원장 임명에 대한 국회의 동의권(제86조, 제98조), 헌법재판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구성에 있어서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의 공동 관여(제111조, 제114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즉, 헌법상 권력분립원칙이란 국가권력의 기계적 분립과 엄격한 절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한 국가권력의 통제를 의미한다(헌재 2008. 1. 10. 2007헌마1468 참조).


2) 헌법 제66조 제4항은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의 ‘정부’의 의의에 대하여 헌법이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으나, 헌법은 제4장에서 ‘정부’라는 표제 하에 대통령(제1절)과 행정부(제2절)를 통합하여 규정하고 있고, 헌법 제66조 제4항이 헌법 제40조(입법권) 및 제101조 제1항(사법권)과 함께 헌법상의 권력분립원칙의 직접적인 표현인 점을 고려할 때, 헌법 제66조 제4항에서의 ‘정부’란 입법부와 사법부에 대응하는, 넓은 개념으로서의 집행부를 일컫는다 할 것이다. 나아가 헌법은 대통령의 명을 받은 국무총리가 행정각부를 통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제86조 제2항), 대통령과 행정부, 국무총리에 관한 헌법 규정의 해석상 국무총리는 행정에 관하여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지 못하고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하는 기관으로서의 지위만을 가지며 행정권 행사에 대한 최후의 결정권자는 대통령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국무총리의 통할을 받는 ‘행정각부’에 모든 행정기관이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헌재 1994. 4. 28. 89헌마221 참조). 다시 말해 정부의 구성단위로서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집행하는 중앙행정기관을 반드시 국무총리의 통할을 받는 ‘행정각부’의 형태로 설치하거나 ‘행정각부’에 속하는 기관으로 두어야 하는 것이 헌법상 강제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법률로써 ‘행정각부’에 속하지 않는 독립된 형태의 행정기관을 설치하는 것이 헌법상 금지된다고 할 수 없다.


3) 이하에서는 수사처의 소속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과 관련하여 수사처가 입법부ㆍ행정부ㆍ사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기관인지, 아니면 행정부 소속의 기관인지에 대하여 살펴본 다음, 위 조항들이 국가권력 사이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인 권력분립원칙에 반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다) 수사처의 법적 지위

1) 수사처는 공수처법에 따라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수사와 특정 고위공직자의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공소제기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직무를 수행한다. 수사와 공소제기 및 그 유지는 형사절차의 핵심으로 많은 국가에서 행정부가 수사와 공소제기 및 그 유지에 관한 사무를 수행하고, 우리나라 역시 중앙행정기관의 하나인 법무부의 장관이 수사와 공소제기 및 그 유지에 관한 검찰 사무를 관장하며, 이를 위해 그 소속으로 검찰청을 두고 있다(정부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2항). 공수처법은 이러한 검찰권 중 일부를 수사처에 분산한 것으로, 수사처는 우리 헌법상 본질적으로 행정에 속하는 사무를 수행한다고 할 것이다.


2) 한편 공수처법은 수사처의 직무수행상의 독립을 명시하면서(제3조 제2항), 대통령 및 대통령비서실의 공무원은 수사처의 사무에 관하여 업무보고나 자료제출 요구, 지시, 의견제시, 협의, 그 밖에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3조 제3항). 그러나 공수처법에 의하면, 수사처장은 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2명 중 1명을 대통령이 지명한 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고, 차장은 수사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며, 수사처검사는 인사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제5조 제1항, 제7조 제1항, 제8조 제1항). 또한 수사처검사 뿐만 아니라 수사처장과 차장도 징계처분의 대상이 되고(제14조), 징계처분 중 견책은 수사처장이 하지만 해임ㆍ면직ㆍ정직ㆍ감봉은 수사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제42조 제1항). 이처럼 대통령은 수사처장과 차장, 수사처검사의 임명권과 해임권 모두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을 임명할 때 추천위원회나 인사위원회의 추천, 수사처장의 제청 등을 거쳐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대통령이 형식적인 범위에서의 인사권만 가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고(헌재 2019. 2. 28. 2017헌바196 참조), 수사처 구성에 있어 대통령의 실질적인 인사권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또한 공수처법 제17조 제3항에 의하면 수사처장은 소관 사무와 관련된 안건이 상정될 경우 국무회의에 출석하여 발언할 수 있는 한편, 그 소관 사무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의안을 제출할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 법무부장관에게 의안의 제출을 건의할 수 있다.

이상의 점들에 비추어 보면, 수사처가 직제상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직속기관 내지 국무총리의 통할을 받는 행정각부에 속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에 소속된 행정기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공수처법이 대통령과 대통령비서실의 공무원에 대하여 수사처의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하는 취지는 대통령을 비롯하여 행정부의 고위공직자를 수사 등의 대상으로 하는 수사처 직무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위 규정을 들어 수사처가 행정부 소속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


3) 헌법은 행정부에 관한 장에서 행정각부와 감사원, 국가안전보장회의 등을 규정하고 있으나, 그것이 행정부의 조직은 감사원, 국가안전보장회의 등과 같이 헌법상 예외적으로 열거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국무총리의 통할을 받는 ‘행정각부’의 형태로 설치되거나 ‘행정각부’에 속하여야 함을 헌법상 강제하는 것이 아님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또한 헌법이 감사원이나 국가안전보장회의 등의 설치근거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은 헌법적 시각에서 본 그 기관의 성격, 업무의 중요성 등을 감안하여 특별히 헌법에 그 설치근거를 명시한 것에 불과할 뿐 그 설치근거를 법률에 두는 법률기관의 설치를 금지하는 취지는 아니다(헌재 1994. 4. 28. 89헌마86 참조). 따라서 공수처법이라는 법률에 근거하여 수사처라는 행정기관을 설치하는 것이 헌법상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4) 공수처법이 제정될 당시의 구 정부조직법(2020. 6. 9. 법률 제173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2조 제2항에서 "중앙행정기관은 이 법과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ㆍ처 및 청으로 한다."라고 규정하여 정부조직법 외의 다른 법률로 중앙행정기관을 설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2020. 6. 9. 법률 제17384호로 개정된 정부조직법 제2조 제2항은 "중앙행정기관은 이 법에 따라 설치된 부ㆍ처ㆍ청과 다음 각 호의 행정기관으로 하되, 중앙행정기관은 이 법 및 다음 각 호의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설치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였고, 여기에 공수처법과 수사처는 열거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중앙행정기관이란 ‘국가의 행정사무를 담당하기 위하여 설치된 행정기관으로서 그 관할권의 범위가 전국에 미치는 행정기관’을 말하는데(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 제2조 제1호), 어떤 행정기관이 중앙행정기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기관 설치의 형식이 아니라 해당 기관이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기능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또한 정부조직법은 국가행정기관의 설치와 조직에 관한 일반법으로서 공수처법보다 상위의 법이라 할 수 없고, 정부조직법의 2020. 6. 9.자 개정도 정부조직 관리의 통일성을 확보하고 정부 구성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중앙행정기관을 명시하는 일반원칙을 규정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개정된 정부조직법 제2조 제2항을 들어 정부조직법에서 정하지 않은 중앙행정기관을 다른 법률로 설치하는 것이 헌법상 금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비록 정부조직법에 수사처의 설치에 관한 규정이 없더라도 수사처는 국가의 행정사무 중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수사와 공소제기 및 그 유지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고 그 관할권의 범위가 전국에 미치는 중앙행정기관으로 보아야 한다.


5) 공수처법의 입법 과정의 논의를 살펴보면 수사처를 행정부 소속으로 두는 것이 입법자의 의도였음을 알 수 있다. 당초 법무부 산하의 법무ㆍ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안에서는 ‘수사처의 예산회계 처리에 대하여 국회나 헌법재판소와 같은 독립기구로 규정함으로써 수사처를 직무상 독립뿐만 아니라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독립된 기구로 설치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러나 공수처법 제17조 제6항은 위 권고안과 달리 수사처를 국가재정법 제6조 제1항의 독립기관으로 규정하지 않고, 수사처장이 수사처의 예산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국가재정법 제6조 제2항에 따른 중앙관서의 장으로 본다고 규정하여 수사처의 예산상 독립성을 부정하였다.


6) 수사처의 설치와 독립성을 규정한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2항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조 제1항, 제2항과 유사하고, 예산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수사처장을 중앙관서의 장으로 본다고 규정한 공수처법 제17조 제6항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6조 제5항과 유사하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성격과 관련하여, ‘국가인권위원회는 중앙행정기관에 해당하고, 국가인권위원회와 타 부처와의 갈등이 생길 우려가 있는 경우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하는 국무총리나 대통령에 의해 분쟁이 해결될 수 있다.’라고 판시하여(헌재 2010. 10. 28. 2009헌라6 참조), 국가인권위원회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에 속한다고 보았다.


7) 수사처의 소속에 대하여 정부조직법에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지만, 다른 법령에서 수사처를 ‘행정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서는 중앙행정기관을 ‘정부조직법 제2조에 따른 부ㆍ처ㆍ청과 감사원, 국가인권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및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으로 정의하면서, 동법 시행령 제2조에서 수사처를 그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공직자윤리법 제5조 제1항에서는 공직자가 재산을 등록하여야 하는 등록기관을 구분하면서 제5호에서 ‘정부의 부ㆍ처ㆍ청(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위원회 등의 행정기관을 포함한다) 소속 공무원은 그 부ㆍ처ㆍ청’에 등록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는데, 동법 시행령 제4조의3 제1항 제6호의2에서는 수사처가 위에서 말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위원회 등의 행정기관’에 포함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8)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수사처는 행정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입법부ㆍ행정부ㆍ사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기관이 아니라 그 관할권의 범위가 전국에 미치는 행정부 소속의 중앙행정기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라) 권력분립원칙 위반 여부

1) 청구인들은 수사권 및 공소권을 가진 수사처가 어느 행정부서에도 소속되지 않고 어느 곳에서도 통제받지 않는 형태로 설치되는 것은 권력분립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수사처가 중앙행정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비롯하여 기존의 행정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이들로부터 구체적인 지휘ㆍ감독을 받지 않는 형태로 설치된 것은 수사처 업무의 특수성에서 기인한 것이다.

가) 공수처법이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독립된 위치에서 수사하고 기소할 수 있는 수사처를 설치한 취지는 고위공직자 등의 범죄를 척결하고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신뢰성을 높이는 한편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및 기소편의주의에 대한 제도적 견제장치를 마련하려는 데에 있다.

수사처는 입법부와 사법부뿐만 아니라 행정부 소속 공무원도 그 수사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행정조직의 위계질서에 포함시켜서는 객관성이나 신뢰성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고 행정부 내부에서 이해관계의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고려하여 기존의 행정조직 이외의 별도조직을 활용하고자 도입되었다.

또한 수사처는 선출직 공무원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수사 등을 담당하므로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의 독립성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검찰청법상의 검사 역시 직무를 수행할 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검찰청법 제4조 제2항). 그러나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하여 소속 상급자의 지휘ㆍ감독에 따르고(검찰청법 제7조),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ㆍ감독할 권한이 있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도 검찰총장을 상대로 지휘ㆍ감독할 수 있다(검찰청법 제8조). 이처럼 검찰이 법무부 소속 하에 있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법무부장관이 개별사건과 관련하여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가지며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구조상,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와 공소제기 및 그 유지에 관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검찰이 온전하게 중립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기관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독립성에 있다는 인식에서 수사처가 새로 도입된 것이다.

특히 수사처의 수사대상에는 입법부(국회의장 및 국회의원)와 행정부(대통령, 국무총리, 검찰총장,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장성급 장교 등), 사법부(대법원장 및 대법관, 판사), 헌법재판소(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등 소속의 공무원이 망라되어 있다. 그런데 만약 수사처가 행정권을 행사한다는 이유로 수사처를 대통령이나 기존 행정조직의 위계질서 하에 편입시킨다면, 수사처의 활동과 운영 등에 대통령 등이 관여할 위험이 높아지고 결국 정치적 중립성 내지 직무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없지 않다. 이에 공수처법은 제3조에서 수사처의 소속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을 하지 않은 것이고, 나아가 제22조에서 수사처 소속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및 직무상 독립을 천명한 것이다.

이러한 독립성 보장의 일환으로 공수처법은 대통령비서실 소속의 공무원으로서 퇴직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경우를 수사처장이나 차장, 수사처검사, 수사처수사관 임명 시의 결격사유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고(제13조 제1항 제5호), 수사처장과 차장, 수사처검사의 임기와 정년도 보장하고 있으며(제5조 제3항, 제7조 제3항, 제8조 제3항), 수사처장과 차장, 수사처검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해임ㆍ면직ㆍ정직ㆍ감봉ㆍ견책 또는 퇴직의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수사처 구성원의 신분을 보장하고 있다(제14조).

나) 이처럼 수사처를 대통령 등 기존의 행정조직에서 독립된 형태로 설치한 것은 수사처로 하여금 행정부의 통제로부터 가능한 벗어나 독립적이고 중립적으로 그 과제를 완수하도록 하고, 정치적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조직적 지속성을 보장받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수사처가 기존의 행정조직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공수처법상 수사처의 설치가 권력분립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2) 수사처의 독립성이 중요한 만큼 수사처는 독립성에 따른 책임 역시 부담하여야 한다. 권력분립의 진정한 의미는 국가기능의 엄격한 분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권력이 제한되고 국민의 자유가 보호될 수 있도록 국가기관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한 권력 통제에 있다. 그런데 독립성만을 강조하여 명색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실질적으로 대통령이나 행정조직으로부터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는다면 이는 곧 우리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입법부ㆍ행정부ㆍ사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기관의 창설과 다르지 않게 되고 우리 헌법이 통치구조로 채택한 대통령제의 틀 자체를 흔드는 것이다.

또한 강력한 독립성만을 부여받고 입법부나 사법부에 의한 통제도 받지 않는다면 이 역시 국민의 기본권보장에 위협이 되고 결과적으로 권력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을 요체로 하는 권력분립원칙에 반한다. 따라서 수사처에 대하여 그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한 각종 장치가 마련되어 독립성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수사처의 권한 행사에 대하여는 여러 기관으로부터의 통제가 충실히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단순히 수사처가 독립된 형태로 설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권력분립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가) 우선 수사처는 공수처법이라는 입법을 통해 도입되었다. 수사처의 설치 및 존속 여부와 그 권한 범위, 구성 방식 등에 관한 사항은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바, 국회는 이러한 법률의 개폐를 통하여 시원적인 통제권을 갖는다.

또한 공수처법은 수사처를 구성함에 있어서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를 비롯하여 다양한 기관들이 그 권한을 나누어 가져 기관 간에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수사처장은 추천위원회가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지명한 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는데(제5조 제1항), 위 추천위원회는 법무부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되었던 정당의 교섭단체가 추천한 2명, 그 외의 교섭단체가 추천한 2명 등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제6조). 수사처검사도 변호사 자격을 일정 기간 보유한 사람 중에서 인사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위 인사위원회는 수사처장, 차장, 학식과 덕망이 있고 각계 전문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서 수사처장이 위촉한 사람 1명,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되었던 정당의 교섭단체가 추천한 2명, 그 외의 교섭단체가 추천한 2명 등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제9조).

특히 추천위원회의 구성과 관련하여 공수처법 제6조 제4항은 비정치적ㆍ중립적이라고 평가될 수 있는 법원행정처장과 대한변호사협회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정하고 있고, 정부ㆍ여당과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는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되었던 교섭단체 외의 교섭단체가 추천한 2인을 추천직 위원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구성방식은 수사처장후보자의 추천 과정에서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강조되거나 대통령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할 경우 이를 적절히 견제할 수 있는 권한을 비정치인인 당연직 위원(2인)과 야당이 추천한 추천직 위원(2인)에게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사위원회에 야당이 추천한 추천직 위원(2인)이 포함되는 것도 위와 같은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공수처법은 수사처가 대통령을 비롯하여 이른바 집권세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구성되지 못하도록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적절히 차단하고 있다 할 것이다.

이처럼 수사처 설치 여부를 입법부가 결정하고, 수사처장이나 수사처검사 임명에 관한 권한을 여러 기관 간에 분산시키는 것은 수사처의 설치단계에서부터 국가권력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을 도모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나) 입법부와의 관계에서 볼 때, 국회는 수사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통제수단을 행사할 수 있다.

수사처장은 검찰총장과 마찬가지로 그 임명에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공수처법 제5조 제1항). 또한 국회는 수사처장에 대하여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헌법 제65조 제1항, 공수처법 제14조). 수사처장은 국회의 해임건의 대상이 아니나, 국회의 해임건의권은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에 대하여 정치적 책임을 묻기 위한 것으로서, 해임건의의 사유에는 법규범에 대한 위반뿐만 아니라 정치적 무능, 정책결정상의 과오, 부하직원의 과오 등 정치적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모든 경우가 포함된다. 따라서 수사처의 정치적 중립성 내지 직무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볼 때 검찰총장과 마찬가지로 수사처장을 해임건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국회는 수사처장에 대하여 국회 출석 및 답변을 요구할 수 있고, 수사처장은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국회에 출석하여 보고하거나 답변하여야 한다(공수처법 제17조 제2항). 여기서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이 붙는 것은 국정감사나 조사가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아니 되는 것과 같은 이유로(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수사처의 정치적 중립성 내지 직무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당연한 제한이라 할 것이다.

또한 국회는 다른 중앙행정기관과 마찬가지로 수사처의 예산안에 대한 심의ㆍ확정권을 갖는다.


다) 수사처에 대한 사법적 통제수단으로서, 법원은 수사처의 명령ㆍ규칙ㆍ처분에 대한 위헌ㆍ위법심사권(헌법 제107조 제2항)의 행사를 통하여, 헌법재판소는 수사처의 공권력의 행사 등으로 인한 기본권의 침해가 발생하였을 때 헌법소원심판권의 행사를 통하여 각각 수사처를 통제할 수 있다(헌재 1994. 4. 28. 89헌마221 참조). 수사처검사가 불기소처분을 한 경우 고소ㆍ고발인은 서울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하여(공수처법 제29조 제1항), 수사결과에 대하여 다시 판단을 받을 수 있다.


라) 행정부의 내부적 통제의 측면에서 볼 때에도, 공수처법은 수사처장으로 하여금 소관 사무와 관련된 안건이 상정될 경우 국무회의에 출석하여 발언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제17조 제3항) 수사처 사무가 국무회의의 토론 과정을 통해 조정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두었다. 또한 수사처는 감사원의 감찰 대상도 된다(감사원법 제24조 제1항 제1호). 수사처검사와 수사처수사관이 공수처법에 따른 직무와 권한 등을 행사할 때에도 임의로 이를 행사할 수 없고 검찰청법형사소송법에 따라야 한다(공수처법 제47조 참조). 수사처장이 수사처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에는 관련 자료와 함께 이를 대검찰청에 통보하도록 하여(공수처법 제25조 제1항) 수사처검사의 범죄에 대한 통제절차도 마련되어 있다.


마) 앞서 수사처의 법적 지위를 살필 때 본 바와 같이 수사처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고(공수처법 제5조), 차장은 수사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며(공수처법 제7조), 수사처검사는 인사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공수처법 제8조). 수사처검사뿐만 아니라 수사처장과 차장도 징계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고(공수처법 제14조), 징계처분 중 견책은 수사처장이 하지만, 해임ㆍ면직ㆍ정직ㆍ감봉은 수사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공수처법 제42조 제1항). 이처럼 대통령은 수사처장과 차장, 수사처검사의 임명권과 해임권 모두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대통령의 수사처 구성원에 대한 임명이 형식적 절차에 그친다고 볼 수 없고, 대외적으로는 수사처의 구성원을 임명한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헌재 1994. 4. 28. 89헌마221 참조).


3) 한편 청구인들은, 수사와 기소로 이루어지는 형사제재 영역은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침해 정도가 중하므로 기존의 행정조직에서 단일하게 권한을 행사하여야 하고, 새로이 독립된 형태로 설치된 기관에서 그 일부를 담당하게 하는 것은 권력분립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가)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헌법은 설치근거를 법률에 두는 법률기관의 설치를 금지하고 있지 않으므로, 공수처법이라는 법률에 근거하여 수사처라는 행정기관을 설치하는 것이 헌법상 금지되지 않는다. 그리고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및 기소편의주의를 견제할 별도의 수사기관을 설치할지 여부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검찰 기소독점주의의 적절성, 검찰권 행사의 통제 필요성, 별도의 수사기관 설치의 장단점, 고위공직자범죄 수사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요구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문제로서, 그 판단에는 본질적으로 국회의 폭넓은 재량이 인정된다(헌재 2008. 1. 10. 2007헌마1468 참조).


나) 나아가 전통적으로 권력분립원칙은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의 분할과 이들 간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이므로, 설령 수사처의 설치로 말미암아 수사처와 기존의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가 문제된다 하더라도 동일하게 행정부 소속인 수사처와 다른 수사기관 사이의 권한 배분의 문제는 헌법상 권력분립원칙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물론 오늘날 고전적 의미의 3권 분립은 그 의미가 약화되고 통치권을 행사하는 여러 권한과 기능들의 실질적인 분산과 상호간의 조화를 도모하는 이른바 기능적 권력분립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헌재 2014. 1. 28. 2012헌바216 참조). 기능적 권력분립론은 몽테스키외적인 고전적 권력분립 이념을 존중하면서 국가권력 또는 국가기능의 단순한 기계적ㆍ획일적 분리보다는 실질적인 기능적 권력통제에 중점을 둔 이론이라 할 수 있다. 기능적 권력분립의 구체적인 내용은 주장하는 학자마다 다르고, 구체적인 입법형태 역시 다양하다. 위헌법률심판, 헌법소원심판, 탄핵심판 등과 같은 헌법재판제도와 지방자치제도, 직업공무원제도, 다원적 민주주의에서의 사회단체를 통한 권력분립 등도 현대 자유민주국가에서 권력분립에 기여하는 제도들로 주창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권력분립원칙은 구체적인 헌법질서와 분리하여 파악될 수 없는 것이고, 권력분립원칙의 구체적 내용은 헌법으로부터 나온다. 권력분립원칙이 헌법규범으로 정립되고 헌법현실에 적용되는 모습은 나라마다 다르다. 기능적 권력분립론에서 주장하는 제도들도 헌법에 규정됨으로써 비로소 헌법규범적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헌법은 정부조직과 관련하여 대통령이 행정부의 수반이고(제66조 제4항),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하며(제86조 제2항), 행정각부의 설치ㆍ조직과 직무범위는 법률로 정한다(제96조)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행정부 내부 조직 간의 권한 배분에 대하여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그렇다면 행정부 내의 법률상 기관에 불과한 수사처와 다른 수사기관 사이에 권한 배분의 문제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를 헌법상의 권력분립원칙의 문제로 볼 수는 없고, 입법정책의 문제일 뿐이다.


4) 청구인들은, 수사처가 판사에 대하여 수사권 및 공소권을 행사하는 것이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하여 권력분립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판사에 대하여 수사를 하고 공소제기 및 유지를 하는 것은 판사의 직무 수행에 어떠한 관여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형사법적 절차에 따라 판사가 범한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처리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두고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법관의 독립이나 법관의 신분보장에 대한 침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수사처의 권한 행사에 대해서는 여러 국가기관에 의하여 충실한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수사처가 법원이나 다른 국가기관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5)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수처법이 수사처의 소속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나 이는 수사처의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수사처에 대하여는 행정부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통제를 하고 있으며, 수사처가 다른 국가기관에 대하여 일방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고위공직자범죄등의 수사와 공소제기 및 그 유지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수사처의 설치를 규정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권력분립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마) 소결

그렇다면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은 권력분립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지 않는다.


(2)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청구인들을 비고위공직자와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가) 청구인들은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수사처의 수사 등의 대상이 되는 고위공직자와 비고위공직자를 달리 취급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1)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사회적 신분이란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을 의미한다 할 것인데(헌재 1995. 2. 23. 93헌바43 참조), 청구인들이 고위공직자라는 이유로 수사처의 수사 등을 받게 되는 것은 고위공직자라는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헌법 제11조 제1항 후문의 위와 같은 규정은 불합리한 차별의 금지에 초점이 있는 것이고, 예시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절대적으로 차별을 금지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입법자에게 인정되는 입법형성권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헌재 2011. 3. 31. 2008헌바141등; 헌재 2014. 2. 27. 2011헌마825 참조).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수사 등은 경찰이나 검찰이 아닌 수사처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수사 등의 주체만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수사처의 수사 등에 적용되는 절차나 내용, 방법 등이 일반 형사소송절차와 다르지 않는 이상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는 영역에 관한 것이거나 관련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고위공직자라는 점이 헌법 제11조 제1항 후문의 사회적 신분이라고 하더라도,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수사 등의 주체를 수사처로 정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는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심사하여 판단하기로 한다(헌재 2011. 3. 31. 2008헌바141등 참조).


2) 한편 청구인들은 공수처법 시행 전 고위공직자의 직에서 퇴직한 사람도 수사처에 의한 수사 등을 받게 되어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퇴직한 고위공직자가 검찰ㆍ경찰 등 기존의 법질서에 따른 기관이 수사 등을 수행할 것이라는 신뢰 하에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하였다 할 수 없고,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신뢰는 보호가치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대신 퇴직한 고위공직자를 수사처에 의한 수사 등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차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하면서 위 주장도 함께 살핀다.


3) 또한 고위공직자의 가족이 고위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하여 죄를 범한 경우 수사처의 수사대상이 되는데, 이에 대하여 청구인들은 자기책임의 원리 등에 위반되고 헌법 제36조 제1항 등에 근거한 혼인과 가족생활에 관한 기본권 등을 침해하며 헌법상 연좌제금지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위공직자의 가족은 고위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하여 스스로 범한 죄에 대해서만 수사처의 수사를 받거나 기소되므로, 친족의 행위와 본인 간에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아무런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친족이라는 사유 그 자체만으로 불이익한 처우를 가하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연좌제금지 원칙이나(헌재 2016. 7. 28. 2015헌마236등 참조) 자기책임의 원리 위반 여부는 문제되지 않는다. 또한 혼인과 가족생활에 관한 기본권 등이 침해된다는 청구인들의 주장은 고위공직자를 비고위공직자와 달리 취급하여 가족까지 수사처의 수사대상으로 규정한 것의 위헌성을 다투는 취지라 할 것이므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고위공직자에 대한 합리적 이유 있는 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면서 함께 살펴본다.


(나) 공수처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 고위공직자는 공수처법에서 정한 고위공직자범죄 및 관련범죄를 범한 경우 수사처에 의한 수사 등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범죄를 범하였다는 사실관계가 동일함에도 고위공직자는 검찰 등의 수사나 기소의 대상이 되는 비고위공직자와 달리 취급되고 있다.

우리 헌법은 수사나 공소제기의 주체, 방법, 절차 등에 관하여 직접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입법자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 감정 등을 고려하여 수사 및 공소제기의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지, 어떠한 절차나 형식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공소를 제기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헌재 1997. 8. 21. 94헌바2 참조). 따라서 기존의 행정조직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된 위치에서 고위공직자 등의 범죄에 대한 수사와 공소제기 및 그 유지에 관한 사무를 수행할 기관을 설치ㆍ운영할 것인지 여부를 포함하여 해당 기관에 의한 수사나 기소의 대상을 어느 범위로 정할 것인지는 독립된 기관의 설치 필요성, 고위공직자범죄의 척결 및 공직사회의 신뢰성 제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요구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문제라 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입법자의 결정은 명백히 자의적이거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헌재 2008. 1. 10. 2007헌마1468; 헌재 2019. 2. 28. 2017헌바196 참조).

2008년 국회의 비준 동의를 얻어 발효된 국제연합 부패방지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against Corruption)은 부패가 민주주의 제도와 가치를 훼손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과 법의 지배를 위태롭게 하며, 시장을 왜곡하고 삶의 질을 낮추며 조직범죄와 경제범죄에도 연관된다고 밝히고, 부패 방지와 근절이 모든 국가의 책임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공직사회의 부패는 법의 지배와 경제 질서를 왜곡하여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경제발전을 늦추는 등 사회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헌재 2016. 7. 28. 2015헌마236등 참조).

공수처법은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척결하고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에 그 목적이 있는바, 부패 방지와 근절이라는 국가의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수사처라는 독립적인 기관에서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를 엄정히 하도록 함으로써 권력형 부정 사건이나 정치적 성격이 강한 사건에서 법의 공정성과 법적 정의를 확보하고자 제정되었다. 고위공직자는 권력형 부정 사건을 범할 가능성이 비고위공직자에 비하여 높고 그 범죄로 인한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크므로, 고위공직자를 수사처의 수사나 기소의 대상으로 하고 수사나 기소의 대상이 되는 범죄를 한정하여 규정한 것에는 충분히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수사처에 의한 수사 등의 대상에는 고위공직자의 배우자, 직계존비속 등 가족도 포함되나(공수처법 제2조 제2호), 가족의 경우 고위공직자와 생활공동체를 형성하는 밀접ㆍ긴밀한 관계에 있으므로, 공수처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위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하여 가족이 고위공직자범죄를 범한 경우에 한하여 수사처의 수사 등을 받도록 한 것이 고위공직자나 그 가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수사처의 수사대상 중 상당 부분은 정무직 공무원으로, 정무직 공무원은 선거로 취임하거나 임명할 때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공무원과 고도의 정책결정 업무를 담당하거나 이러한 업무를 보조하는 공무원으로서 법률이나 대통령령(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의 조직에 관한 대통령령만 해당한다)에서 정무직으로 지정하는 공무원을 말하는데(국가공무원법 제2조 제3항 제1호), 높은 수준의 청렴성을 필요로 한다. 검찰총장,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의 경찰공무원, 대통령비서실ㆍ국가안보실ㆍ대통령경호처ㆍ국가정보원ㆍ감사원ㆍ국세청ㆍ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위원회 소속의 3급 이상 공무원 등은 정무직 공무원은 아니지만, 해당 기관 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의 청렴성이 요구되고 독립적인 기관에서 수사 등을 수행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뿐만 아니라 수사처에 의한 수사나 기소의 대상이 되는 범죄는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되는 범죄로 한정되므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 등을 수사처에 의한 수사 등의 대상으로 한정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 공수처법에 의하면 수사처검사의 경우 검사의 직무 및 군검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고(제8조 제4항), 수사처수사관도 형사소송법에 따른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제21조 제2항), 그 밖에 수사처검사 및 수사처수사관의 직무와 권한 등에 관해서는 공수처법에 반하지 않는 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되어 있다(제47조). 따라서 수사처에 의한 수사 등의 대상이 된다 하더라도 적용되는 절차나 내용, 방법 등은 일반 형사소송절차와 같고, 수사 등의 주체만을 수사처로 달리할 뿐이다.

그런데 수사 등의 주체가 달라진다 하여 그 대상자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발생한다거나 대상자의 법적 지위가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수사처가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 등의 주체가 됨으로써 이른바 부실ㆍ축소 수사 또는 표적수사가 이루어지거나 무리한 기소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는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ㆍ실증적인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설령 수사처가 출범한 후 실제로 기존 형사소송절차와 어떠한 운영상의 차이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는 수사처의 운용상의 문제일 뿐 수사처 제도 자체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라) 한편 수사처의 수사 등의 대상이 되는 고위공직자는 직에 재직 중인 사람 뿐 아니라 직에서 퇴직한 사람도 포함된다. 퇴직한 고위공직자를 수사처 수사 등의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범죄에 연루된 현직 고위공직자가 사직을 통해 수사처의 수사 등을 회피하는 행태를 방지하고, 퇴직 후에도 재직 당시의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함으로써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신뢰성 제고라는 수사처의 설치 목적 실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공수처법상 별도의 경과규정이 없으므로 공수처법이 시행되기 전에 고위공직자의 직에서 퇴직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재직 당시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는 한 수사처 수사 등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비고위공직자가 퇴직한 후 재직 당시 범죄를 범한 사실이 발견된 경우에도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는 한 검찰이나 경찰의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퇴직한 고위공직자가 수사처에 의한 수사 등의 대상이 될 경우에도 그 주체를 수사처로 달리할 뿐이다.


(마) 따라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합리적 재량범위를 벗어나 고위공직자를 비고위공직자에 비하여 차별취급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조항들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다. 공수처법 제8조 제4항에 대한 판단

(1) 헌법 제12조 제3항은 ‘체포ㆍ구속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헌법 제16조는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청구인들은 헌법에 규정된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는 검찰청법상 검사에 한정됨을 전제로 수사처검사에게 영장신청권을 부여하면 영장주의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공수처법 제8조 제4항에 따르면 수사처검사도 체포ㆍ구속ㆍ압수ㆍ수색 영장 등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바, 공수처법 제8조 제4항이 영장주의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2) 영장주의는 적법절차원칙에서 도출되는 원리로서 형사절차와 관련하여 체포ㆍ구속ㆍ압수ㆍ수색의 강제처분을 할 때에는 사법권 독립에 의하여 신분이 보장되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헌재 2012. 5. 31. 2010헌마672 참조).

우리 헌법이 영장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수사단계에서의 영장신청권자를 검사로 한정한 것은 검찰의 다른 수사기관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확립시켜 종래 빈번히 야기되었던 검사 아닌 다른 수사기관의 영장신청에서 오는 인권유린의 폐해를 방지하고, 반드시 법률전문가인 검사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다른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영장신청을 막아 기본권침해가능성을 줄이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헌재 1997. 3. 27. 96헌바28등 참조). 이처럼 영장신청권자를 검사로 한정한 취지를 고려할 때,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인 검사로서 공익의 대표자이자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지위에서 그에 부합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자를 의미하는 것이지, 검찰청법상 검사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실제로 군사법원법 및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하여 검찰청법상 검사 외에 군검사와 특별검사도 영장신청권을 행사한다. 군검사와 특별검사는 검찰청법상 검사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으로서 수사단계에서 다른 수사기관을 지휘ㆍ감독하여 수사대상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법률전문가로서의 자격 또한 갖추고 있으므로, 검찰청법상 검사와 마찬가지로 수사단계에서 영장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헌법에 규정된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가 ‘검찰청법상 검사’에 한정된다고 할 수 없다.


(3) 헌법상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가 검찰청법상 검사로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영장신청권자는 공익의 대표자이자 인권옹호기관으로서 법률전문가의 자격을 갖추어야 하므로, 수사처검사가 위와 같은 법적 지위와 권한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수사처검사는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검찰청법 제4조에 따른 검사의 직무 및 군사법원법 제37조에 따른 군검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데(공수처법 제8조 제4항), 검찰청법 제4조 제1항은 검사가 ‘공익의 대표자’로서 직무를 수행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검찰청법 제4조 제1항에 규정된 직무를 수행하는 수사처검사 또한 공익의 대표자로서, 다른 수사기관인 수사처수사관을 지휘ㆍ감독하고, 단지 소추권자로서 처벌을 구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여 공정한 재판을 구하는 등 수사대상자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수사처검사는 변호사 자격을 일정 기간 보유한 사람 중에서 임명하도록 되어 있으므로(공수처법 제8조 제1항), 법률전문가로서의 자격도 충분히 갖추었다. 이처럼 수사처검사의 지위와 직무 및 자격의 측면에서 볼 때, 수사처검사는 고위공직자범죄등 수사를 위하여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의 지위와 권한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수사처검사의 영장신청권 행사가 영장주의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4) 검찰청법 제4조 제1항에 따르면 검사는 범죄수사와 공소제기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등과 관련된 직무 외에 재판집행을 지휘ㆍ감독하고, 국가를 당사자 또는 참가인으로 하는 소송과 행정소송을 수행하거나 그 수행에 관하여 지휘ㆍ감독하는 직무도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수사처검사의 직무는 검찰청법상 검사와 달리 범죄수사와 공소제기 및 유지행위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되어 있고(공수처법 제20조, 제47조), 수사대상이 되는 고위공직자 중 대법원장 및 대법관, 검찰총장,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의 고위공직자범죄 및 관련범죄에 대해서만 공소권이 있으므로(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2호), 수사처검사를 검찰청법상 검사와 동일하다고 볼 수 없는 측면은 있다.

검찰청법 제4조 제1항이 검사로 하여금 재판집행을 지휘ㆍ감독하고 국가를 당사자 또는 참가인으로 하는 소송과 행정소송을 수행하거나 그 수행에 관하여 지휘ㆍ감독하는 직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은, 검사가 공익의 대표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위와 같은 직무를 검사가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법자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수사처의 경우, 그 설치 목적이나 조직 규모 등을 고려하여 수사처가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한 수사 등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실질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수사처검사의 직무에서 위 내용을 제외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단지 직무에서 일부가 제외되었다는 이유로 수사처검사가 공익의 대표자로서 인권을 보호하는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공소제기 및 유지행위가 검찰청법상 검사의 주된 직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헌법에서 검사를 영장신청권자로 한정한 취지는 검사가 공익의 대표자로서 인권을 옹호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 데에 있고, 검사가 공소제기 및 유지행위를 수행하기 때문에 검사를 영장신청권자로 한정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즉 헌법상 공소권이 있는 검사에게만 반드시 영장신청권이 인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수사처검사가 공익의 대표자로서 수사대상자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한 수사처검사가 영장신청권을 행사한다고 하여 이를 영장주의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고, 공소권의 존부와 영장신청권의 행사 가부를 결부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직무와 지위의 문제를 동일하게 본 것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5) 공수처법 제8조 제4항은 영장주의원칙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신체의 자유 등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 중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8조 제4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이선애의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8조 제4항에 대한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에 관한 반대의견, 아래 8.과 같은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및 제24조 제1항의 권력분립원칙 위반,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의 적법절차원칙 위반에 관한 반대의견, 아래 9.와 같은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의 사법권 독립 침해 및 평등권 침해에 관한 반대의견, 아래 10.과 같은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의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7. 재판관 이선애의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8조 제4항에 대한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에 관한 반대의견

나는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8조 제4항에 대한 심판청구에 대하여 법정의견과 달리 기본권침해의 현재성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다고 보므로, 다음과 같은 반대의견을 남긴다.


가. 헌법재판소의 권한 범위와 한계

국가기관은 구성, 지위, 권한 및 그 행사, 그리고 권한행사에 대한 감독과 통제 등 모든 영역에서 법적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헌법재판소도 헌법과 기타 법령에서 정한 범위에서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뿐만 아니라 헌법의 위임을 받아 입법자가 제정한 헌법재판소법에도 기속된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111조 제1항에 규정된 사항을 제외한 새로운 형태의 심판을 창설할 수 없다. 또한, 헌법 제111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관장사항에 관하여 입법자가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본질적으로 침해하지 않았다면, 헌법재판소는 입법으로 구체화된 요건을 충족하는 한도에서만 그 심판권을 행사할 수 있다.


나. 현재성 요건의 법적 근거와 인정 범위

(1) 기본권침해의 현재성 요건

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는 ‘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에 관한 심판’을 헌법재판소의 관장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등으로 구체화되어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不行使)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함으로써 헌법소원심판의 청구권자를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심판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청구인이 ‘기본권을 침해받을 위험성’이 있는 상태를 넘어 ‘구체적으로 기본권을 침해받은’ 상태에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헌법소원심판에서 위와 같은 의미의 ‘기본권침해의 현재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본안 판단을 하는 것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를 구제하기 위한 최후의 권리구제수단으로서 헌법소원심판의 성질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청구인이 기본권을 침해받은 사유가 발생하였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나야만 비로소 어떠한 기본권이 문제되고, 그러한 기본권이 어떠한 방식으로 어느 정도 제한되고 있으며, 그 제한이 헌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헌법재판소가 심리하여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국민을 수범자로 하는,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성격을 지닌 법률에 대하여 모든 국민 개개인에게 어느 시점에서나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민중소송을 인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어서 우리의 헌법재판제도상 허용될 수 없다.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게 인정되는 것은 청구인에게 당해 법률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함으로써 그 법률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명백히 구체적으로 현실 침해하였거나 침해가 확실히 예상되는 경우에 한정된다(헌재 1994. 6. 30. 91헌마162 참조).


(2) 기본권침해의 현재성 요건의 예외와 그 범위

헌법소원심판의 청구인은 공권력 작용과 현재 관련이 있어야 하며, 장래 어느 때인가 관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만으로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기에 족하지 않다. 다만, 기본권침해가 장래에 발생하더라도 그 침해가 틀림없을 것으로 현재 확실히 예측된다면 기본권구제의 실효성을 위하여 침해의 현재성이 인정될 수 있다(헌재 1992. 10. 1. 92헌마68등; 헌재 2002. 7. 18. 2001헌마605 등 참조).

예를 들어 채용시험이나 자격시험에 적용되는 기준의 차별을 규정한 법률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의 경우, 시험에 응시하고자 함이 소명된 청구인은 아직 시험에 응시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시험에 응시할 경우 불리한 지위를 가지게 될 것임이 심판청구 당시에 이미 확실히 예측되므로 기본권침해의 현재성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1999. 12. 23. 98헌마363; 헌재 2007. 5. 31. 2006헌마646 등 참조). 법률에 의한 피선거권 제한의 경우에도, 입후보하고자 함이 소명된 청구인의 기본권침해가 구체화ㆍ현실화되는 후보자등록 개시일 시점에서는 적시에 권리구제를 기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효율적인 권리구제를 위하여 그 전에 위헌 여부의 판단을 할 필요가 있어 기본권침해의 현재성을 충족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헌재 1999. 5. 27. 98헌마214 등 참조).

그렇지만 헌법재판소가 예외적으로 현재성을 인정하는 것도 헌법헌법재판소법에 의하여 구체화된 헌법소원심판이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를 구제하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 부합해야 한다. 그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하여 헌법소원심판을 마치 법적 관련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제기할 수 있는 민중소송과 같이 운영함으로써 헌법헌법재판소법에서 헌법재판소의 관장사항으로 인정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심판을 하는 것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기본권침해가 장래에 발생하더라도 예외적으로 그 침해의 현재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러한 침해 사유의 발생이 틀림없을 것으로 현재 확실히 예측될 수 있어야 하며, 기본권침해가 구체화ㆍ현실화된 이후에는 실효적인 권리구제가 매우 어려워지는 사정이 있어 그 전에 기본권침해 여부를 판단할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기본권침해사유의 발생이 현재 확실히 예측된다는 것이 인정되려면, 장래에 발생할 기본권침해의 내용과 유형을 심판청구 당시에 이미 명확하게 예측할 수 있고,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일반적인 상황의 전개라면 청구인이 심판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한 법적 효과를 받을 수밖에 없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또 실효적인 권리구제를 위하여 기본권침해가 구체화ㆍ현실화되기 전에 그 침해 여부를 판단할 필요성이 인정되려면, 청구인의 기본권에 대한 침해가 구체화ㆍ현실화된 이후에는 그에 관하여 법적으로 예정된 구제수단을 거치더라도 해당 기본권 영역에서 돌이키거나 교정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다.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8조 제4항에 대한 심판청구가 기본권침해의 현재성을 충족하는지 여부

(1) 기본권침해사유의 발생이 현재 확실히 예측되는지 여부

이 사건 심판청구 중 법정의견이 적법하다고 보는 부분에서 청구인들이 위헌 사유로 들고 있는 바는,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의 경우 권력분립원칙 위반, 공수처법 제8조 제4항의 경우 영장주의원칙 및 검사의 영장신청권에 관한 헌법규정 위반이다. 그런데 법정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단순히 일반 헌법규정이나 헌법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만으로는 기본권침해를 구제하기 위한 헌법소원심판의 적법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바, 위와 같은 청구인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청구인들이 수사처의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이 되어 구체적인 기본권이 침해되는 상황과 관련될 경우에만 본안 판단을 할 수 있다.

이에 법정의견은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8조 제4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청구인들의 기본권에 관하여, 수사처의 수사 등의 대상이 되지 않는 ‘비고위공직자’와의 차별이 발생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이 제한되고, 청구인들은 수사처로부터 여러 강제수사를 받게 되므로 신체의 자유, 주거의 자유, 재산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의 침해 여부도 문제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법정의견이 지적하는 ‘비고위공직자’와의 차별은 단순한 구분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금으로서는 구분된 집단에 대하여 어떤 기본권 제한 또는 법적 불이익이 발생하는지 구체화되어 있지 않으므로 법적 차별의 발생이 현재 확실히 예측된다고 보기 어렵다. 즉, 법정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수사처가 출범한 후 기존 형사소송절차와 어떠한 운용상의 차이가 발생할 것인지는 명확하게 예상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청구인들 각자에 대하여 아직 수사가 개시되어 진행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수사의 주체가 달라짐에 따른 차별취급이 실제로 발생할 것인지 여부조차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청구인들이 수사처의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이 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평등권의 침해 사유는 단순히 장래에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고 현재 그 사유의 발생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다.

또한, 강제수사에 따른 신체의 자유 등의 제한은 개별적인 수사의 절차상 행하여질 수 있는 체포, 구속, 압수, 수색 등 여러 유형의 처분에 따른 것으로, 실제로 청구인들 각자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지도 않은 시점에서는, 청구인들 각자가 이러한 수사절차상 강제처분을 받게 될 것인지 여부를 알 수 없고, 그로 인해 신체의 자유, 주거의 자유, 재산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다양한 기본권 중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기본권이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 침해될 것인지도 명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들이 장래에 수사처로부터 강제수사를 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신체의 자유 등의 침해 사유도, 단순히 장래에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고 현재 그 사유의 발생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법정의견은 이 부분 심판청구와 관련하여 ‘청구인들이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한 경우 수사처의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현재 확실히 예측되어 청구인들에 대한 기본권침해의 우려를 단순히 장래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수사처는 청구인들이 구 공수처법 제2조에서 정한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하였다는 혐의가 있을 경우에만 수사 또는 기소를 할 수 있다. 이러한 ‘고위공직자범죄등’은 공수처법에서 새롭게 규정된 것들이 아니고, 청구인들이 마땅히 저지르지 않아야 하는 범죄들이며, 청구인들이 이러한 범죄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청구인들이 공수처법에 따른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이 되는 법적 효과를 받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 전개에 따른 것이 아니라 예외적인 상황으로서 그러한 법적 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다.

설령 청구인들이 실제로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정치적 중립성을 잃은 표적수사 등의 대상이 될 우려가 있다고 하더라도, 청구인들 각자가 어떤 구체적인 범죄의 혐의로 고소 또는 고발되거나 그 혐의가 인지됨으로써 수사가 개시된 것도 아니고, 수사가 개시될지 여부도 알 수 없는 현재 시점에서 그러한 사유가 발생할 것이 틀림없다고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일반 국민이 ‘경찰법’을 대상으로 하여 그에 의하여 설치된 경찰기관의 경찰권 행사로 인하여 언제든지 기본권을 침해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 경찰법은 ‘경찰의 기본조직 및 직무범위 등을 규정한 전형적인 조직법’으로서 일반 국민의 기본권침해는 ‘경찰관직무집행법이나 형사소송법에 따라 행해지는 경찰권 행사라는 별도의 공권력의 행사에 의한 것이지 조직법인 위 법률에 의하여 직접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또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은 잠재적인 우려에 불과한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헌재 1994. 6. 30. 91헌마162 참조). 다른 한편,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대상을 특정인에 대한 특정 사건으로 한정한 법률에 대하여 그 수사대상 사건의 참고인 또는 피고발인들이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는 본안 판단에 나아가기도 하였다(헌재 2008. 1. 10. 2007헌마1468 참조).

수사처의 기본조직과 직무범위에 관한 규정인 구 공수처법 제2조 등에 대한 이 사건 심판청구 부분의 경우, 특정인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특정되는 사건을 대상으로 하여 수사가 개시될 것을 예정한 법률이 아니고, 청구인들이 고소 또는 고발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수사처의 수사대상이 될 것인지 여부도 확실하게 예측되지 않는 이상, 위와 같이 일반 국민이 경찰법을 대상으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 판단한 바와 다르게 볼 특별한 사정을 발견하기 어렵다.


(2) 실효적 권리구제를 위하여 기본권침해가 구체화ㆍ현실화되기 전에 그 침해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

법정의견은 ‘다양하고 비정형적인 방법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질 수 있는 수사의 성격상 청구인들에 대한 기본권침해가 수사처에 의한 수사로 구체화ㆍ현실화되는 시점에서는 적시에 권리구제를 기대하는 것이 언제나 가능하다고 단언하기 어려우므로 유효적절한 권리구제를 위하여 그 전에 기본권침해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청구인들에 대한 기본권침해가 수사처에 의한 수사로 구체화ㆍ현실화되는 시점에서 해당 기본권 영역에서 돌이키거나 교정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시에 권리구제를 기대할 수 있는지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어떤 방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가 이루어지는지, 그에 대하여 법적으로 예정된 불복수단은 어떠한지 등을 살펴서 판단하여야 할 문제이다. 사실조회와 같은 임의수사의 경우에는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있고(헌재 2018. 8. 30. 2016헌마483 참조), 법원의 영장을 필요로 하는 강제수사의 경우에는 그 영장을 발부하는 법원의 재판으로 강제수사의 적법 여부가 판단되며,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사람은 법원에 그 적부의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수사절차상 강제처분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영장 발부와 같은 법원의 재판이 예정된 경우, 그 절차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해서는 위헌법률심판 또는 위헌소원을 통하여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을 수도 있다. 이처럼 수사의 방법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수사상 강제처분과 관련된 여러 구제수단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수사 방법의 경우에 절차가 실제로 진행된 시점에서는 적시의 권리구제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는지는, 청구인들 각자에 대하여 수사처에 의한 수사가 개시될 것인지 여부조차 확실히 예측할 수 없는 시점에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막연하게 ‘언제나 이러한 적시의 권리구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본안 판단에 나아간다면, 실제로 수사처의 업무수행 상 나타날 수 있는 구체적인 기본권침해의 내용과 유형을 명확히 하지 않고 그 정당화 여부를 심사하게 되고, 이는 청구인들의 구체적인 기본권이 침해되는 상황과 관련되는 바 없이 단지 권력분립원칙이나 영장주의원칙과 같은 헌법원칙 또는 이에 관련된 헌법규정에 위반되는지 여부만을 판단하는 것이 된다. 이것은 헌법소원심판에서 기본권침해사유가 장래에 발생하더라도 예외적으로 현재성을 인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다고 할 수밖에 없고, 기본권침해의 구제를 위한 헌법소원심판제도를 마치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상 인정되지 않는 민중소송과 같이 운영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청구인들 각자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지도 않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과 절차의 수사가 이루어질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현재의 시점에서는, 실효적인 권리구제를 위하여 기본권침해 여부를 판단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라. 결론

그렇다면,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8조 제4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그로 인하여 청구인들에게 발생할 수도 있는 기본권침해의 사유가 현재 확실히 예측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효적인 권리구제를 위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침해가 구체화ㆍ현실화되기 전에 그 침해 여부를 판단할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헌법소원심판의 적법요건인 기본권침해의 현재성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8.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및 제24조 제1항의 권력분립원칙 위반,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의 적법절차원칙 위반에 관한 반대의견

우리는, 고위공직자의 직무관련 범죄를 척결하고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고위공직자의 직무상 비리 또는 부패범죄에 대하여 공정한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의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위한 것임을 감안하더라도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 대한 심판청구가 적법요건을 충족하므로 이에 대하여 본안 판단을 해야 하며,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및 제24조 제1항이 권력분립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적법절차원칙에도 위반되어 역시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그 의견을 밝힌다.


가.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 대한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수사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수사에 대하여 처장이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추어 수사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를 하고 있는 경우라도 수사처장이 이첩을 요청하면 해당 수사기관은 그에 응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조항이다. 위 조항에 따라 수사처장의 이첩 요청이 있는 경우 다른 수사기관은 이에 응하여야 하므로 수사처장의 요청에 의하여 수사권 및 공소권의 주체가 달라지게 되는데, 이로써 수사처의 수사 및 공소의 대상이 되는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 대하여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된다.

한편 다양하고 비정형적인 방법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질 수 있는 수사의 성격상 청구인들에 대한 기본권침해가 수사처에 의한 수사 개시로 구체화ㆍ현실화되는 시점에서 적시에 권리구제를 기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유효적절한 권리구제를 위하여 그 전에 기본권침해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고, 청구인들이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한 경우 수사처의 수사 및 공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공수처법이 시행되고 있는 현재 확실히 예측되므로 청구인들에 대한 기본권침해의 우려를 단순히 장래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으로 인한 기본권침해의 현재성 역시 인정된다.


나.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및 제24조 제1항의 권력분립원칙 위반 여부

(1) 권력분립원칙의 의의

(가) 권력분립의 원칙은 국가권력의 분리와 합리적 제약을 통하여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고, 이로써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것으로(헌재 1994. 4. 28. 89헌마221 참조), 국가권력의 기계적 분립과 엄격한 절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 상호 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한 국가권력의 통제를 의미하는 것이다.


(나) 오늘날 현대 민주국가에서의 정치적 상황은 ① 정당국가의 발달에 따른 집권 정당에 의한 입법권과 행정권의 통합 현상, ② 국가의 국민에 대한 적극적 생존배려 및 급부 기능이 확대됨에 따른 행정국가 현상, ③ 다원적 민주주의 발전에 따른 각종 시민ㆍ사회단체의 출현과 정치적 영향력의 확대 현상 등과 같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권력을 입법, 행정, 사법으로 나누어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게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려는 고전적 권력분립의 원칙 못지않게,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기관 사이에 권한과 기능의 실질적인 분산과 상호 간의 조화를 도모하는 기능적 권력분립의 원칙이 중요한 헌법상 원리로 자리 잡게 되었다. 오늘날 이러한 기능적 권력분립원칙은 ‘행정과 의회를 장악한 집권당인 여당과 반대당인 야당 사이의 견제와 균형’, ‘국가기관 내부 조직 사이의 협력과 통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수직적 권력분할’, ‘헌법재판제도에 의한 권력통제’ 등의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헌법재판소도 "현대사회에서 고전적 의미의 3권 분립은 그 의미가 약화되고 통치권을 행사하는 여러 권한과 기능들의 실질적인 분산과 상호 간의 조화를 도모하는 이른바 기능적 권력분립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는데, 지방자치제도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에 권력을 기능적으로 나누어 가짐으로써 오늘날 민주주의 헌법이 통치기구의 구성원리로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권력분립의 실현에도 기여한다."고 판시하여 기능적 권력분립원칙의 헌법적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헌재 2014. 1. 28. 2012헌바216 참조).


(2) 권력분립원칙에 따른 헌법적 기준과 한계

(가) 우리 헌법은 권력분립원칙의 내용으로서 권력의 형식적 분할뿐 아니라 다른 국가기관과의 협력에 의해 헌법적 과제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기관 사이의 ‘상호 협력적 견제관계’를 예정하고 있다. 예컨대 국무총리, 대법원장,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임명에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거나(제86조 제1항, 제104조 제1항, 제2항, 제111조 제4항), 국회의원과 정부가 법률안을 제출하여 국회가 의결을 하고 대통령이 공포하도록 규정하여(제52조, 제53조 제1항) 법률의 제정과정에서 의회와 정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나) 이처럼 특정 권력의 일방적인 우위를 배제하고 각 권력기관의 본질적 기능을 조화롭게 유지하면서 궁극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자 하는 것이 권력분립원칙이 추구하는 이상(理想)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로부터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설치된 국가기관 사이에 권한과 기능의 분할뿐 아니라 그 비중에 있어서도 상호 균형이 유지되어야 하고, 어떠한 국가기관도 헌법에 근거하지 않고는 다른 국가기관에 대하여 일방적 우위를 가지거나, 헌법 및 법률에 근거하여 다른 국가기관에 귀속된 기능의 핵심적 영역을 침해하여서는 안 된다는 권력분립원칙에 따른 헌법적 기준과 한계가 도출된다.


(3) 권력분립원칙과 독립행정기관의 설치

(가) 독립행정기관의 등장

현대 민주국가에서는 정치ㆍ사회ㆍ경제 발전에 따른 행정의 역할과 기능이 점차로 증대되어 감에 따라, 종래 전통적인 행정체계에서는 포섭될 수 없는 영역을 규율하기 위하여 행정각부에는 소속되지 않고 별도의 독립적인 임무와 자율권을 부여받은 독립행정기관들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적 차원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제114조 제1항)와 감사원(제97조)이 있고, 법률적 차원에서는 입법ㆍ행정ㆍ사법 어느 영역에도 속하지 아니하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조에 따른 국가인권위원회, 정부조직법 제2조 제2항에서 중앙행정기관으로 열거한 독립적 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ㆍ공정거래위원회ㆍ국민권익위원회ㆍ금융위원회ㆍ개인정보보호위원회ㆍ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그리고 정부조직법 제5조 및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행정기관위원회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에 따른 합의제행정기관으로서 행정위원회(규제개혁위원회ㆍ소청심사위원회 등)가 있다.

독립행정기관은 행정의 비대화 방지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해 설치되는데, 새로운 기술적ㆍ전문적 영역 또는 행정부 내부의 이해관계 충돌이 있는 영역에서 전통적인 행정업무의 영역과는 다른 비전형적 특성을 가지고 정치적 중립성이 특별히 요구되는 업무를 독립적으로 담당한다. 참고로 행정기관위원회법 제5조 제1항은 행정위원회 설치 요건으로 ① 업무의 내용이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있는 사람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필요가 있을 것, ② 업무의 성질상 특히 신중한 절차를 거쳐 처리할 필요가 있을 것, ③ 기존 행정기관의 업무와 중복되지 아니하고 독자성(獨自性)이 있을 것, ④ 업무가 계속성ㆍ상시성(常時性)이 있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나) 독립행정기관 설치 법률의 권력분립원칙에 따른 헌법적 기준과 한계

독립행정기관은 행정부에 해당하지만, 헌법 제66조 제4항에 따른 정부에 속하지 않은 독립기관이라는 점에서 헌법상 권력분립원칙과의 관계가 문제된다. 오늘날 권력분립의 원칙이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함께 효율적인 국가작용의 원리로도 기능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행정의 비대화를 방지하고 국가작용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하여 법률로써 설치된 독립행정기관은 그 자체가 곧바로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독립행정기관을 창설하는 입법도 헌법이 규율하는 국가형태 및 기능에 관한 기본적 원칙과 체계를 준수하여야 하므로, 다음과 같은 권력분립원칙에 따른 헌법적 기준과 한계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

첫째, 헌법 제66조 제4항은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란 좁게는 국무총리, 국무위원, 국무위원이 장으로 있는 행정각부를 말하고, 넓게는 감사원 및 각종 자문기관을 포함하는 개념이다(헌법 제86조부터 제100조 참조). 헌법 제66조 제4항의 의미와 관련하여, 적어도 행정권의 핵심영역이나 전통적으로 행정부의 영역에 해당하는 전형적 행정업무는 헌법에서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 한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인 행정각부’에 속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국회가 법률을 제정하여 독립행정기관을 설치하더라도 해당 독립행정기관에게 행정권의 핵심영역 또는 전통적인 행정부의 영역으로 인정되는 행정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취급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헌법 제66조 제4항에 위반된다.


둘째, 국회가 행정의 비대화를 방지하고 행정의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하여 법률로써 독립행정기관을 설치하고 새로운 기술적ㆍ전문적 영역이나 행정부 내부의 이해관계 충돌이 있는 영역에서 비전형적 업무에 관한 권한을 부여한다고 하여도, 그 권한행사는 행정부 내부의 다른 조직 및 다른 국가기관과 상호 협력적 견제를 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 만약 독립행정기관 설치 법률이 해당 독립행정기관에게 일방적 우위의 지위를 부여하고 다른 국가기관의 핵심적 기능을 침해하는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고 있다면 이는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


셋째, 독립행정기관이 헌법적으로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독립행정기관의 조직, 운영 및 권한 등에 있어서 독립성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만약 국회가 ‘행정권의 비대화 방지’라는 독립행정기관의 설치 목적을 도외시한 채 특정 분야와 관련된 업무를 외견상 독립행정기관으로 이전시키면서도 해당 업무와 관련된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지 않거나 독립성을 확보하는 입법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대통령 및 기존 행정관청은 이러한 독립행정기관을 이용하여 손쉽게 업무 영역을 확장하면서 자의적 결정을 내릴 수가 있어 오히려 행정권의 비대화를 심화시키고 권력분립원칙에 역행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넷째, 독립행정기관은 법률에 의해 독립적 권한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에 상응하는 책임도 함께 부담하여야 헌법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만약 독립행정기관이 독립성만을 부여받고 국민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이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국가기능의 효율성을 저해할 위험성도 크게 된다. 따라서 국회가 법률로써 독립행정기관을 구체적으로 형성할 때는 그 권한행사 과정에서 절차적인 공정성을 확보하도록 하여야 하고, 행정부 내부의 협력과 통제는 물론 입법부와 사법부에 의한 적절한 견제가 함께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독립행정기관에 대한 민주적 정당성 및 책임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입법자인 국회에 의한 견제와 감독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4)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및 제24조 제1항의 권력분립원칙 위반 여부

우리는 공수처법에 의해 설치된 수사처의 법적 지위를 입법, 사법, 행정 중 행정에 속하는 독립행정기관으로 보는 법정의견에 동의한다. 그러나 비록 수사처를 독립행정기관으로 보더라도 우리는 앞서 본 권력분립원칙에 따른 헌법적 기준과 한계에 비추어 보면,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에 따라서 설치된 수사처는 헌법상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고 아니할 수 없고, 수사처와 다른 수사기관 사이의 수사 관할 배분을 수사처장의 일방적 결정에 일임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 또한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헌법 제66조 제4항 위반

수사처는 행정각부에 속하지 아니한 채 전통적이고 핵심적인 행정업무에 해당하는 검사의 수사권과 공소권 중 일부를 부여받고 있는데, 이는 헌법 제66조 제4항에 위반된다.

우리나라의 형사사법체계는 기본적으로 유럽 대륙법 국가의 체계를 계수하였고, 우리나라 검사제도 역시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후 국가소추주의를 확립한 근대 프랑스 검사제도의 영향을 받아서 탄생하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검사제도는 그 도입 당시부터 헌법상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각부 중 법무부 소속의 국가기관이자 단독관청으로서 범죄에 대한 수사권과 공소권으로 대표되는 권한과 기능을 담당하여 왔다(헌법 제94조 및 제96조, 정부조직법 제32조, 검찰청법 제4조, 형사소송법 제246조 등 참조). 일반적으로 행정부는 입법부에서 제정한 법률을 집행하고 그 위반 시에는 행정제재와 형사제재를 통하여 행정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그 핵심적 기능으로 한다. 그 중에서도 형사제재의 영역은 국민의 자유권을 침해하는 형벌권을 행사하므로 기본권의 침해 정도가 매우 커서 그 권한 행사가 통일적인 기준에 의하여 행사될 필요가 있다.

입법자는 형사사법체계의 기본적인 내용을 형성하면서, 형사소송법 제246조에서 "공소는 검사가 제기하여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검찰청법 제4조 제1항에서 검사의 직무와 권한 중 하나로 공소제기와 그 유지를 규정하여 국가소추주의와 함께 검사에 의한 기소독점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와 같이 검사로 하여금 공소의 제기 및 유지활동을 하게 하는 것이 피해자의 개인적 감정이나 집단적 이해관계 또는 여론에 좌우되지 아니하고 국가형벌권 내지 형사소추권을 객관적으로 행사할 수 있어 형사소추의 적정성 및 합리성을 기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헌재 1998. 10. 29. 97헌마17; 헌재 2007. 7. 26. 2005헌마167 참조). 그에 더하여 검찰청법 제8조에서 검사로 하여금 행정각부 중 하나인 법무부장관의 지휘ㆍ감독을 받도록 하는 것도 검사의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가 법무부장관의 통제 아래 통일적인 기준에 따라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전형적인 행정업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검사가 가지는 범죄에 대한 수사권과 공소권은 형사사법절차의 핵심영역이고, 국가의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하여 일원적인 권력행사가 이루어져야 하는 시원적(始原的) 행정행위로서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행정영역이다. 그럼에도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은 법무부 소속의 검사에게 귀속되어 있던 권한과 기능 중 가장 중요한 수사권과 공소권의 일부를 분리하여 행정각부에 소속되지 않은 수사처에 부여하고 있는데, 이는 독립행정기관으로서의 성격상 매우 부적절할 뿐 아니라, 헌법 제66조 제4항에 위반되는 것이다. 아무리 수사처의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하여도, 그것이 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수사처에 대한 행정각부의 지휘ㆍ감독을 배제하여야 할 불가피한 이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다른 행정기관과의 상호 협력적 견제관계 훼손

1) 법률에 따라 설치된 수사처라도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수사권과 공소권의 행사를 담당하는 권력기관인 이상 입법부 및 사법부는 물론 행정부 내부 조직과도 상호 협력적 견제관계를 유지하여야 한다. 그런데 수사처는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 등에 따른 수사처장의 일방적인 이첩 요청 권한을 통하여 실질적으로 행정부 내 수사기관 사이에서 우위를 차지함으로써 상호 협력적 견제관계를 훼손하고 있다.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이 규정한 이첩 요청 사유인 ‘수사의 진행 정도’와 ‘공정성논란’은 추상적이어서 명확하다고 할 수 없고, 위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객관적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수사처장의 주관적 판단에 의하여 이첩 요청이 이루어질 수 있다. 더욱이 수사처장의 이첩 요청에 대하여 요청받은 수사기관은 반드시 응하여야 하며,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을 고려할 때 이첩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수사처장의 이첩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지, 수사 관할에 대하여 수사처장과 협의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다. 결국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 의하면, 수사처장이 이첩을 요청할 경우 다른 수사기관은 이미 공정하게 상당한 정도로 수사한 경우에도 예외 없이 그 요청에 응하여야 하므로, 이첩 여부가 수사처장에 의하여 일방적이고 자의적으로 결정될 여지가 있다.

이와 같이 공수처법은 실질적으로 고위공직자범죄등의 수사와 관련하여 수사처장에게 일방적으로 이첩을 요청할 권한을 부여하고, 상대 수사기관은 여기에 예외 없이 따르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러한 수사처장의 자의적인 이첩 요청 권한 행사를 통제할 수 있는 아무런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써 수사처는 사실상 고위공직자범죄등에 관한 수사권 행사에서 행정부 내의 다른 수사기관보다 일방적 우위를 차지하게 되고, 수사기관 사이의 수사 관할 배분에 있어 수사처장의 판단에 다른 수사기관이 따르도록 함으로써 그 권한의 행사 과정에서 다른 수사기관과의 상호 협력적 견제관계를 중대하게 훼손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은 수사 이첩과 관련하여 관련 수사기관 사이의 협력을 강조하는 외국의 입법례에 비추어 보아도 쉽게 확인이 된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연방범죄를 수사하는 대표적 기관인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하여 마약단속국(DEA), 국세청(IRS) 등의 여러 연방 수사기관이 존재하지만, 연방 수사기관들 사이에 사건이 중첩되는 경우 각 사건별로 기관 간 협의를 통하거나, 서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여 구체적 기준을 정하는 등 자율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또한 영국의 경우에도 중대부정수사처장(Director of the Serious Fraud Office, SFO)은 중대한 부패범죄와 관련하여 스스로 수사를 개시할 수 있고, 다른 수사기관이 수행 중인 형사사건을 이첩받을 수도 있으나, 수사기관 사이의 사건 이첩 문제는 사법담당자(Law Officers)와 중대부정수사처장 사이의 기본협약(Framework Agreement between the Law Officers and the Director of the Serious Fraud Office)에 따라서 상호 협의로 처리되고 있다.


2) 수사처는 위와 같은 수사처장의 일방적인 이첩 요청 권한을 통하여 검사의 핵심 업무 영역인 수사권과 공소권을 침해하고 있다.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범죄수사 및 공소 제기와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등을 그 직무로 하고, 아울러 이를 수행함에 있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부여된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되도록 그 공익적 지위와 객관적 의무를 부여받고 있다. 또한 검사는 정당한 법령 적용의 청구 및 피고인의 이익을 위하여도 상소할 수 있는 준사법기관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헌재 2007. 7. 26. 2005헌마167: 헌재 2010. 4. 29. 2008헌마622 참조). 비록 헌법이 명시하고 있지 않지만,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은 ‘검사의 정치적 중립’ 준수를 요구하고 있고, 제8조에서 법무부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 검찰총장만을 지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12조 제3항에서 검찰총장의 임기를, 제37조에서 검사의 신분보장을, 제41조에서 검사의 정년을 각 규정하고 있고, 제43조에서 검사의 정치운동 등의 금지의무를 부과하여 검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그 직무상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2020. 2. 4. 법률 제16908호로 개정된 검찰청법 제4조 제1항은 검사가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 경찰공무원이 범한 범죄 등에 대한 수사 개시 및 공소 제기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검사도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독립하여 수사하고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폭넓은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수처법에서는 검사가 위와 같은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인지한 경우 즉시 수사처에 통보하도록 하고(제24조 제2항), 수사처장의 결정에 따라 검사가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등 사건을 일방적으로 수사처에 이첩하도록 하고 있는데(제24조 제1항), 이는 수사처가 헌법과 법률에 의한 검사보다 우위의 입장에서 검사의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 업무에 관한 권한과 기능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울러 공수처법은 수사처와 검사 사이의 수사권 및 공소권에 관한 관할의 중첩으로 인하여 예상되는 충돌과 혼란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도 마련해 놓고 있지 않아서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의 효율성과 통일성을 저해할 우려도 크다.


(다) 권력남용 방지를 위한 견제와 균형의 원칙 위반 및 기본권 침해 우려

권력분립원칙은 국가권력의 분리와 합리적 제약을 통하여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고, 이로써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 따라 수사처장이 이첩 요청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 다른 수사기관이 피의자에 대하여 한 수사의 진행 정도나 피의자에 대한 인신구속 등 강제수사의 실시 여부 등에 관계없이 다른 수사기관은 그에 따라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수사처로 사건이 이첩되는 피의자 및 고소ㆍ고발인 등 관계인의 출석 편의나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공수처법은 피의자 등의 이익을 고려하는 규정을 전혀 두고 있지 않다. 물론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서 수사처장은 수사의 진행 정도 등을 감안하여 이첩을 요청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수사처장이 이첩을 요청한 이상 다른 수사기관은 이를 거부할 수 없고, 수사처장의 이첩 요청에 대한 재량권을 사전 또는 사후에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수사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라) 정치적 중립성 및 직무상 독립성 취약

수사처는 수사 및 공소제기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준사법기관이면서도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수사처는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수사하고 공소를 제기하는 준사법적인 권한을 행사하므로, 수사처도 검사와 같이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독립하여 직무를 공정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특히 수사처는 입법, 행정, 사법을 망라한 고위공직자 및 그 가족이 저지른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그와 같은 고위공직자범죄등은 본질적으로 권력적 속성과 정치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공수처법은 그동안 검찰이 고위공직자의 직무상 비리 또는 부패범죄를 공정하게 수사ㆍ공소 제기하지 아니하였다는 비판적 인식하에 수사처를 설치하여 검찰을 견제할 목적도 있다고 할 것인데, 이러한 수사처의 인적ㆍ범죄유형별 수사대상의 범위, 고위공직자범죄등의 성격, 수사처의 설치 취지 등을 고려하면, 보다 더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따라서 수사처의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의 보장 여부는 수사처의 헌법적 정당성을 판단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공수처법이 수사처의 직무상 독립 내지 수사처 소속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기는 하나(제3조 제2항, 제22조 참조),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수사처가 그 권한을 공정하게 행사하기 위한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을 충분히 보장받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① 공수처법은 가장 중요한 수사처장의 임명과 관련하여, 법무부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3인과 여당 및 야당 소속 각 교섭단체가 2명씩 추천한 4인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에서 2명을 추천하여 그 중 1명을 대통령이 지명한 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5조 제1항, 제6조). 그런데 수사처장후보추천 단계부터 국회 교섭단체가 추천한 위원이 4명이나 포함됨으로써 필연적으로 수사처장 선출이 정치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② 공수처법은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수사하고 공소를 제기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수사처검사의 임용과 관련하여 수사처 내의 인사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고(제8조 제1항), 처장과 차장을 제외한 수사처검사의 전보, 그 밖에 인사에 관한 중요사항에 대한 심의ㆍ의결도 인사위원회가 담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9조 제1항). 그런데 인사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처장, 차장, 처장이 위촉한 1명 등 3인, 여당 및 야당 소속 각 교섭단체가 2명씩 추천한 4명 등 총 7명으로 되어 있고,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하여(제9조), 결국 수사처검사의 임용 등 인사 역시 정치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헌법 제7조 제1항은 공무원을 ‘국민 전체의 봉사자’라고 규정하여 공무원의 전체 국민에 대한 공익실현의무를 선언하고 있고, 제2항은 공무원의 공익실현의무로부터 불가결하게 요청되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 함께, 이러한 정치적 중립성 보장의 필수적 전제로서 ‘공무원의 신분 보장’을 규정하고 있다.

공수처법 제8조 제2항에 따르면, 수사처검사는 특정직 공무원이므로 헌법 제7조 제1항에 따른 ‘전체 국민에 대한 공익’을 실현할 의무를 진다. 그럼에도 공수처법 제8조 제3항은 수사처검사의 임기를 3년으로 정하고 3회에 한정하여 연임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공수처법이 수사처검사로 하여금 검찰청법 제4조에 따른 검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제8조 제4항), 다른 특정직 공무원인 판사나 검사와는 달리 임용기간을 지나치게 단기로 규정한 것은 그 자체로 수사처검사의 신분보장을 매우 취약하게 만들어서 정치적 중립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수사처검사는 연임을 위해서 자신이 행한 수사 및 공소제기 등의 업무실적에 대하여 매 3년마다 인사위원회로부터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앞서 살펴본 인사위원회의 구성 및 의결정족수 등의 문제점을 고려하면 수사처검사의 정치적 중립성 및 직무상 독립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공수처법이 특정직 공무원인 수사처검사의 임기를 단기로 정하고 연임도 최대 3회로 제한한 것은 수사처검사의 정치적 중립성 및 직무상 독립성을 침해하고 입법형성의 한계를 일탈하여 헌법 제7조에서 정한 공무원제도를 사실상 형해화하고 있다고 볼 것이다.


(마)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성 부족

수사처는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수사권과 공소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고 있지만 그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담하지는 않는다.

우선 수사처는 행정부 소속이지만 대통령으로부터 아무런 사전ㆍ사후 통제를 받지 않는다(제3조 제3항). 수사처장의 국무회의 발언권이 인정될 뿐 수사처장이 대통령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하거나 대통령의 감독을 받는 것도 아니다(제17조 제3항). 수사처는 차관급인 수사처장의 지휘ㆍ감독을 받을 뿐(제12조 제1항, 제17조 제1항), 검사와 달리 법무부장관의 통제에서도 벗어나 있다.

우리 헌법에서는 단순히 권력을 분립시키는 데에 그치지 않고 이를 국회에 의한 민주적 통제 시스템에 연계시키고 있다. 그런데 공수처법에 따르면, 수사처장은 국회의 청문회를 거치기는 하지만 국회의 동의가 없어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임명할 수 있다(제5조 제1항). 수사처장은 국회의 요구가 있을 때에만 국회에 출석하여 보고나 답변할 의무가 있고, 이마저도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라는 조건이 달려있다(제17조 제2항 후단). 또한, 수사처장은 탄핵소추의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제14조), 국무위원이 아닌 수사처장에 대하여 국회가 대통령에게 그 해임을 건의할 수는 없다(헌법 제63조 제1항).

아울러 공수처법상 수사처가 수사를 축소하거나 은폐를 할 위험성에 대한 통제방안이 재정신청(제29조) 외에는 없다. 공수처법은 수사처가 수사권만 가지는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 수사처검사가 수사를 한 때에는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속 검사에게 송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제26조 제1항), 그에 대하여 공소권을 가지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속 검사에게 수사처검사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이나 재수사요청권 등과 같은 통제권한을 별도로 부여하고 있지 않다.

수사처장이 다른 수사기관에 대하여 이첩 요청을 하면, 다른 수사기관이 그 요청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 의하여 수사처가 이첩받은 사건은 수사처가 전속적으로 수사에 대한 관할을 가지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 공수처법은 고소ㆍ고발 사건에 대하여만 재정신청을 인정하고 있으므로(제29조 제1항), 만일 수사처가 이첩받은 사건이 고소ㆍ고발 사건이 아닌 경우에는 재정신청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수사처가 고소ㆍ고발 사건이 아닌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한 경우 및 수사처가 직권 등에 의하여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수사한 경우에 대하여는 수사처에 의한 사건 은폐ㆍ축소 수사 등 수사권 및 공소권 남용을 방지할 사후적 통제수단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에 따라서 설치된 독립행정기관인 수사처는, ① 행정각부에 소속되지 않은 채 수사권과 공소권이라는 전통적이고 핵심적인 행정 권한과 기능을 행사함으로써 헌법 제66조 제4항에 위반되고, ②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 의하여 수사처장이 가지는 일방적인 이첩 요청 권한을 통하여 행정부 내 다른 수사기관보다 우위의 입장에서 상호 협력적 견제관계를 훼손하고, 특히 검사의 핵심 업무 영역인 공소권까지도 침해하고 있으며, 수사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피의자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고, ③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수사하고 공소권을 행사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졌음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에 취약하고, ④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성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5) 소결

그렇다면 수사처의 설치를 규정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수사처장의 이첩요청에 따라 다른 수사기관의 이첩의무를 규정한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모두 헌법상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


다.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의 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

(1) 쟁점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은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ㆍ구속ㆍ압수ㆍ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ㆍ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적법절차원칙을 헌법원리로 수용하고 있다. 이러한 적법절차원칙은 법률이 정한 형식적 절차와 실체적 내용이 모두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춘 적정한 것이어야 한다는 실질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서 특히 형사절차와 관련시켜 적용함에 있어서는 형사절차의 전반을 기본권 보장의 측면에서 규율하여야 한다는 기본원리를 천명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헌재 1992. 12. 24. 92헌가8; 헌재 2014. 1. 28. 2012헌바298 참조).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수사처장이 다른 수사기관에 대하여 이첩을 요청할 수 있는 사유와 이첩 요청에 따른 효과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데, 사건이 수사처로 이첩되면 수사의 주체를 달리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공소권 행사의 주체까지 달라지게 되는 등 수사와 재판의 내용과 절차에 관련되는 측면이 있으므로, 위 조항이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춘 적정한 입법에 해당하여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지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의 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수사처장의 이첩 요청 사유인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은 추상적이어서 명확하지 아니하며, 위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수사처장의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판단에 맡겨져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공정성 논란’이 일어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서 검사에 대한 수사와 관련하여 공수처법 제25조 제2항은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에는 사건을 수사처에 이첩하도록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밖의 경우 다른 수사기관의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수사가 공정성 논란을 일으킬 정도의 부실ㆍ축소 수사 또는 표적 수사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수사가 어느 정도로 진행된 단계에서 수사처로 이첩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한 구체적ㆍ객관적인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은 결코 간단하지 않아 설령 향후 제정될 수사처규칙으로 일응의 기준을 정한다 하더라도 결국 수사처장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사건의 이첩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나)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다른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수사처장의 이첩 요청에 응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기존 수사기관과 다른 별도의 독립적인 수사기관인 수사처를 설치하여 고위공직자범죄를 척결하고자 한 입법목적을 실현하고 새로운 수사기관이 설치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이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하여 고위공직자범죄의 경우 수사처가 다른 수사기관에 대해 이첩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수사처장의 요청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또는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처장의 이첩요청을 거부하거나, 이첩하지 아니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를 불문하고 다른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수사처장의 이첩 요청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것은 적정하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이첩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수사처장과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 관할을 협의ㆍ조정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되어 있지 않아 다른 수사기관으로서는 스스로 해당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더라도 수사처에 사건을 이첩할 수밖에 없는데, 수사처와 다른 수사기관이 법률상 서로 대등한 지위에 있음에도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이처럼 다른 수사기관에 대해서만 편면적인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수사처장이 다른 수사기관에서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할 때에는 해당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공수처법 제24조 제3항), 수사처장이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첩할 수 있는 권한을 인정하면서 그에 관한 재량까지 부여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고위공직자범죄등의 사건의 이첩에 관하여 수사처가 다른 수사기관보다 일방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실체적 내용이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춘 적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 한편, 수사처의 수사대상이 되는 피의자와 고소ㆍ고발인 등 사건 관계인은 수사처장의 이첩 요청에 의하여 사건이 수사처로 이첩될 때 별도의 통지를 받지 못하고, 따라서 이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게 된다.

적법절차원칙에서 도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절차적 요청 중의 하나로 당사자에게 적절한 고지를 행할 것, 당사자에게 의견 및 자료 제출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들 수 있는데(헌재 2015. 9. 24. 2012헌바302;헌재 2018. 6. 28. 2012헌마191 참조), 이 원칙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절차를 어느 정도로 요구하는지는 규율되는 사항의 성질, 관련 당사자의 사익, 절차의 이행으로 제고될 가치, 국가작용의 효율성, 절차에 소요되는 비용, 불복의 기회 등 다양한 요소들을 형량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나(헌재 2003. 7. 24. 2001헌가25;헌재 2018. 6. 28. 2012헌마191 참조), 수사처로 사건이 이첩될 때에는 이에 대하여 피의자 등에게 통지할 수 있는 어떠한 절차도 마련되어 있지 않아 피의자 등은 이첩 자체에 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받지 못할 뿐 아니라, 나아가 피의자 등의 주소, 거소 또는 현재지가 수사처 소재지가 아닌 경우에는 적절한 방어권의 행사나 입증자료의 제출 또는 주장의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다.


(라)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 따라 수사처장이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을 요청한 경우 청구인들과 같은 수사처의 수사대상자는 수사처의 수사 등을 받게 되고, 따라서 수사권의 주체가 달라지게 된다. 그 결과 이첩 이후 진행될 형사절차 전반과 관련하여 수사대상자의 기본권이 적절하게 보장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수사처와 다른 수사기관 사이의 이첩 등 사건처리에 관한 절차는 합리적이고 정당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수사가 개시되어 피의자가 되는 경우 수사 관할은 원칙적으로 범죄지, 피의자의 주소, 거소 또는 현재지 소재 수사기관이라 할 것이고(형사소송법 제4조 제1항, 제256조 참조), 그러한 관할은 사건의 능률적 처리 및 피의자의 출석 편의 및 방어권 보장에 적지 아니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데 위 조항에 의하여 수사처로 사건이 이첩되는 고위공직자로서는 범죄지, 주소 등이 수사처 소재지가 아닌 경우에도 수사처에서 수사를 받아야 하는데, 그와 같은 불이익은 단지 수사주체만 달리하는 정도 이상의 실질적인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수사처장의 이첩 요청이 있으면 그 요청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별도의 협의나 조정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다른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이첩 요청에 응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을 뿐, 피의자 등의 출석 편의 및 방어권 행사를 보장하기 위한 어떠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마) 또한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수사처장의 이첩 요청에 따른 다른 수사기관의 이첩의무에 관한 예외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해당 수사기관이 수사를 종결할 단계에 이르렀거나, 이미 피의자를 구속하고 있던 경우라도 이첩 요청에 응하여야 한다.

그런데 수사처장의 이첩 요청에 따라 수사처로 사건을 이첩할 경우, 특히 검사가 피의자를 구속한 상태에서 수사처로 사건을 이첩하는 경우 구속기간을 수사처로의 이첩에도 불구하고 구속한 때로부터 형사소송법 제203조 및 제205조에 따라 계산할 것인지, 아니면 수사처로 이첩된 때로부터 계산할 것인지, 만일 이첩받은 사건이 수사처에 공소권이 없는 사건인 경우 수사처가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이 10일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1회 연장하여 최대 20일까지 가능한 것인지 등에 관하여 공수처법은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와 같이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 등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한 인신구속에 관한 사항조차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의 실체적인 내용은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여 적정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


9.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의 사법권 독립 침해 및 평등권 침해에 관한 반대의견

우리는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및 제24조 제1항이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고,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어 역시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더 나아가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함으로써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합리적 이유 없이 고위공직자 등을 차별취급함으로써 평등권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의견을 밝힌다.


가. 권력분립원칙과 사법권 독립의 침해

(1) 사법권 독립의 의의

(가) 헌법 제101조 제1항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적 분쟁에 관하여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리는 국가기능인 사법은 법관의 독립과 재판의 공정성이 확보될 때에만 제대로 유지될 수 있다. 법관의 독립이 공정한 재판을 보장하고, 공정한 재판만이 법적 분쟁을 종식시켜 법의 지배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치주의 원리와 법관의 직무상 독립을 보장하는 헌법 제103조 및 재판청구권을 보장하는 헌법 제27조 제1항은 법관의 독립과 재판의 공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법관의 독립은 공정한 재판을 위한 필수 요소로서 다른 국가기관이나 사법부 내부의 간섭으로부터의 독립뿐만 아니라 사회적 세력으로부터의 독립도 포함한다(헌재 2018. 7. 26. 2018헌바137 참조).

사법권 독립의 위와 같은 헌법적 의미에 비추어 사법권의 독립을 지키고 존중하는 것은 모든 국가기관의 의무이고, 나아가 재판의 독립을 위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재판절차에 대한 부적절하거나 부당한 간섭이 있어서는 아니된다. 이는 재판의 독립을 위해서는 법관이 재판절차의 개시부터 판결선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재판과정에서 어디로부터 오는 것이든, 어떠한 이유에서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부당한 간섭이나 제한, 유인ㆍ압력ㆍ협박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재판을 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나) 법관의 직무상ㆍ신분상 독립을 내용으로 하는 사법권의 독립은 헌법에 따른 사법권 행사에서의 본질적ㆍ핵심적 요소이다. 따라서 사법권의 독립이 입법부나 행정부를 비롯한 다른 국가기관의 과도한 간섭과 통제 등에 의하여 침해될 소지가 있거나 침해된다면, 곧바로 헌법상 권력분립원칙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나 침해가 될 수 있다.

한편 사법권 독립이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법관은 국민으로부터, 무엇보다 형사재판절차에 관하여는 피의자와 피고인(이하, ‘피고인등’이라 한다)으로부터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인데, 법관의 독립성 또는 공정성에 대한 피고인등의 신뢰를 떨어뜨릴만한 사유, 즉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을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그 법관은 독립성과 공정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은 법관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외관도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수사처가 수사하고 공소를 제기한 사건에서, 피고인등이 자신의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도 수사처의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의 대상이 되고, 그 해당 법관이 수사처의 수사권 및 공소권을 의식하여 심리적으로 위축된 나머지 독립되고 공정하지 못한 재판을 할 수도 있다고 의심하게 되고, 그러한 의심이 합리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면, 사법권의 독립은 훼손된 것이고, 이로써 피고인이 가지는 헌법상의 기본권인 재판청구권이 침해된 것이라 할 것이다.


(2) 법관의 독립 침해 여부

(가) 수사처의 수사 및 공소제기의 대상으로서 법관과 그 가족

구 공수처법 제2조 제1호 다목, 파목 및 제2호부터 제4호, 그리고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은 대법원장ㆍ대법관 및 판사(본 항에서는 ‘법관’이라 한다)로 재직 중인 사람 또는 그 직에서 퇴직한 사람과 그 가족이 재직 중 저지른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수사처의 수사 및 공소권 행사의 대상으로 규정하여 사법권을 행사하는 법관 및 그 가족에 대하여는 수사처의 수사대상일 뿐만 아니라 직접 공소권도 행사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관과 그 가족도 죄를 범하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처벌을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공수처법처럼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의 대상을 법관 및 그 가족을 포함한 인적 기준으로 특정한 입법은 외국의 입법례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나) 수사처의 광범위하고 자의적 수사로 인한 법관의 독립 침해

1) ‘수사’는 ‘범죄혐의의 유무를 명백히 하여 공소를 제기ㆍ유지할 것인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범인을 발견ㆍ확보하고 증거를 수집ㆍ보전하는 수사기관의 활동’을 말한다(대법원 1999. 12. 7. 선고 98도3329 판결 참조). 그런데 수사권은 내재적으로 스스로 확장하는 적극적 성격을 가지고 있고, 일단 수사를 개시한 이상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는 업무적 속성도 가지고 있으며, 남용의 위험이 매우 큰 공권력이다. 특히 공수처법상 수사처의 수사 범위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기 때문에 수사처의 수사에는 내사(內査)와 같은 수사개시를 위한 수사전 조사활동도 당연히 포함된다. 실무상 수사기관의 내사활동에는 첩보수집ㆍ보도ㆍ풍설ㆍ탄원ㆍ투서ㆍ익명의 신고 등에 의한 조사뿐 아니라, 감시ㆍ미행ㆍ불심검문 등과 같은 조사행위도 모두 포함된다. 형사소송법은 수사절차만을 규율하고 있을 뿐 별도의 내사 관련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단지 검찰사무규칙 등과 같은 수사기관 내 준칙에서만 내사에 관하여 간단히 규율하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내사의 시기ㆍ요건ㆍ방법 및 통제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정한 법적 규정이 없어 사실상 내사는 수사기관의 재량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수사기관 자체 첩보에 근거한 내사의 경우에는 담당 수사관만이 은밀히 알고 있는 경우가 많고 기록에도 남기지 않아서 내사의 진행이나 종결 등에 관한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와 같이 내사는 해당 수사기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서 은밀하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사의 대상으로 지목된 사람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매우 중대하다.


2) 수사처는 일반적인 범죄를 대상으로 하는 수사기관이 아니라 그 본연의 업무가 고위공직자의 직무상 비리 또는 부패범죄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수사기관이므로, 수사권을 가지는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인지하거나 수사의 단서를 다른 수사기관으로부터 이첩받아 수사를 개시한 이상, 직접 수사를 한 사건에 대하여 실적을 남겨야 한다는 강박감을 가지게 되고, 만일 직접 수사를 하였음에도 범죄혐의가 인정되는 실적을 남기지 못한다면 수사처가 직접 개시한 수사의 정당성은 의심받게 되고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더욱이 수사처가 수사를 한 후 공소를 제기한 고위공직자범죄등 사건에 대하여 법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이 선고된다면 더욱 강한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수사 또는 공소제기 및 유지를 담당한 수사처검사 등은 대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3) 법관이 진행하는 재판의 특성상 패소한 상당수의 당사자들이 해당 법관에 대하여 불만을 가지고 수사처에 각종 투서나 진정 등을 제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우리 사회는 인터넷이나 SNS 등과 같은 소셜미디어 등에서 법관의 판결에 대하여 제기하는 비난과 법관 및 그 가족에 대한 신상털기나 협박 등의 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자료에 의하면 수사처의 수사 및 공소제기 등의 대상이 되는 고위공직자는 약 7,000여 명인데, 그 중 판사 및 검사의 수는 대략 5,000여 명에 이르고, 판사와 검사에 관련된 고소ㆍ고발 사건은 매년 3,000여 건에 이른다고 한다.

아울러 수사처가 수사권 및 공소권을 가지는 고위공직자범죄 중에는 형법상 직권남용(제123조), 직무유기(제122조)와 같은 법관의 재판 업무 자체에 관하여 직접 적용될 수 있는 범죄도 포함되어 있어, 자칫 수사처검사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서 법관의 재판 자체에 대하여 내사를 포함한 수사 등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수사와 법관 등에 대한 공소권을 행사하는 수사처검사가 고위공직자범죄등 사건의 재판과 관련하여 무죄판결을 피하고자 무리하게 권한을 남용하려는 시도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위와 같은 경우를 내사 등 수사의 대상이 되는 법관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에 대하여 수사처의 내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공표되는 것만으로 사법권 및 법관의 독립에 대한 헌법상 보장, 공정성, 그리고 형사재판절차에 관련된 피고인등의 법관의 독립에 대한 신뢰 등은 치명적으로 훼손될 것이고, 추후에 내사된 혐의가 사실이 아님이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일단 훼손된 사법권 및 법관의 독립에 대한 헌법상 보장 및 그에 대한 피고인등의 신뢰는 회복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는 결국 헌법 제103조가 보장한 법관의 독립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재판의 당사자가 가지는 헌법 제27조가 보장한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4) 위와 같은 내사를 포함한 수사권은 언제든 남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할 것인데, 그러한 점에 아래의 사정을 더하여 보면,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사법권 및 법관의 독립에 대한 침해가능성은 위 조항과 공수처법의 일부 조항, 나아가 공수처법의 전체적인 규정 내용에서 비롯된 공수처법의 규범적인 측면에 의한 것이라 할 것이고, 단지 사실상의 우려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가) 수사처는 경찰과 검찰이 그동안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 공정하게 수사하고 공소를 제기하지 못하였다는 점을 전제로 공수처법이라는 개별법률에 근거하여 설치ㆍ운영되는 특정된 범위의 수사권과 공소권을 가진 특별수사기관이다.

경찰이나 검찰은 모든 국민 및 모든 범죄에 대하여 일반적인 수사권 또는 공소권을 가지는 데에 비하여, 수사처는 약 7,000여 명의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만 수사권을 가지고, 법관 등 매우 한정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에 대하여만 공소권을 행사한다. 그 결과 수사처가 수사한 사건을 담당한 법관, 특히 수사처검사가 수사하고 직접 공소제기 및 유지까지 하는 사건을 담당하는 법관은 그 자체만으로 경찰 또는 검찰이 수사하고 검사가 공소제기한 일반사건과는 구별되는 사건이라는 인식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나) 공수처법에 의하면 수사처검사와 수사처수사관, 즉 수사 인력은 최대 65명으로 한정되어 있다(제8조, 제10조 참조). 한편, 공수처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의 대상, 수사처장의 임명을 비롯한 수사처의 구성, 조직법적 성격 등에 있어 특별한 지위를 가진 수사처에 관하여 규율하면서도 ‘누구든지 수사처에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규정(제46조) 외에는 수사의 단서에 대해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수사처는 형사소송법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수사의 단서에 의하여 수사를 개시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수사처는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수사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일반범죄를 수사할 수 없으므로 주로 일반범죄를 통해 얻게 되는 수뢰죄 등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단서를 오히려 확보하기 어려우며, 경찰과 검찰에 비하여 수사역량이나 정보력 등에서 우월하다고 할 수도 없다.


다) 판사 및 검사에 관련된 고소ㆍ고발 사건은 매년 3,000여 건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수사처로서는 법관 등에 대하여는 고소ㆍ고발에 의하여 수사의 단서를 확보하는 경우가 상당한 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라) 이와 같은 수사처의 한정된 수사 인력, 판사와 검사에 대한 고소ㆍ고발이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 따라 수사처장의 이첩요청이 있으면 다른 수사기관으로서는 이에 응할 수밖에 없는 등 수사처가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에서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 우선적으로 수사권과 공소권을 가지는 점, 현행 공수처법의 규정만으로는 수사처의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 보장이 취약한 점, 고위공직자범죄의 정치적ㆍ권력적 성격, 수사처의 지위 및 업무 성격에 내재하는 실적주의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경우에 따라서는 수사처에 의해 선별 수사나 표적 수사가 현실화할 우려가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또한 재판에서 패소한 상당수의 당사자들이 해당 법관에 대하여 수사처에 투서ㆍ진정, 고소ㆍ고발 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고, 재판절차의 진행 등 재판 업무에 관하여 적용될 수 있는 직권남용(형법 제123조) 등도 수사처의 수사대상범죄인 점까지 고려하면, 특히 수사처가 수사하고 직접 공소제기 및 유지까지 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등 사건의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이 위와 같은 부당한 내사 또는 수사의 대상이 될 우려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

따라서 수사처가 수사하고 직접 공소제기 및 유지까지 하는 사건의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이 일반사건과 달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또는 재판 이후 자신과 가족이 수사처의 내사 또는 수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심리적인 압박을 받게 되고, 그로 인하여 독립하여 공정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어렵게 될 수 있다는 피고인등의 의심은 합리적인 것으로 인정된다.


마)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등에 의하여 ‘사법권의 독립’이 중대하게 침해될 수 있는 상황이 예상됨에도, 공수처법은 법관 등에 대한 수사권 및 공소권의 자의적인 행사 또는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


5) 이상과 같은 점을 종합하면,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수사처로 하여금 법관 및 그 가족의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수사하고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명시함으로써, 수사처가 수사하거나 공소를 제기한 고위공직자범죄등 사건에 관한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에게 언제든지 자신과 가족이 수사처의 수사와 공소제기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심리적 위축효과를 초래하고, 그 결과 해당 법관이 독립하여 공정한 재판을 하는 것을 중대하게 저해할 수 있다.


(다) 법관의 독립에 대한 피고인의 신뢰 상실로 인한 재판의 독립 및 공정성 훼손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수사처가 수사를 하거나 공소를 제기한 사건을 담당하는 법관, 특히 수사처가 수사하여 직접 공소를 제기하고, 수사처검사가 공소유지를 하는 고위공직자범죄등 사건을 담당하는 법관이 자신도 수사처의 수사 및 공소권 행사의 대상이라는 이유로 일반범죄에 대한 재판에서와 다른 심리적 압박 또는 압력을 받을 우려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

따라서 법관이 심리적 위축으로 인하여 당해 재판을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수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외관이 형성될 수 있고, 수사처가 수사하고 직접 공소제기 및 유지하는 사건이라는 사실 자체가 담당 법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피고인등의 의심은 합리적인 것으로서 법관의 독립에 대하여 피고인등이 갖는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며, 이로써 해당 재판의 독립 및 공정성은 훼손된다.


(3) 소결

그렇다면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은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하여 헌법상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되고, 수사처의 수사대상인 청구인들의 헌법상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나. 평등권 침해 여부

(1)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의 내용

수사처는 구 공수처법 제2조 제1호 및 제2호에 열거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이라는 인적 기준과, 구 공수처법 제2조 제3호 및 제4호에 열거된 고위공직자범죄등이라는 범죄 유형에 따른 기준의 이중 기준에 의하여 특정된 범위 내에서 수사권을 가지고, 더 나아가 수사, 공소의 제기 및 유지, 재판에 관련된 직무를 수행하는 고위공직자인 대법원장 및 대법관, 검찰총장,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의 경찰공무원 및 그 가족(이하, ‘판사 및 검사 등’이라 한다)이 해당 고위공직자의 재직 중에 범한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는 공소제기 및 그 유지에 관한 권한까지 행사한다.

더욱이 수사처는 고위공직자범죄등이 재직 중에 저질러진 경우에는 해당 고위공직자가 이미 공수처법 시행 전에 퇴직하였더라도 수사권과 일부 공소권을 행사하고, 그와 같이 퇴직한 고위공직자의 가족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수사권과 공소권을 행사한다.


(2) 차별취급의 존재

(가) 수사권과 공소권 행사에서의 차별취급

1)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별검사법’이라 한다)에 따른 특별검사가 수사하고 공소제기하기로 결정된 특정사건(특별검사법 제1조, 제2조, 제7조 제1항 제1호 등 참조)을 제외하고는, 우리 형사사법체계에서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되는 경우 검사가 직접 수사하거나(형사소송법 제196조) 또는 사법경찰관이 수사를 하며(형사소송법 제197조), 수사한 결과 범죄혐의가 인정되면 검사가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고(기소독점주의 및 기소편의주의, 형사소송법 제246조, 제247조), 공소제기 후 공소유지 업무를 담당한다. 즉 대한민국의 사법권이 미치는 범위 내에 있는 모든 사람은 동일하게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수사대상이 되고, 검사의 공소권 행사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은,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되는 사실관계가 같음에도, 구 공수처법 제2조에 열거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에 해당하지 않는 비고위공직자와 달리, 특정한 범위의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검찰청법 등이 아닌 공수처법에 의하여 설치되는 수사처의 수사대상이 되고, 판사 및 검사 등에 대하여는 수사처의 수사대상이 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수사처가 직접 공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공수처법이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수사권과 판사 및 검사 등에 대한 공소권의 주체를 수사처로 규정하여, 비고위공직자와 차별취급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고위공직자 및 고위공직자의 가족이라는 지위, 즉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에 해당한다(헌재 1995. 2. 23. 93헌바43 참조). 나아가 그러한 차별취급은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척결하고,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하여 제정된 공수처법의 입법목적에 의한 것임은 물론 그 입법목적을 구체화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것이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수처법은 수사처장의 일방적인 이첩 요청이 있으면 다른 수사기관은 그에 응할 의무를 부담하고(제24조 제1항),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수사처에 통보하여야 하며(제24조 제2항),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그 수사기관의 장은 사건을 수사처에 이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25조 제2항).

비록 공수처법 제24조 제3항이 ‘수사처가 수사를 개시한 사건에 대하여도 수사처장의 재량에 따라 피의자, 피해자, 사건의 내용과 규모 등을 고려하여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고위공직자범죄등 직무상 비리 또는 부패범죄를 척결하는 것을 직접 입법목적으로 하는 공수처법의 취지, 경찰 및 검찰과는 별도로 설치된 특별수사기관으로 대통령, 국무총리, 법무부장관 등으로부터 조직법적으로 독립된 수사처의 지위, 위 각 규정의 문언 및 취지 등을 종합하면, 수사처는 위 각 규정들로 인하여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는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에서 우선적인 수사권을 가진다고 할 것이다. 특히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다른 수사기관은 의무적으로 수사처에 이첩하여야 한다고 규정할 뿐, 그에 관한 다른 수사절차를 규정하거나 수사처가 이첩받은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다른 수사기관에 다시 이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점, 수사처장은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하여 불기소결정을 하는 때에는 해당 범죄의 수사과정에서 알게 된 관련범죄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공수처법 제27조에 대한 해석상 수사처가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에 대하여는 수사종결권을 가진다고 할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에 대하여는 수사처가 전속적인 수사권을 가진다고 할 것이다.


(나) 판사 및 검사 등에 대한 공소권 행사로 인한 추가적인 차별취급

1) 판사 및 검사 등의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 수사처가 가지는 공소권은 특정사건에 대하여 일회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특별검사제도 외에는 우리 형사사법체계에서는 한 번도 인정되지 않았던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의 중대한 예외에 해당한다.


2) 형사소송법 제246조는 ‘공소는 검사가 제기하여 수행한다’고 규정하여 국가소추주의와 함께 기소독점주의를 채택하고, 한편 같은 법 제 247조 제1항은 ‘검사는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기소편의주의를 아울러 채택하고 있다. 우리 형사소송법이 이와 같이 국가기관으로서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에 의한 기소독점주의를 채택한 것은 공소제기를 개인적 감정이나 집단적 이해관계 또는 여론에 좌우되지 아니하고 전국적으로 통일되게 행사함으로써 획일적이며 공평한 소추를 담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1997. 8. 21. 94헌바2; 헌재 2007. 7. 26. 2005헌마167 등 참조).


3) 공수처법의 입법목적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고위공직자 등의 범죄를 척결하고,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나, 다른 한편 공수처법이 제정된 배경에는 그동안 권력형 부정사건이나 정치적 성격이 강한 부패사건에 대하여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권과 공소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반성적 고려를 전제로 현행 형사소송법상 기소편의주의와 기소독점주의 제도하에서의 검찰 권력을 견제하고자 하는 목적도 포함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공수처법이 우리 형사사법체계에서 수십 년간 유지되어 오던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의 중대한 예외를 인정한 것에 대하여 살펴보면, 공수처법이 판사 및 검사 등을 제외한 고위공직자의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는 수사처가 수사만 하고, 그 수사결과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속 검사에게 송부하도록 규정하면서(제26조 제1항), 판사 및 검사 등에 대하여만 수사처가 직접 공소권까지 행사하도록 규정한 이유는, 검사가 판사 및 검사 등의 직무상 비리 또는 부패범죄에 대하여는 수사에서 뿐만 아니라 공소권도 공정하게 행사하지 못했기 때문에 검사에게는 판사 및 검사 등의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 공정하게 공소권을 행사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4) 이와 같은 공수처법의 입법목적과 입법배경 등에 비추어 보면, 수사처가 출범한 초기에는 수사처에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에 대한 수사권을 부여하고, 판사 및 검사 등의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 공소권을 부여한 취지를 뚜렷하게 부각시키고, 특별수사기관으로서의 수사처의 존재 의의 등을 나타내기 위해서 공수처법 제24조에 따라 수사처장은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이첩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고, 수사대상이 된 고위공직자가 판사 및 검사 등인 경우에는 사실상 우선적ㆍ전속적으로 공소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5) 이상과 같은 이유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이 고위공직자로 재직 중에 동일한 유형의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저질렀음에도 대상 고위공직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소추기관이 달라지게 되어 차별취급이 존재하게 되었고, 이로써 기소독점주의를 통해 담보되도록 한 통일적이고 획일적이며 공평한 소추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야기하게 되었다.


(다) 재판관할에 관한 특례규정(공수처법 제31조)으로 인한 차별취급의 심화

1) 공수처법 제31조는 ‘재판관할’이라는 제목 하에 "수사처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는 고위공직자범죄등 사건의 제1심 재판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관할로 한다. 다만, 범죄지, 증거의 소재지, 피고인의 특별한 사정 등을 고려하여 수사처검사는 형사소송법에 따른 관할 법원에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 본문에 의하여 수사처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면 판사 및 검사 등의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는 범죄지 또는 피고인이 된 고위공직자의 주소, 거소 또는 현재지(형사소송법 제4조에 의한 토지관할)가 아닌 경우에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공수처법 제31조 단서에 의하여 형사소송법이 정한 토지관할이 있는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으나, 위 단서의 문언상 수사처검사에게 재량을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피고인이 된 고위공직자가 공수처법 제31조가 규정한 토지관할에 관하여 이의신청권을 가진다고 볼 수도 없으며, 수사처검사가 위 단서 조항에 따라 범죄지, 증거소재지, 피고인의 특별한 사정 등을 고려하지 않고, 위 조항 본문에 따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소를 제기하더라도 그 효력에 흠결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8조는 ‘법원은 피고인이 관할구역 내에 현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결정으로 피고인의 현재지 관할법원으로 이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위 조항은 법원이 직권 결정으로 이송할 수 있음을 규정한 것으로 피고인이나 검사에게는 이송신청권이 없고, 이송신청이 있더라도 직권발동을 촉구하는 의미에 불과하다고 해석되므로, 수사처검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일단 공소를 제기한 이상,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2) 위와 같은 수사처가 공소를 제기하는 경우 형사사법절차에 관한 일반법인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토지관할 규정을 배제하고 원칙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을 재판관할로 정한 것은,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2호 등이 수사처에 판사 및 검사 등의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공소권을 부여한 효과에 따른 것이라 할 것이고, 그와 같은 특별한 토지관할 규정으로 인하여 공수처법에 의한 판사 및 검사 등에 대한 차별취급은 토지관할에 관하여 형사소송법이 적용되는 경우보다 한층 심화된다(다만, 위와 같이 공수처법 제31조의 효과로 나타나는 차별취급은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 내의 차별취급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에서 함께 살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할 것이고, 이에 대하여는 뒤에서 다시 살펴본다).


(라) 퇴직한 고위공직자에 대한 경과규정의 불비로 인한 차별취급 범위의 확대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에 의하면, 수사처의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의 대상인 고위공직자에는 퇴직한 사람도 포함되는데, 공수처법은 부칙에서 퇴직한 고위공직자에 대한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에 따라 고위공직자로 재직 중에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이 범한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는 해당 고위공직자가 퇴직하였다고 하더라도, 언제 퇴직하였는지 또는 퇴직시로부터 얼마나 경과하였는지에 관계없이, 그리고 그 퇴직시점이 공수처법이 제정 또는 시행되기 전인지 시행 이후인지에도 관계없이 수사처의 수사대상이 될 수 있고, 나아가 그 고위공직자가 판사 및 검사 등이었다면 공소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처럼 공수처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퇴직한 고위공직자도 퇴직 이후 설치된 수사처의 수사권 및 공소권의 대상이 되는 결과, 경우에 따라서는 공소시효기간 15년(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2호)이 도과되기 전

에 범한 고위공직자범죄등이라면, 예컨대 범행시로부터 약 13~14년이 경과하였음에도 수사처의 수사권 등의 대상이 될 수 있다(형법 제129조의 수뢰죄에 대한 가중처벌을 규정한 ‘특정범죄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가 적용되는 경우가 그러하다. 구 공수처법 제2조 제3호 가목 참조).


(마) 소결

이상과 같은 점을 종합하면, 공수처법의 입법목적, 수사처의 수사권과 공소권 행사의 각 범위에 관하여 규정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으로 인하여 고위공직자와 비고위공직자 사이에 차별취급이 발생하고, 판사 및 검사 등과 그 밖의 고위공직자 사이에서도 추가적인 차별취급이 발생하며, 재판관할에 관한 특례규정, 퇴직한 고위공직자에 대한 경과규정의 불비 등으로 인하여 수사처의 판사 및 검사 등에 대한 공소권 행사 등에서의 차별취급은 더욱 심화된다.


(3) 합리적 재량범위에 있는 차별인지 여부

(가)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의 평등은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한다(헌재 2018. 1. 25. 2015헌마1047;헌재 2019. 12. 27. 2017헌가21 등 참조).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차별취급은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에 대한 수사와 공소권 행사가 형사소송법 등에 따른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아니라 수사처에 의하여 이루어지게 된 것으로, 헌법이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는 영역에 관한 것이거나 관련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공수처법은 구 공수처법 제2조 제1호 및 제2호가 규정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이 해당 고위공직자의 재직 중에 범한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수사처의 수사대상으로 하고, 특히 그 중 판사 및 검사 등의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는 공소권까지 수사처에 부여하고 있으므로, 특정범위의 국민에게만 적용되는 처분적 법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헌법은 처분적 법률로서 개인대상법률 또는 개별사건법률의 정의를 하고 있지 않음은 물론 처분적 법률의 입법을 금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처분적 법률 금지의 원칙은 ‘법률은 일반적으로 적용되어야지 어떤 개별사건 내지 개별인에게만 적용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법원칙’으로서 헌법상의 평등원칙에 근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그 기본정신은 입법자에 대하여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률은 일반적 성격을 가져야 한다는 형식을 요구함으로써 평등원칙 위반의 위험성을 입법과정에서 미리 제거하려는 데 있다. 특히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약하는 내용의 처분적 법률은 평등원칙에 위반되므로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 그러한 처분적 법률이 예외적 필요성에 따라 허용되는 경우에도 차별적 규율이 합리적 이유로 정당화될 수 있는 범위 내로 한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처분적 법률 중 개별인에 대한 법률은 개별사건에 대한 법률의 경우보다 더욱 엄격한 심사척도에 의하여 차별적 규율의 합리적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헌재 2008. 1. 10. 2007헌마1468 중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참조).

여기서 차별적 규율이 합리적인지 여부는 그 차별이 인간의 존엄성 존중이라는 헌법원리에 반하지 아니하면서 정당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하고도 적정한 것인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헌재 1997. 8. 21. 94헌바2;헌재 2005. 3. 31. 2003헌마87;헌재 2008. 6. 26. 2007헌마917).


(나)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에 대한 차별취급이 합리적 이유에 근거한 것인지에 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우리 형사사법체계에서 수사권과 공소권이 어떻게 규율되고 있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되기 전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검사 및 검사의 지휘 아래 사법경찰관이 모든 범죄에 대한 일반적 수사권을 가지며, 검사는 모든 범죄에 대하여 사법경찰관의 수사에 대한 지휘권을 가지고 있었다(구 형사소송법 제195조, 제196조 참조). 위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된 형사소송법에 의하더라도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각각 수사권을 가지되(형사소송법 제196조, 제197조), 검사는 일정한 경우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리의 수사과정에서 법령위반, 인권침해 또는 수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 경우 등에는 시정조치요구를 통하여 사법경찰관의 수사를 통제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197조의2, 제197조의3 참조. 이 조항들을 비롯하여 위 개정 제196조, 제197조 등은 2021. 1. 1.부터 시행되었다).

이와 같이 우리 형사사법체계에서 수사권과 공소권은 형사절차에 관한 일반법인 형사소송법에 의하여 통일적이고 엄격하게 규율되어 왔다. 그런데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에 의하여 수사처에 인정되는,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수사권과 판사 및 검사 등에 대한 공소권은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이래 수십 년간 검사와 사법경찰관에게만 부여되어 있던 수사권을 별도의 기관인 수사처 소속의 수사처검사, 수사처수사관에게 확대하는 것이고, 더욱이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에 대한 중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다. 나아가 그러한 수사권자의 확대와 기소독점주의에 대한 예외는 특별검사제도처럼 특정사건에 대한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고위공직자범죄등이라는 상당히 넓은 범위에까지 상시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다) 다음으로, 수사권과 공소권 행사에 있어 차별취급을 정당화할만한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자료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은 형사사법체계에서 핵심적인 수사권과 공소권에 대하여 매우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는데, 그러면서까지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과 같은 특정된 범위의 수사권과 공소권 행사가 정당하려면, 고위공직자 등의 부패범죄가 비고위공직자의 범죄율에 비하여, 그리고 판사 및 검사 등의 부패범죄가 그 밖의 고위공직자의 범죄율에 비하여 현저히 높다거나, 형사소송법 등에 의하여 일반적인 수사권과 공소권을 가진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권한 행사에 의해서는 그러한 범죄를 공정하게 수사하지 못하였고, 또 공소를 제기하지도 못하였다는 점에 관한 실증적인 자료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공수처법의 입법과정에서의 자료들을 살펴보더라도 그에 관한 객관적ㆍ실증적 자료는 분명하게 확인되지 아니한다. 오히려 범죄통계자료에 의하여 인정되는 2019년 공무원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의 소속기관을 보면, 검찰과 법원 소속의 3급 이상 공무원이 범죄를 범한 횟수가 다른 국가기관 소속의 3급 이상 공무원이 범한 경우보다 더 적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입법정책적으로 고위공직자 등의 직무상 비리 또는 부패범죄를 엄정히 수사하고 소추하여 고위공직자 등의 부패를 척결하고, 추가적인 부패범죄를 효율적으로 예방하기 위하여 경찰 또는 검찰과는 다른 별도의 특별수사기관이 정치적 중립성을 가지면서 조직법적으로도 독립되어 수사하고, 공소권을 행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객관적ㆍ실증적 자료 없이, 그리고 한편으로 대통령의 친인척 등과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사람의 비위행위를 감찰하기 위하여 신분이 보장되고, 정치적 중립 의무를 부담하는 특별감찰관을 통한 감찰제도가 마련되어 있고(특별감찰관법 참조), 또한 국회의 의결이나 법무부장관의 판단으로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이해충돌 방지 등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된 특정사건에 대한 수사와 공소제기 등을 위한 특별검사제도(특별검사법 제1조, 제2조, 제3조, 제5조, 제6조 등 참조)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수사처라는 새로운 특별수사기관을 설치ㆍ운영하여 상시적으로 특정한 고위공직자 등을 비고위공직자와 달리 취급하는 것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 내라고 하려면, 막연히 고위공직자 등의 비리 또는 부패가 만연되어 있다거나 또는 그동안 검사 및 사법경찰관이 고위공직자 등의 부패범죄에 대하여 공정하게 수사권 및 공소권을 행사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고위공직자 등의 비리 또는 부패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추상적이고 객관적이지 못한 우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라) 외국의 입법례와 비교하여 본다.

공수처법과 같이 특정한 비리 또는 부패범죄로 수사대상 등을 제한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일정한 범위의 고위공직자라는 인적 기준으로 수사대상을 한정하거나, 고위공직자 중에서도 판사 및 검사 등에 대하여만 공소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는 입법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외국의 입법례를 보면, 부패범죄 또는 그와 유사한 성격의 범죄를 기준으로 대상을 한정한 경우가 아니라, 일정한 범위의 특정된 고위공직자라는 인적 기준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수사기관 또는 특별사정기관을 설치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부패범죄에 대한 특별사정기관으로서 비교적 성공하였다고 평가받은 싱가포르의 부패행위조사국(Corrupt Practices Investigation Bureau, CPIB), 홍콩의 염정공서(廉政公署, Independent Commission Against Corruption) 등도 그 수사대상을 인적 기준이 아니라 공무원의 수뢰 등 부패범죄로 한정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위 기관들은 공소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는 특정된 고위공직자만을 대상으로 수사권과 공소권을 행사하는 특별기관이 평등권의 관점 및 형사소추의 공평성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 다음으로 공수처법이 고위공직자 중에서도 판사 및 검사 등에 대하여 수사권뿐만 아니라 공소권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관하여 살펴본다.

1) 공수처법에 의하면, 수사처는 공수처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하여 수사권을 행사하되 수사가 마무리되면 원칙적으로 관계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하나(제26조 제1항), 다만 고위공직자범죄를 범한 자가 판사 및 검사 등인 경우에는 수사처가 직접 수사할 뿐만 아니라 공소제기와 그 유지도 담당하게 된다(제3조 제1항 제2호, 제20조 제1항). 이에 비하여 판사 및 검사 등을 제외한 그 밖의 고위공직자 등에 대하여는 검사에 의해 공소가 제기되고 유지된다.

그러나 이러한 차별취급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개인적 감정이나 집단적 이해관계 또는 여론에 좌우되지 않고 통일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함으로써 공평한 소추를 담보하도록 하는데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판사 및 검사 등과 다른 고위공직자가 차별적으로 취급되거나, 차별취급이 심화될 수 있다.


2) 위와 같은 점은 공수처법 자체에 의하여 야기되는 헌법적 문제이다.

기소편의주의와 기소독점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이 보장된 수사처가 새로 도입되었으나, 수사처검사도 대통령이 임명하는 수사처장의 지휘ㆍ감독하에 있고(공수처법 제17조 제1항), 수사처검사의 공소권 행사에 관하여도 여전히 기소편의주의가 적용되며, 공수처법에 특별히 기소편의주의에 의한 소추재량의 남용을 실효적으로 통제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수사처에 대하여 공소권을 부여하여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기소독점주의의 중대한 예외를 인정할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검사는 법무부 장관 소속인 검찰청 소속 공무원으로(정부조직법 제32조 제2항, 검찰청법 제1조, 제5조 참조), 대통령이 임명하는 법무부장관이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ㆍ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ㆍ감독하며(검찰청법 제8조), 검찰총장은 검찰청 공무원을 지휘ㆍ감독하고(검찰청법 제12조 제2항), 검사의 임기는 법률에 특별히 정하여져 있지 아니한데 비하여, 수사처검사는 공수처법에 의하여 규율되는 특별수사기관인 수사처 소속으로 임기가 원칙적으로 3년인 점(공수처법 제8조 제3항) 등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그러나 수사처검사의 자격과 임명절차(7년 이상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사람 중에서 수사처 인사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공수처법 제8조 제1항)와 검사의 자격과 임명절차(사법시험 합격 또는 변호사자격이 있는 사람 중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법무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검찰청법 제29조, 제34조, 제35조) 등은 임용요건인 경력에서 일부 차이가 있을 뿐 사실상 동일하며, 수사처검사가 검사에 비해 정치적 중립성, 직무상 독립성과 공정성 등에서 우월하다고 볼 근거는 없다. 비록 공수처법이 수사처의 직무에 관한 독립성(제3조 제2항), 추천위원회 위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제6조 제6항), 수사처 소속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제22조)을 명시한 조항을 두고 있으나, 수사처검사의 직무상 독립성ㆍ공정성 등을 높이기 위한 별도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나) 공수처법은 수사처검사의 공소권 행사에 관하여 특별히 기소법정주의를 채택한 것도 아니고, 무리한 수사나 자의적인 공소권 행사 등을 통제하기 위한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수사처검사의 직무와 권한에 관하여 공수처법 규정에 반하지 않는 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제47조)인바, 이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수사처검사의 공소권 행사에도 형사소송법상 기소편의주의가 적용된다. 다만 공수처법은 ‘고소ㆍ고발인은 수사처검사의 불기소결정에 대하여 재정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제29조), 고소인의 경우는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한 바와 같으나, 고발인의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260조에 의하여 인정되는 재정신청(형법 제123조부터 제126조까지의 죄에 대하여만 인정된다)에 비하여 재정신청 범위를 더 넓게 인정하고 있다.


다) 공수처법은 수사처가 행정부의 어느 곳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고, 대통령ㆍ대통령비서실의 업무보고나 자료제출 요구 등 금지(제3조 제3항), 수사처장 등에 대한 결격사유(제13조) 및 신분보장(제14조), 그 밖에 수사처의 직무상 독립성을 명시한 규정(제3조 제2항)을 두고 있으나, 수사처의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를 적법절차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제한하거나 민주적 정당성을 바탕으로 하여 수사처의 업무를 감시ㆍ통제할 수 있는 제도를 특별히 두고 있지 않으며, 수사처장 등에 대한 탄핵(제14조), 수사처장의 국회 출석ㆍ보고의무(제17조 제2항) 등 사후적인 통제수단만 두고 있어서, 직무에 대한 사전적ㆍ사후적 통제가 가능한 검찰보다 통제 정도가 오히려 약화되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바) 수사처검사에게 공소권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한 부분 중 대법원장 및 대법관, 판사(이하, ‘판사 등’이라 한다)를 검사와 경무관 이상의 경찰공무원과 전적으로 동일하게 취급한 것도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 사회에서 문제된 고위공직자의 비리 및 부패범죄, 특히 검사의 직무상 비위행위가 문제된 사건에서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하고 공소제기 및 유지를 하지 못하였다고 비판이 제기된 경우가 있었다. 특히 고위공직자 중 검사나 경무관 이상의 경찰관은 수사권자이고, 검사는 독점적인 공소권자라는 규범적 측면 및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지적되어 온 검찰의 권력에 대한 눈치 보기, 정치적 편향성과 자의적인 권한 행사, 폐쇄적인 특권의식, 제 식구 감싸기 등에 의한 공정하지 못했던 수사권과 공소권 행사에 대한 반성적인 고려, 그리고 외견상으로도 공소권 행사는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당위성 등으로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그러나 판사 등은 헌법이 보장하는 독립된 지위에서 대립하는 양 당사자 사이의 분쟁 등을 재판을 통하여 해결하는 직무를 수행하므로 그 직무의 성격 자체가 중립적이고, 법관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헌법이 보장하는 것이며 법관들의 책무인 점,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원, 행정각부의 각 장관, 검찰총장, 경무관 이상의 경찰공무원 등은 인적ㆍ재정적ㆍ정치적 관계로 말미암아 수사권을 가진 경찰 또는 수사권과 공소권을 가진 검찰 등과 이해충돌이 발생하거나 그러한 우려가 상시적으로 잠재되어 있으나, 판사 등은 그러한 이해충돌 상황에 있다고 할 수 없는 점, 판사 등이 고위공직자범죄등에 해당하는 직무상 부패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드물었던 점, 판사 등의 부패범죄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인지한 수사권이라는 공권력의 성격상 적극적으로 행사될 수밖에 없고, 수사권과 공소권을 가진 검찰 또는 경찰과 법원은 상호 견제관계에 있어 그 이해관계가 대부분은 대립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점 등 여러 요인에 의하여 그동안 판사 등에 대하여 수사권과 공소권이 공정하게 행사되지 못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판사 등이 고위공직자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수사권과 공소권 행사에 있어서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검사 또는 경무관 이상의 경찰공무원의 직무상 비리 또는 부패범죄에 대한 경우와 같다고 볼 수는 없다.


(사) 다음으로 퇴직한 고위공직자에 대하여 공수처법이 퇴직시점 등에 대한 경과규정을 두지 않아 현재 재직 중인 고위공직자와 전적으로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는 점에 관하여 살펴본다.

1) 퇴직한 고위공직자의 경우, 특히 공수처법이 제정 또는 시행되기 전에 이미 퇴직한 고위공직자는 공수처법이 어떤 내용으로 규정될지를 알 수 없었고, 자신이 고위공직자범죄등으로 수사를 받게 되더라도 형사소송법 등에 의하여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 의한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의 대상이 될 것으로 여겼을 것이다.

비록 퇴직한 고위공직자의 그와 같은 신뢰가 법적으로 보호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통상 새로 제정되는 법률은 장래를 향하여 효력을 가지는 것이 원칙이고, 공수처법에 의한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것이 단지 권한 행사의 주체만 다른 정도가 아니라 공소권자가 달라짐으로 인하여 통일적이고 공평한 소추권 행사가 담보되지 못하거나, 형사소송법에 정해진 것과 다른 재판관할에서 재판을 받게 되는 등의 실질적인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공수처법 시행 전에 퇴직한 경우에도 공수처법이 적용되도록 한 공수처법의 규범적 효력에 대하여는 평등권 침해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2) 공수처법은 퇴직한 고위공직자를 모두 수사대상 등으로 삼고 있어 고위공직자에 대한 차별취급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확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퇴직시점 등에 따른 차등취급의 필요성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3) 공수처법이 퇴직한 고위공직자를 적용대상에 포함하면서 공수처법 시행 전에 퇴직한 고위공직자에 대하여 경과규정을 두지 않는 것은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척결하겠다는 등의 입법목적을 퇴직한 고위공직자에게도 동일하게 관철시키기 위한 입법자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공수처법이 퇴직시기에 관한 경과규정을 두지 않음으로써 공수처법 시행 전에 퇴직한 고위공직자가 공수처법에 의한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것도 공수처법의 입법목적에 의한 차별취급이라 할 것이다.

실제 입법과정에서는 ‘범죄에 연루된 현직 고위공직자가 사직을 통하여 수사처의 수사를 회피하는 행태를 방지할 수 있고, 퇴직 후에도 재직 당시의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하여 고위공직자의 비리행위를 엄단한다는 입법목적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위와 같이 입법과정에서 논의된 바와 같은 ‘현직 고위공직자가 사직을 통하여 수사처의 수사를 회피하는 행태를 방지한다’는 취지는 공수처법이 시행된 후 수사처에 의하여 수사를 받게 된 고위공직자가 그 수사를 회피하기 위하여 사직하는 경우를 상정하였다고 봄이 자연스럽다. 또한, 위와 같은 입법취지는, 공수처법이 시행되고, 수사처가 업무를 시작한 후 고위공직자범죄등 혐의가 수사처에 의해 인지되어 수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거나, 실제로 수사대상이 된 고위공직자가 검사나 사법경찰관에 의한 경우보다 더 엄정하고 독립적으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사처에 의한 수사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예컨대 공수처법이 시행된 후 실제로 수사처의 수사대상이 된 경우 또는 공수처법의 시행 전 또는 시행될 무렵에 퇴직하였으나 여전히 공직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등 권력에 의한 영향력이 수사와 공소권 행사에 장애요소로 작용하는 경우 등으로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그런데 공수처법이 퇴직 고위공직자에 대하여 아무런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결과, 퇴직시점이 언제인지, 퇴직한 때로부터 얼마의 기간이 경과되었는지, 퇴직시점이 공수처법 제정 또는 시행 전인지에 관계없이, 또한 오래 전에 퇴직하여 사직을 통하여 수사처의 수사를 회피하고자 하는 행태가 있을 수도 없고, 그러한 행태와도 전혀 관계가 없음에도 모든 경우에 수사처의 수사 등을 받게 될 수 있다.

공수처법에 의한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척결의 필요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위와 같은 경우까지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 내라고 보기는 어렵다.


4) 퇴직한 고위공무원은 현재 재직 중인 고위공무원과 같다고 보기도 어렵다.

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아니라 수사처라는 특별수사기관을 독립된 조직으로 설치하고 운영하는 것은, 고위공직자가 권력을 직접 행사하는 지위에 있거나, 권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권력의 영향력이 수사 및 공소제기의 장애요소로 작용하여 제대로 수사권과 공소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퇴직한 고위공직자는 권력을 직접 행사하고 있다거나 권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그가 재직 중 범한 고위공직자범죄등도 퇴직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권력적 또는 정치적 성격도 약해진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현재 재직 중인 고위공직자와 동일하다고 할 수는 없다.


나) 설령 일부 고위공직자 중에는 퇴직 후 여전히 공직사회에 영향력을 가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고위공직자로 재직하던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퇴직시점이 오래되었을수록 권력과 멀어지게 됨에 따라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수사권 행사 및 검사의 공소권 행사에 있어 권력적 영향력이 장애요소로 작용하는 정도는 약해질 것이고, 수사 등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도 약해진다고 할 것이다.


다) 따라서 공수처법이 모든 퇴직한 고위공직자를 현재 재직 중인 자와 동일하게 취급하여 일률적으로 수사권과 공소권의 대상으로 규정한 것은, 퇴직시기, 퇴직 후 경과한 기간, 퇴직한 고위공직자와 공직사회의 관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고위공직자로 재직하였다는 과거의 사실에만 근거하여 퇴직 후에도 상당한 기간 동안 재직 중인 고위공직자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으로, 차별취급의 기간이 지나치게 길고, 형식적인 논리로 차별취급을 확대하는 것이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아)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2호가 규정한 공소권을 전제로 재판관할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한 공수처법 제31조에 의한 차별취급도 합리적인 이유에 근거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1) 공수처법 제31조 본문에 의하여 수사처검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소를 제기하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이 된 고위공직자는 재직 중이든 퇴직한 고위공직자이든 위 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 토지관할은 사건의 능률적인 처리라는 측면에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피고인의 출석ㆍ방어활동의 공간적 편의라는 측면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각 관련된 피고인의 이익을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관할은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특정법원의 업무분담을 결정하는 기준이지만, 동시에 피고인의 입장에서 보면 법원이 선고할 수 있는 형량의 경중을 예견할 수 있는 기준(사물관할의 경우)임과 동시에, 관할에 따른 법원에의 접근가능성 등의 사유로 피고인의 현실적인 방어권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토지관할의 경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할은 헌법상 보장된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구체화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형사소송법이 피고인의 신청이 없으면 토지관할에 관한 관할위반의 판결선고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형사소송법 제320조 제1항 참조)까지 고려하여 보면, 형사소송법 제4조 등이 규정한 토지관할에는 피고인의 이익보호를 위한 취지가 상당한 정도로 반영되어 있다.

토지관할에 관한 형사소송법 규정이 갖는 위와 같은 성격에도 불구하고 공수처법은 피고인의 출석ㆍ방어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토지관할에 관한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수사처 또는 수사처검사의 편의만 고려하여 원칙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을 재판관할로 규정하고 있고, 나아가 수사처검사의 재량에 따라 토지관할을 선택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공수처법 제31조가 피고인의 토지관할에 관한 이익을 실질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있는 점, 공소제기로 형사재판이 개시되면, 수사처검사와 피고인인 고위공직자는 대등한 위치의 당사자일 뿐이라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형사재판절차의 개시라는 효력을 가져오는 공소제기에 관하여 수사처 또는 수사처검사의 편익만 고려한 위 조항 역시 합리적인 이유에 근거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나아가 위와 같은 재판관할규정은 퇴직한 고위공직자에 대하여는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퇴직한 고위공직자는 퇴직시기가 오래되었을수록 재직 중 범한 고위공직자범죄라도 권력적 속성 내지 정치적 성격이 희석된다고 할 것임에도 범죄지, 퇴직한 고위공직자가 현재 거주 중인 주소, 거소, 현재지 등을 고려하지 않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것은 퇴직한 고위공직자의 연령 및 현재 주소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서는 퇴직한 고위공직자의 재판에 대한 출석과 방어권 보장에 미치는 불이익이 더욱 커질 수 있다.


4) 한편 특별검사법 제18조도 특별검사의 담당사건에 관한 제1심 재판의 관할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 전속관할로 규정하고 있다. 특별검사제도는 특정된 수사대상을 제한된 시간 내에 수사하고 공소제기하기 위하여 통상의 검찰기능을 그대로 두되 예외적이고 한정된 사안에 대하여만 수사권과 공소권을 행사하는 예외적ㆍ보충적 제도이고, 특별검사법이 직접 담당사건을 특정의 단일사건으로 분명하게 확정하고 있으며(제2조 제1항), 재판도 다른 재판에 우선하여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제11조 제1항)과 아울러 예외적으로 위와 같은 재판관할에 관한 특별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수사처는 상시적으로 설치ㆍ운영되며 상당한 범위의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수사권과 판사 및 검사 등에 대한 공소권을 가지는 등 일정한 범위의 수사권과 공소권을 검찰로부터 사실상 분리ㆍ이관시키는 제도이므로 특별검사의 공소제기에 관한 토지관할과 수사처검사의 공소제기에 관한 토지관할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4) 소결

(가) 검찰이나 경찰 또는 수사처 중 어느 기관에서 수사를 받고, 어느 기관이 공소를 제기하고 유지하는지에 따라 동일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다르게 처우되는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에 대한 차별취급이 단지 수사의 주체 또는 공소제기의 주체만 달리하는 정도라거나 수사처의 운영과정에 따른 사실상의 문제라고 단정할 수 없다.


(나) 오히려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을 전제로 한 수사처의 우선적 수사권과 판사 및 검사 등에 대한 공소권 행사로 인한 차별취급이 존재하게 되고, 수사처가 공소제기하는 경우에 고위공직자인 피고인의 방어권 등을 고려하지 않은 재판관할에 관한 규정과 퇴직한 고위공직자에 대하여 퇴직시기 등을 제한하지 않고 공소시효기간이 도과되는 경우 외에는 일률적으로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는 부분 등의 규범적인 측면에 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그러한 차별취급이 심화될 뿐만 아니라 차별취급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된다.

여기에 수사처의 특별한 지위, 수사의 대상이 되면서 겪게 되는 심대한 기본권 제한의 정도, 수사권이라는 공권력의 적극적 성격, 수사처 구성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 차단을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의 미비 등의 사정까지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차별취급의 존재와 확대된 차별취급의 범위 등은 수사처의 운영에 의한 사실상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차별취급을 받는 재직 중의 고위공직자 및 이미 퇴직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에게 실제적인 불이익을 가할 정도의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차별취급은 고위공직자의 부패범죄 척결 등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하고도 적정하다고 보기 어려워 합리적 이유에 근거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결국 위 각 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10.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의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우리는 법정의견과 견해를 같이 하면서, 설령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 대한 심판청구가 적법하더라도 위 조항은 권력분립원칙과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점과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하지 아니한다는 점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보충의견을 밝힌다.


가.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과 권력분립원칙, 적법절차원칙

(1)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수사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수사에 대하여 처장이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추어 수사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수사처장의 이첩요청권한을 정하고 있다.

법정의견에서 이미 살핀 바와 같이 법률에 설치근거를 둔 행정기관들 사이에 직무범위를 어떻게 나누고 권한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를 헌법상 권력분립원칙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수사처장의 이첩요청권한으로 말미암아 수사처와 기존의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가 문제된다 하더라도 이는 입법정책의 문제에 불과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더라도, 범죄 일반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청ㆍ검찰청과는 별도로 고위공직자등의 일정 범위의 범죄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처가 병렬적으로 설치된 이상, 통일된 기준에 따라 형사사법권을 행사하고 중복수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들 수사기관 사이에 수사 사무의 조정ㆍ배분이 요구된다. 만약 이들 수사기관 사이에 수사 사무의 조정ㆍ배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동일인의 동일 범죄에 대해 중복 수사가 진행될 경우 피의자로서는 이중의 수사절차로 인해 불필요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며, 중복된 수사의 결과가 서로 배치될 경우에는 피의자의 법적 지위가 불안정해지고 수사기준도 충돌하게 되어 불필요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입법자는 독립된 위치에서 고위공직자등의 범죄를 수사할 수 있도록 수사처를 설치한 취지를 고려하여 수사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수사에 대하여 수사처장의 이첩요청권한을 인정함으로써 수사처의 수사대상에 해당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처가 우선적인 수사 관할권을 가지도록 규정한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수사 사무의 배분에 관한 입법형성의 재량을 일탈하거나 권력분립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2)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는지에 관하여 본다.

(가) 수사처와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에서 수사처장이 다른 수사기관에 대하여 사건의 이첩을 요청할 수 있는 사유와 그 요청에 따른 효과에 관한 사항은 입법자가 재량으로 결정할 사항으로, 이에 관한 입법자의 판단은 명백히 자의적이거나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는 한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수사처장이 사건의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다른 수사기관은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수사가 수사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고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추어 수사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로 그 사유를 한정하고 있다. 수사처와 다른 수사기관이 동일한 사건을 중복으로 수사할 경우 행정력이 불필요하게 사용되는 것을 피할 수 없고 수사대상자에 대한 기본권 침해도 우려되므로 중복수사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절차를 명확히 하여야 하고, 이른바 부실ㆍ축소 수사 또는 표적수사와 같이 다른 수사기관의 사건처리에 공정성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제도적 견제장치의 하나로서 수사처가 수사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수사기관의 수사가 상당 부분 이루어져 수사처로 사건을 이첩할 경우 오히려 사건의 처리가 지연되거나 수사대상자의 기본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사건의 이첩을 제한할 필요가 있으므로, 수사의 진행 정도 또한 이첩요청 사유 중 하나로 규정하여 다른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종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첩요청 사유가 명백히 자의적이거나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고 구체적인 사건에서 이첩요청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법률해석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므로,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이 입법재량을 현저히 일탈하여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여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나) 수사처의 이첩요청에 따라 수사처의 수사대상이 된 사람을 기준으로 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를 보면, 이첩으로 인해 수사처의 수사대상이 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시간과 비용상의 불이익은 법률상 불이익이 아닌 사실상의 불이익에 불과하다. 공수처법 제8조 제4항 및 제21조 제2항에 의하면 수사처검사와 수사처수사관은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검사 및 사법경찰관과 동일한 직무권한을 행사하므로, 피의자 등이 검사ㆍ사법경찰관이 아닌 수사처검사ㆍ수사처수사관에 의해 수사를 받는다고 하여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수사의 밀행성과 신속성을 고려할 때, 수사처의 구체적인 수사대상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피의자 등에게 의견진술의 기회가 반드시 부여되어야 하는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서 피의자 등에 대한 통지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지 않는 이상, 공수처법 제45조에 따라 공수처법에 규정된 사항 외에 수사처의 조직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수사처규칙으로 정할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수사처규칙으로 이첩에 관한 구체적인 절차를 규정할 수도 있다.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이 사건을 수사처로 이첩할 때 수사대상자에게 통지를 하고 그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을 들어 적법절차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과 사법권의 독립

(1) 권력분립과 법치주의의 요소를 이루는 사법권의 독립은, 법관은 오직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할 뿐 어떠한 외부적인 압력이나 간섭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재판상 독립’(헌법 제103조)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의적인 파면이나 불이익한 처분으로부터 법관의 신분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신분상 독립’(헌법 제106조)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법권의 독립은 국민의 재판청구권의 실현을 위한 전제조건이 된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으므로, 법관이 재판에 관한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다른 국가기관이나 여러 사회세력으로부터 부당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법관의 재판상 독립과 신분상 독립은 보장되어야 한다.


(2) 구 공수처법 제2조 제1호 파목은 판사를 고위공직자에 포함시키고 있고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는 판사에 대한 수사와 공소제기 및 그 유지를 수사처의 직무에 포함시키고 있으므로, 이에 따라 구 공수처법 제2조 제5호의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한 판사에 대한 수사처의 수사와 공소제기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법정의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수사처의 수사권 및 공소권 대상에 판사가 포함된다는 것이 수사처가 판사의 재판에 관한 직무수행에 관여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두고 헌법 제103조의 ‘재판상 독립’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판사에게 면책특권 또는 불소추특권이 부여되어 있지 않는 이상 판사도 범죄를 저지르면 일반 국민과 마찬가지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고 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수사기관의 수사 및 공소제기의 대상이 되는 것은 법 앞의 평등과 법치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헌법에서 당연한 결론이므로, 이를 두고 헌법 제106조의 ‘신분상 독립’이 침해된다고 볼 수도 없다.

판사가 구 공수처법 제2조 제5호의 고위공직자범죄등에 해당하지 않는 범죄를 저지를 경우에는 일반 수사기관인 경찰ㆍ검찰의 수사 및 기소의 대상이 되는데 이를 두고 사법권 독립이 침해된다고 말할 수는 없고, 앞서 본 것과 같이 수사처검사와 수사처수사관은 검사 및 사법경찰관과 동일한 직무권한을 행사할 뿐이다.

결국 구 공수처법 제2조와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한 판사에 대한 수사권 및 공소권이 수사처에 부여되더라도, 이는 판사에 대한 수사 및 공소제기의 주체가 수사처로 변경된 것일 뿐 피의자로서 판사가 받게 될 실질적인 불이익의 차이는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그로 인해 사법권의 독립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3) 사법권 독립 침해에 관한 반대의견은 향후 수사처의 수사실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사권 및 공소권 남용의 문제들로 인하여 사법권의 독립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해된다.

그러나 그러한 우려는 기존 수사기관의 수사실무에서도 발생할 수 있고 수사의 주체가 수사처로 바뀌었다고 하여 새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법정의견에서 상세히 본 바와 같이 수사처의 권한 행사에 대한 내부적ㆍ외부적 통제장치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으므로, 그러한 우려는 공수처법의 규정에서 비롯된 규범적인 것이 아닌 사실상의 우려에 불과한 것으로 볼 것이다.


(4) 이상의 이유로 구 공수처법 제2조와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은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별지]

청구인 명단

(2020헌마264)

강○○ 외 107인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대한중앙담당변호사 조기현, 신예원

(2020헌마681)

유○○

대리인 법무법인 현대담당변호사 김태훈법무법인 대호담당변호사 석동현, 김모둠